[학생칼럼] 내던져지지 않기 위해
[학생칼럼] 내던져지지 않기 위해
  • 여현경(문헌정보 4)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5.04.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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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록의 계절이 왔다. 겨우내 움츠리고 양분을 쌓던 만 가지의 꽃과 풀들이 어느덧 지면을 색색의 향기로 물들이고 있다. 새해의 다짐도, 신학기의 설렘도 훌쩍 지나버렸을 꽃의 향연에서 풍성한 햇살은 따사로이 캠퍼스를 아름다운 봄으로 바꿨지만, 늘 그렇듯 다양한 현실의 무게는 스산하게 대학가에 퍼져있다.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짊어지는 취업이라는 무게는 나날이 무거워져 청춘들을 짓누르고 있다. ‘학문’에 대한 치열한 탐구와 논쟁이 가득해야할 학문의 상아탑은 이리저리 치이고 치여 그 뜻을 놓친 지 오래이다. 아니, 어쩌면 대한민국에 대학이라는 명제가 도입된 이후로 우리는 단 한 번도 ‘학문의 상아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비탄한 생각마저 든다.


  우리 20대들은 어쩌면 내던져졌을지도 모른다. 입시라는 치열한 경쟁 후에, 대학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또 다른 전쟁터로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 내던져질 생각인가? 어려운 세상 속에서 결국 딛고 일어나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얼토당토 않는 현실은 끊임없이 우리를 흔들지만, 결국 중심을 잡아야 하는 것 또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이다.

  대학생활 중에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봤다. 그중 필자가 보고 스스로를 반성하며 안타까워했던 사람들이 있다. ‘남들도 다 이만큼 하니까’, ‘이거라도 해야지’, ‘이 직업이 좋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원하니까’, ‘그냥’, ‘다른 것은 하고 싶지 않아서.’ 이런 식으로 떠밀려간 사람들이다. 대학교 1학년을 돌이켜보자, ‘이 전공을 왜 선택했니?’에 대해 자기소개서식 대답이 아닌 분명하고 명확하게 자기 생각을 말한 친구가 몇이나 됐는지 말이다. 대학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대학에 대한 집착을 버렸으면 좋겠다. 공부보다는 다른 것이 좋다 하면, 그것을 했으면 좋겠다. 놀고 싶다면 정말 누가 봐도 멋있고 부럽게 노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무엇을 언제 하던지 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끌려가지 않는 것이다. 치열한 뜻 없이 내던져진 오늘이 힘겹다는 것을 우리는 그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는가?

  우리대학에 유명한 슬로건이 하나 있다. 바로 우리대학 설립자 차미리사 선생이 한 말이다. “살되, 내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 나를 알고, 고민하고, 내 스스로 하는 것. 생각할 수 있고,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것. 파도에 무수히 흔들려도 늘 그 곳에 잠기지 아니하는 부표처럼 거친 세상의 파도에 설령 쓸려가더라도 내 스스로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우리의 다음은 어쩌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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