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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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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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 왜 반대하나?

  지난 6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호주제 폐지 특별 기획단'을  구성키로 확정함에 따라 이제 호주제 폐지는 사실상 시간 문제가 되었다.  양성 평등에 위배 될 뿐만 아니라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제를 부추겨 왔던 호주제는 꾸준히 폐지될 것이 재기되어  왔고 이제 폐지 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국회의원과 성균관의 유림등 호주제 폐지 반대 세력은 호주제 폐지 운동의 가장 큰 장벽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찬성론자들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호주제 폐지 반대론자들에 의하면 호주제는 우리의 전통이라는  것이다. 남성이 호주가 되는 가부장제는 조선시대 때부터 실시되어 온 것이고 따라서 호적법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라고 주장한다. 또 호주제가 폐지되면  이혼율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며  호주제는 가족의 중요성과 가정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요즘 가정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이들은 호주제 폐지가 우리 국민 모두의 요구 사항이 아니라 소수 이혼녀들의 요구라는 것이다. 그들은 작년 11월 여성부와 국정홍보처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호주제 유지가 58.1% 폐지가 21.5%)를 근거로 호주제 폐지는 소수집단이 아닌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설령 호주제가 폐지된다 하더라도 동성동본금혼법을 살리고 부모 양성도입을  금지해야 된다고 한다. 동성동본간의 혼인을 인정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국가는 전통문화와 민족문화를 계승발전 시켜야 한다."라는 국가적인 의무규정을 무시한 것이며 따라서 국회는 계류중인 금혼법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부계  혈통은 수 천년동안 민족의 전통문화로 고착되어 헌법(9조)의 보장을 받고 있으며 부계 혈통의 유전인자는 만고불변으로 자식에게 계승된다는 원리가 확인된바 있는 이상 부모 양성 도입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오남주 훈장(양천향교)은  "호주제에 시대와 부합치 못하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긴 하나 문제가 있으면 고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지 폐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한다.

  이들의 주장은 어찌보면 타당한 듯 보인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 가슴이 답답해 지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역사적 사실이나 여론이 어떻다 하더라도 호주제가 비민주적제도라는 사실을 이들이 놓치고 잇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호주제는 전통도, 다수의 여론도 아니다.

  아무리 그 제도가 좋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그것으로 인해 억압을 받고 희생을 강요당한다면 그 제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따라서 호주제 폐지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기득권을 유지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황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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