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잘하는 1인 제작
혼자서도 잘하는 1인 제작
  • 류지형 기자
  • 승인 2015.05.04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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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제작 열풍, 안정된 제작 시장 구축 필요해

  얼마 전 모션그래픽 디자인 기업 알프레드 이미지웍스가 공개한 단편 애니메이션 <자니 익스프레스>는 독창적인 소재와 높은 퀄리티로 큰 주목을 받았다. 놀라운 점은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사람이 바로 한 명이라는 것이다. <자니 익스프레스>를 만든 우경민 감독은 시나리오부터 연출, CG작업 등의 제작 과정을 혼자 도맡아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한 사람이 매체나 상품 등을 만들어내는 1인 제작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1인 제작은 국내에서 얼마나 활성화돼 있을까?


우주 택배기사 '자니'가 외계행성에 배달을 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 애니메이션 <자니 익스프레스>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비메오'에서 이달의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한 지난해 11월 4일 열린 '제9회 파리한국영화제'에서 최우수 시나리오상을 받았다.                                                                           출처 / <자니 익스프레소> 캡처

  나만의 제작물을 만들다
  1인 제작이란 1인 제작자가 주도적으로 제작물을 만들어내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여러 사람이 분업을 통해 매체나 상품 등을 만들어내는 기존의 제작 방식과 달리 1인 제작자는 기획하는 과정에서부터 제작과 편집, 마케팅, 유통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 한 사람이 작가이자 감독, 연출자,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1인 제작자는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한다. 

  1인 제작은 제작자가 주도해 제작물을 만들기 때문에 형식과 내용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제작물을 만들 수 있다. 또한 한 사람이 제작하기 때문에 인력을 고용하는 비용이 절약되고 의견 조율 과정이 유연하기 때문에 시간이 절약된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1인 제작자
  현재 1인 제작자들은 방송과 게임,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인 제작 방송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유튜브에서는 게임 방송으로 유명한 BJ 양띵을 비롯해 BJ 대도서관, BJ 악어 등 1인 방송 제작자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뷰티, 쿡방 등 기존 방송에는 없었던 콘텐츠를 개발해 자신만의 채널을 운영하면서 고정적인 구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홍대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의 기록을 담은 1인 제작 다큐멘터리 <바람의 자유>는 ‘제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상영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기간 동안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 분야에서 1인 제작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수창 1인 제작자는 ‘오토메틱 콜 레코더’라는 통화 녹음 어플을 개발해 2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실제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라하’와 ‘워터 워’, ‘용사는 진행중’ 등의 어플 모두 1인 제작자가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이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모바일 게임 회사 컴투스, 게임빌과 협업해 1인 모바일 게임 제작자들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시스템의 보편화가 1인 제작 시장 열어
  그렇다면 1인 제작이 가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1인 제작을 위한 장비와 시스템이 보편화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전문적인 영상·음향 기기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인들도 전문적인 제작물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의 SNS가 활성화돼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1인 제작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니 익스프레스>를 제작한 우경민 감독은 “마케팅 비용이 없어도 해당 사이트를 통해 콘텐츠 홍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1인 제작은 제작물에 기획의도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고 의견 조율 과정이 유연한 편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1인 제작 시장의 성장에 도움이 됐다.

  1인 제작 열풍에 기업도 가세해
  1인 제작이 인기를 끌면서 1인 제작자들을 붙잡기 위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1인 제작자들을 지원하고 수익을 나누는 ‘멀티 채널 네트워크(이하 MCN) 사업’이 크게 발달하고 있다. 1인 제작자들에게 각종 장비와 교육 등을 지원하고 저작권 관리와 외부 협업 등을 해주는 대신 1인 제작자가 얻은 수익을 나누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기존의 미디어 산업이 쇠퇴하고 1인 미디어 제작자의 힘이 커지면서 메이커 스튜디오와 어썸니스 TV 등 MCN 기업이 생겨났으며 대표적인 MCN 기업인 메이커 스튜디오의 경우 디즈니에게 약 1조 원에 인수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MCN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MCN 기업 선도주자인 CJ E&M은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1인 제작자를 모집하기 위해 ‘크리에이터 그룹’을 만들었다. 이에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300명의 1인 제작자들과 계약을 맺었으며 이들이 제작물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연출할 수 있도록 홍대에 ‘크리에이터 그룹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제작 시장 한계 극복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돼야
  그러나 1인 제작 시장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1인 제작자들은 기존의 제작 업체에 비해 효과적인 유통구조를 확보하기 어렵다. 또한 금전적인 한계가 있어 제작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모바일 게임 ‘아라하’를 만든 조영인 1인 제작자는 지난달 16일 열린 ‘유나이트 서울 2015’강연에서 “공포 게임은 사운드가 제일 중요한데 금전적인 부분에 한계가 있어 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1인 제작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1인 제작자들을 위한 유통구조의 체계화가 필요하며 다양한 1인 제작물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1인 제작자들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CJ E&M MCN 사업팀 관계자는 “1인 제작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1인 제작자 또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야 하며 앞으로 다가올 다매체 시대에서 1인 제작 시스템의 장점을 적용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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