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걸음 도약이 되기를
[사설] 한걸음 도약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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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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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까지 입학정원 16만 명을 감축하는 대학 구조개혁법이 4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결국 1주기(2012-2014) 대학평가 등급에 따라 2017년 신입생 정원을 강제적으로 감축하고자 한 계획은 무산됐고 따라서 대학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완전히 마음 놓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평가 결과 D등급 이하일 경우에는 중장기 발전계획과 학과 구조개혁의 연계성이 포함된 2단계 정성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주도하는 대학 구조개혁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환경의 변화를 외면할 수 없는 우리대학도 학과 구조개혁이라는 커다란 문제에 당면해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새 학기, 학과 구조개혁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면서 대학과 교수, 학생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 2단계 평가 시작 전인 5월 말까지 이사회 심의를 거쳐 학과 구조개혁을 완료해야 한다는 일정의 촉박함은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오랜 기간 유지해 온 학과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을 장기발전계획과 각 학과의 구체적 실천계획 없이 단시간에 이뤄내는 일은 모두에게 고통스런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은 위로부터의 ‘톱다운’ 방식이 아닌 구성원들로부터의 ‘바텀업’ 형식의 자율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기조를 표명하고 이를 위해 노력은 했으나 교수와 학생들의 체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하다. 대학이 제시한 학과 구조개혁에 따른 정원 감축 원칙 및 비율과 이사회의 ‘정원이 20명인 소수학과는 통합 및 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의지 표명이 그러하다. 시간의 촉박함을 인정한다 해도 대학이 대학 구조개혁 추진의 당위성으로 제시한 ‘사회적 수요에 맞는 전공 경쟁력 제고 및 새로운 융합학과를 구성한다’는 취지를 제대로 살린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문의 다양성과 특성화가 실종되고 외부 경쟁력 제고에 대한 대책이 없는 학과 구조개혁이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지 되돌아 볼 일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쩌면 이제부터 더 험난한 논의 과정이 필요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이사회는 대학의 장기적 지원계획을, 대학은 구체적 발전계획을, 교수들은 충실한 교과과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우리대학은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와 총장 불신임으로 인한 사퇴, 총장 직무대리 임시 체제 등 우여곡절 끝에 현 이원복 총장 체제를 맞이했다. 하지만 총장 임기가 3개월이 지난 지금도 휴마트 교육, 이중 졸업제, 남녀공학으로의 전환, 종로캠퍼스 활성화 등의 총장 공약이 외부 인터뷰를 통해 반복적으로 들려올 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총장은 대학 발전방안에 대해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소통의 리더십으로 구성원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합해 나가야 한다. 특히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학내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의미를 지닐 수 있도록 이사회를 설득해 재정적 지원을 이끌어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의 학과 구조개혁이 외부의 압박으로 인해 떠밀린 벼랑 끝 선택이었다 할지라도, 그 선택이 낭떠러지로의 추락이 아니라 발전을 향한 한걸음 도약이 될 수 있도록 충실하게 내용을 보완해가는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더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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