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동 점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행정동 점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04.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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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동결을 위한 최후의 수단

정다혜 (국문.2)

우리 학교를 비롯한 고려대, 한양대, 연세대 등 서울의 6개 대학이 부당한 등록금 인상 반대를 이야기하며 행정동 점거를 하고 있다. 3월이면 어김없이 불거지는 등록금 투쟁과 이에 따른 행정동 점거가 과연 학교본부나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반지성적인 행동인 것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행정동 점거를 하는 학생들은 과연 점거를 하고 싶어서 한 것일까? 자기 생활공간을 버리고서 며칠씩 집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맨바닥에 스티로폼만을 깔고 밤을 새우면서 행정동 점거를 진행하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라! 과연 그러한 생활을 원하고, 즐기는가를… 돈을 주고 하라고 해도 어려운 생활이 바로 행정동 점거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행정동 점거를 진행하는 것일까? 바로 덕성인이라면 모두다 분노하고 있는 등록금 인상을 철회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왜 행정동 점거라는 방식이어야만 했을까?
학생측이 계속적으로 학교와의 협상을 희망 했었다는 것은 모든 덕성인들이 아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협상을 원했던 학생들의 절박함을 외면했던 것은 바로 학교측이었다. 10%인상을 던져놓고는 묵묵부답으로 시간끌기만을 했던 학교측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내려면 '자유게시판에 글 올리기', '항의 대자보 쓰기'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러하기에 학생들이 선택한 것은 바로 본관 점거라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결국 행정동 점거는 학생들의 요구를 '강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가 끝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의사표현의 방법인 것이다.
가장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행정동 점거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학교의 모습이다. 얼마전 인문대 학장실의 닫혀진 문 밖에서 총장님과의 대화를 요구하며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학생 대표자들을 보았다. 등록금 문제 뿐 만이 아니라 모든 문제에 대해 대화의 통로를 닫아버리려고 하는 학교의 모습들이 결국 매년 학생들이 행정동 점거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학생들을 존중하는 속에서 학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교측의 모습이다.
학교는 등록금 문제에 관해서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진정성을 가지고 학생들과의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밟았을 때만이 행정동 점거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근본적 해결책 될 수 없어

기여운(회계.2)


지난 3월31일 덕성여자대학교에서는 등록금 동결을 위한 총궐기가 이루어졌다. 이번 총궐기에 참여한 학생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풍선을 드는 등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학교내의 동아리가 준비한 율동과 노래를 듣는 등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갈 수 있었던 이번 행사에서 흥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축제분위기를 방불케한 이번 행사에서는 중반부에 들어서 학생들이 직접 등록금인상에 대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발언대가 추진되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이 자리를 통해 등록금 인상의 부당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행사 막바지에 이르자 총학생회장과 부회장의 삭발식이 거행되는 약간의 충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자신들의 대표라 할 수 있는 학생회장의 삭발식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분노와 안타까움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삭발식이 있은 후 총궐기에 참여하였던 모든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는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총장실 점거에 대한 타당성의 유무이다. 학생들이 등록금 문제 때문에 총장실을 점거한 것은 그 동안 학교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신중히 생각하지 않은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측과 학생측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이 시점에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심경을 알겠으나 너무 극단적인 처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총궐기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총장실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총장실을 점거한다고 해서 무엇이 변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학교측은 학생들의 등록금 동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이 전부이다. 그들에게 있어 또한 학생들에게 있어 그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매년 대학가에 대두되고있는 등록금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들의 머리카락까지 아끼지 않고 의견을 표명하는 그들의 굳은 의지와 노고에는 박수를 보내고싶다. 하지만 한가지 유념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올곧고 단단한 나뭇가지는 바람에 꺾여 부러질 수 있지만 부드러운 가지는 오히려 바람에는 더 강하게 맞설 수 있다는 것이다. 강함이라는 것은  어느 상황에서든 정석이 될 수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강하다는 것은 반대로 휘어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학생회측은 이 점을 명심하여 좀더 우회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여 학교측의 거센 바람에 맞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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