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자연으로 물들다
캠퍼스, 자연으로 물들다
  • 최한나 기자
  • 승인 2015.06.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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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구성원들의 작은 행동들이 모이길

  다가오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이날만큼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함께 지구를 위한 많은 행사들을 개최한다. 이렇듯 환경을 생각하고 에코를 실현하는 일은 이제 우리에게 숙제가 됐다. 그 안에서 대학들은 ‘에코캠퍼스’를 선언하며 환경 보호를 실천해나가기 시작했다. 많은 대학에서 미래 실천방향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에코캠퍼스에 대해 알아보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에코캠퍼스
  에코캠퍼스는 단순히 자연 친화적인 캠퍼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후 변화에 맞서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더 나아가 미래 사회의 환경친화적인 발전까지 생각하는 캠퍼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몇 개의 대학에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에코캠퍼스 운동이 일기 시작했다. 환경동아리나 봉사동아리 등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에코캠퍼스 운동은 점차 퍼져나가 현재는 많은 대학에서 캠퍼스를 생태적이고 자연 친화적으로 가꾸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여대는 '앗! 지렁이가 간식을 쏜다!' 행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간식을 받고 '잔반 줄이기 실천운동'과 '에너지 절약 운동'에 동참할 것을 서명했다. 출처/교수신문
  2011년 서울여대에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에코캠퍼스 실천단’이 창단됐다. 이들은 수익금의 30%를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에코 장터,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진행되는 빈 그릇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텃밭을 직접 가꿔 학생식당에 재료를 제공하기도 하고 지렁이를 활용해 학내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 후 감량된 비용을 학생들에게 간식으로 돌려주는 ‘지렁이가 간식을 쏜다’라는 행사를 열기도 한다. 에코캠퍼스 실천단의 김선영 기장은 “학교가 에코캠퍼스를 선언하면서 학우들도 이에 동참하고자 실천단원들을 구성해오고 있다”며 “학우들에게 에코캠퍼스를 알리고 환경 보호 활동도 함께 실천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건국대에는 공과대학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캠퍼스 에너지 세이버(CES)’가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캠퍼스 에너지 절감 사업 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캠퍼스 전력 에너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도서관 형광등에 기능형 반사캡을 설치해 더 밝은 조명을 사용하면서도 전기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하고 에너지 절약 PC카페를 시공하기도 했다. 또한 강의실 내에 단연필름을 부착하는 등 지속가능한 에코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노력 덕분에 건국대는 약 1억 5천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봤다. 이들은 ‘2015 대한민국 녹색 기후상’을 수상했고 지난 2월에는 서울시로부터 공식적인 비영리 단체로 인가받아 활동범위를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캠퍼스 속 건물들
  에코캠퍼스를 추구하는 대학들은 건물을 짓거나 리모델링을 할 때도 환경을 생각한다. 2012년에 지어진 우리대학 약학관 역시 친환경 건물로 총 전기용량의 1.35%를 태양광으로 만들어내며 태양열을 통해 온수를 공급받는다. 또한 냉·난방을 지열로 작동하는 등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시설을 도입했다. 이외에도 조명과 유리, 벽자제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비를 구축하는 노력을 더했다. 또한 우리대학 하나누리관과 라온센터는 건물 전면을 유리로 설계해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2013년에 새로 신축한 가온2관 기숙사 역시 LED 램프와 고효율 기자재를 사용하고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갖추는 등 우리대학의 자연 친화적인 가치관을 건물에 담았다.

