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많은 일이 있는 달이다. 축제, 많은 공휴일, 더불어 많은 과제, MT, 답사 등 대학 안에서 오늘도 우리는 정신없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예비 졸업생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대학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는 그들에게 5월에 있는 졸업사진 촬영은 늘 그렇듯 설렘과 아쉬움의 표상일 것이다. 그러나 졸업사진 촬영은 또한 변화하는 대학문화와 청년들의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한 학과에서 졸업사진을 찍는 인원수는 10명에서 20명 남짓이다. 학과별 입학 시 인원수를 고려할 때 한 학과에서 보통 3분의 1 정도의 학생들이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구조와 휴학과 유예가 빈번한 대학의 울타리에서 함께 동고동락했던 동기들, 교수님들과 사진을 남기는 일이 어느덧 매우 어려운 일이 돼버리고 말았다. 또한 그동안 이어져 온 대학 졸업앨범의 형식이 가진 불합리성으로 선뜻 졸업앨범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앞선 이유로 각 학과별로 많지 않은 인원들이 참여하게 되고, 졸업앨범을 막상 구입하게 되면 본인의 친구들, 학과가 나오는 페이지는 길어야 3-4페이지 정도뿐이다. 옆 반 친구들도 한 번쯤 모두 같은 반이었던 초중고 시절과 비교했을 때, 대학 졸업앨범에 담긴 타과생들은 너무도 낯설고 나에게 큰 의미를 차지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즉, 3-4페이지 때문에 6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초중고 시절의 졸업앨범보다 두 배 이상의 두께를 자랑하는 앨범을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입학식에 대한 문화와 형식은 끊임없이 바뀌어도 졸업에 관련된 문화와 형식은 몇 십 년째 부동의 형태를 고수하고 있음을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느낄 수 있다.
바둑을 두는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바둑은 끝내기를 잘해야 한다.” 처음부터 바둑돌을 잘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끝내기를 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입학만큼이나 졸업도 중요한 과정이고 앞으로 대학가는 더 많은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졸업에 관한 각종 행사와 문화들을 다시 되짚어 보고 끊임없이 변화를 강구하는 것 또한 학내 구성원들이 깊게 고민 해봐야 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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