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나
강의평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나
  • 박소영 수습기자, 이원영 기자, 최한나 기자
  • 승인 2015.06.0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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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올바른 평가를, 교수는 확실한 반영을

  어느덧 1학기가 끝을 보이면서 강의평가 기간이 다가왔다. 이번 강의평가 기간은 기말고사 일주일 전인 6월 8일부터 14일까지이다. 현재 우리대학은 학생들의 강의평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강의평가를 완료한 과목에 한해서만 학기 성적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 강의평가는 매학기 약 95%의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강의평가를 형식적 절차로
  여기는 학우 많아
  강의평가가 높은 참여율을 보이긴 하나 학우들은 단지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강의평가를 참여하는 면도 있다. 사회대의 한 학우는 “강의평가 기간이 시험기간이라 바빠 솔직히 귀찮은 마음이 더 크다”며 “강의평가가 성적을 확인하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돼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의 강의평가는 한 학기 동안 수강한 강의의 내용과 담당 교수의 성실성을 묻는 항목들로 구성돼 있다. 학우들은 이를 ‘매우 그렇다’에서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5단계로 나눠 평가한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켰다’ 등과 같은 모호한 질문과 교수의 강의를 단순히 5단계로 평가하게 하는 객관식 문항이 명확한 판단을 어렵게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평가 항목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보통’으로 평가하고 넘어가는 학우들도 많다. 또한 교수마다 본인만의 강의 방식이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민다는 의견도 있다. 한 학우는 “강의마다 질문 내용이 다 비슷해서 똑같은 설문지를 7개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이러한 객관식 문항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주관식 항목을 둬 학생들의 의견을 추가적으로 받고 있다. 학우들은 주관식 항목에 강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작성해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강의에 대한 의견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주관식 항목은 필수 작성 항목이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의 학우들이 이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또한 일부 학우들은 교수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으로 강의에 대한 평가를 넘어 인신 공격이나 욕설을 주관식 항목에 적어내기도 한다. 결국 강의평가가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를 온전히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강의평가 결과
  교수들의 교육실적 평가에 반영돼
  강의평가의 결과는 주로 교수들의 교육실적을 평가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교무과 조연정 담당자(이하 조 담당자)는 “교수들의 승진, 재임용 평가에는 교수들의 교육실적이 평가되는데 그때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가 반영된다”고 말했다. 현재 인사위원회는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와 그에 대한 교수의 소명자료를 근거로 해 교수들의 교육실적을 A, B, C, D, E 총 5단계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시간강사의 경우에는 강의평가 결과에 따라 재위촉 여부가 결정돼 일정 기준을 미치지 못하는 시간강사는 재위촉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많은 학우들
  익명성 보장에 불안감 느껴
  강의평가 결과는 교수의 교육실적을 평가하는데 반영될 뿐만 아니라 교수에게도 전달돼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데 사용하게 하고 있다. 이에 자신이 한 평가가 교수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궁금해 하는 학우들이 많다. 조 담당자는 “교수들은 학기말 성적을 모두 입력한 후 강의평가 결과를 온라인에서 조회할 수 있다”며 “객관식 문항과 학생들이 써낸 주관식 답변이 여과없이 모두 교수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학우들은 강의평가가 과연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한다. 강의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자신의 성적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지 걱정하며 솔직한 평가를 내리지 못하는 학우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학생서비스센터 담당자는 “강의평가는 익명으로 운영되며 강의평가의 결과는 학번이나 출석번호 순서가 아닌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실시한 순서대로 보이기 때문에 교수가 학생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답변했다.

  학생과 교수의 소통 기회로
  강의평가 방법 발전돼야
  강의평가는 학우들의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한 학우는 “강의평가는 수업을 들으면서 가졌던 불만이나 교수님께 직접 말씀드리지 못했던 의견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이다”며 “혹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을까 불안할 때도 있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느꼈던 장단점을 최대한 솔직하고 자세하게 적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지 않은 교수의 강의가 개선되지 않는 것을 두고 강의평가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갖는 학우들도 존재한다. 오랜 시간을 들여 강의평가를 해도 교수들의 강의 개선을 체감할 수 없어 강의평가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는 반응이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해야 하나
  한편 일부 학우들은 강의평가 결과를 학생들에게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강의평가 결과가 전체에게 공개되면 강의의 질을 높이는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학우들이 강의를 선택하는데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동국대 등의 대학은 강의평가 결과를 전체 학생들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단국대, 숭실대, 성균관대 등의 대학은 해당 과목 수강생에게 강의평가 결과를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 학우는 “이번에 나와 너무 맞지 않은 수업을 수강하게 돼 힘들었는데 만약 강의평가를 미리 볼 수 있었다면 이런 불편함은 줄어들었을 것 같다”며 “모든 결과가 공개될 순 없더라도 몇 개의 강의나 일부 항목의 결과만이라도 공개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강의평가 공개는 교수들에게 많은 부담을 가져올 수도 있고 심지어는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며 “교수들을 줄 세우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많은 학우들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보다 나은 강의를 항상 바라고 있다. 강의평가는 교수들이 자신의 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기회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학우들은 강의평가를 성적 확인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생각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해 강의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바람직한 강의평가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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