건국대의 경우 도서관 형광등에 반사캡을 씌우자 열람실이 2배이상 밝아졌다. 이렇게 밝아진 조명에 전압을 낮추면 소비 전력이 28% 정도 줄어들고 연간 4천만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출처/EBS 뉴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지정한 ‘2014 그린 캠퍼스’로 선정된 중원대는 단일 건물로는 최대 규모의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기숙사 전력 역시 태양열 에너지를 통해서 자체적으로 수급하고 있다. 또한 캠퍼스 면적의 70% 이상을 녹지로 바꿨으며 우리나라 대학 중에서 유일하게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운영하는 천연 잔디 골프 실습장을 갖추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9개의 건물 옥상에 국내 대학 중 최대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갖췄다. 이들은 이러한 시설을 통해서 연간 479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4인 기준의 133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2012년도에 준공된 동국대 신공학관은 빗물저장소를 구축해 빗물을 현재 화장실 용수로 이용하고 있다.

  대학 협력을 이끌어 내
  더 나은 지역 사회로
  한편 여러 환경단체들 또한 대학들이 에코캠퍼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대학은 엄청난 에너지 소비기관이자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사회적 책임이 있는 하나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과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을 위해 애써야 하며 에코캠퍼스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대학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에코캠퍼스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회원대학들을 지원한다. 현재 우리대학이 가입해있는 단체로는 ‘한국 그린캠퍼스협의회’와 ‘서울 그린캠퍼스협의회’가 있다.

우리대학 건물 곳곳에는 '강의실 소등 캠페인'홍보지가 붙어 있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강의실은 소등하자는 의미를 담은 이 캠페인은 사회학과 전공 학우들이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최한나 기자
  한국 그린캠퍼스협의회는 현재 전국의 52개 대학이 가입돼 있으며 그린캠퍼스 장기 비전 연구, 그린 캠퍼스 확산을 위한 기반 조성, 대학의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절감을 위한 실천 프로그램 개발, 그린캠퍼스 확산을 위한 협력망 구축 운영 등을 추진한다. 또한 캠퍼스 환경을 평가하고 개선하며 신재생에너지 및 녹색기술과 관련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서울 그린캠퍼스협의회 역시 이와 같은 단체로 서울 소재 대학들이 저탄소 녹색 공간으로 전환해 나감으로써 지역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비영리 단체이다. 현재 그린캠퍼스협의회에는 42개의 4년제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34개 대학이 가입돼 있다. 이들은 대학의 그린캠퍼스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저탄소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연구한다. 또한 그린캠퍼스가 구축될 수 있도록 학내 구성원들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에너지 절약 실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캠퍼스야, 자연과
  좀 더 친해지길 바라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대학들의 에코캠퍼스 활동이 실질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대학 역시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인해 ‘에코캠퍼스’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지만 실제적으로 에코캠퍼스를 위한 행보는 찾기 어렵다. 우리대학은 지난 2009년 5월 지은희 전 총장이 에코캠퍼스를 선언하고 다양한 에코캠퍼스 추진사업을 실행했으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활동은 거의 없다. 기획처에서는 “현재 에코캠퍼스를 위한 대학의 활동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린캠퍼스협의회 역시 가입은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회원으로서 하고 있는 활동은 없다”고 말했다.

  에코캠퍼스에 대한 학우들의 의식 또한 여전히 부족하다. 강의가 모두 끝난 밤, 우리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면 소등이 되지 않거나 난방기구가 켜져있는 강의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학내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양 또한 만만치 않다. 우리대학 학생식당 유호수 영양사는 “학생식당은 하루에 1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데 한 달에 1톤, 많으면 1.2톤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축제기간에 공연을 즐긴 학생들이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 놓고 가는 일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무엇보다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사용하는 대학 캠퍼스에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발생되고 에너지가 낭비된다. 환경은 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구성원들은 환경문제에 책임감과 의식을 가지고 환경을 위한 행동을 실천해야만 한다. 강의실 소등하기,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기, 음식 쓰레기 줄이기 등 학내 구성원들의 작은 행동들이 푸르른 캠퍼스를 만들 것이다. ‘에코캠퍼스’라는 이름을 겉으로 내세우지 않더라도 이러한 소소한 노력들이 함께한다면 우리대학이 진정한 에코캠퍼스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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