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현대판 ‘톰’을 향한 경고
[학생칼럼] 현대판 ‘톰’을 향한 경고
  • 황영진 (사회 4)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5.09.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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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워터파크의 여자 샤워실을 몰래 촬영한 여성과 이를 사주한 남성이 붙잡히면서 일명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기사는 하루에도 몇 개씩 쏟아지고 있으며 몰카
범죄를 저지르는 가해자는 고등학생부터 교사, 의사, 대기업 간부까지 직업이나 나이도 다양하다. 장소 또한 지하철, 대학교, 백화점, 병원 등 여러 공공시설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면서까지 몰카 범죄는 아무런 죄의식 없이 일어나고 있다. 몰카 범죄로 쓰이는 카메라는 안경, 볼펜, 담뱃갑, 휴대폰 케이스, 보조 배터리 등 온갖 다양한 생활용품으로 위장돼 오픈마켓이며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팔린다. 특히 ‘소라넷’이라는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의 몰카 동영상이 올라온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메인을 자주 바꾸는 식으로 현재까지 법망을 피해가며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현재 우리는 몰카 왕국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몰카 왕국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미 있는 행동들 또한 보이기 시작 했다. 우리대학은 이틀 동안 총 18시간에 걸쳐 학교 모든 건물에 불법 몰래카메라 탐지작업을 시행했다. 다행히 탐지 결과 몰래카메라는 없었고 이러한 우리대학의 모습은 여러 인터넷커뮤니티 및 기사를 통해 수많은 대학교에 경종을 울렸다. 실제로 숙명여대, 이화여대, 동덕여대에서도 학생들의 몰카 탐지 요청 건의를 받아들여 학내 건물 전체에 대한 탐지작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여성회원 중심의 커뮤니티 및 사이트에서는 몰카 근절 포스터를 만들어 온라인상으로 배포하고 소라넷 폐쇄와 관련자 전원의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서명을 진행하는 등 몰카 근절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피핑톰’은 관음증을 의미한다. 이 단어의 유래는 마을 사람들의 세금 경감을 위해 기꺼이 알몸으로 말을 탄 백작부인의 모습을 ‘톰’이라는 사람이 혼자 호기심을 못 참고 훔쳐봤고 그 죄로 장님이 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선 몰카를 찍고 그것을 공유하고, 보고, 즐기는 수많은 현대판 ‘톰’이 존재한다. 이들에 의한 몰카 범죄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 및 제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 학교의 몰카 탐지작업과 온라인상의 몰카 근절 캠페인은 매우 의미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현대판 ‘톰’을 향한 분명한 경고이기도 하다. 이 같은 몰카 범죄 근절을 위한 의미 있는노력들이 단발성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면 몰카 범죄는 충분히 근절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릇된 호기심이 결국 ‘톰’ 자신의 눈을 멀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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