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함께 할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일생을 함께 할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5.09.2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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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에 맞는 의식수준 필요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현재 천만 명을 돌파했다. 그에 따라 우리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주는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반려동물을 겨냥한 시장도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반려동물은 가족으로 여겨질 만큼 우리와 가까워진 것일까? 현 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알아봤다.


  명령하는 주인님에서
  엄마, 아빠가 되기까지
  우리나라에 반려동물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이다.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된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1인 가구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독거노인이나 싱글족이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반려동물을 기른 것이다. 그 외에도 여유로운 경제사정,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공감대 확산, 반려동물들의 잦은 미디어 노출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사람들이 기르는 동물들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강아지나 고양이 같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반려동물을 주로 키웠다면 요즘은 사막여우, 원숭이, 도마뱀, 하늘다람쥐, 악어 등 이색적이고 특이한 종류의 반려동물을 키우기도 한다. 현재 다람쥐원숭이를 기르고 있는 대학생 유수연(20. 여)씨는 “강아지나 거북이는 이전에 키워본 적이 있어서 좀 더 색다른 반려동물을 찾다가 애완 원숭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원숭이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지능이 높아 의사소통에 있어서도 훨씬 수월하며 귀여운 외모를 지녔기 때문에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동물을 단순히 애완의 목적이 아닌 진짜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현상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팻팸족’이다. 팻팸족이란 펫(pet)과 패밀리(family)의 합성어로 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지난해 SBS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에는 강원래, 김송 부부의 반려견 똘똘이가 출연했다. 아이가 없던 이들 부부에게 똘똘이는 그야말로 자식과 다른 바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똘똘이는 림프암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았고 결국에는 세상을 떠났다. 강원래, 김송 부부는 엄청난 슬픔에 오열했고 그 모습을 본 시청자들 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사람들은 반려동물을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더불어 사는 가족으로 인정하고 있다.

  팻팸족 증가로 인한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
  팻팸족이 늘어나면서 그들을 겨냥한 반려동물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몇 년 전에는 주인이 집을 비우는 동안에 반려동물을 맡길 수 있는 반려동물 호텔이 생겼다. 또한 반려동물의 사회성을 길러주고 건강을 관리해주는 반려동물 유치원 역시 팻팸족들 사이에서는 꽤나 유명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을 착안해 목적지까지 반려동물을 데려다주는 ‘펫택시’가 성행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확대의 물결은 온라인까지 퍼졌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모여 공감대를 나누는 반려동물 전용 SNS ‘펫북’이 설립된 것이다. 펫북은 현재 8만여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파급력 있는 SNS로 성장했다.


  반려동물의 사후를 위해 생겨난 서비스도 있다. 반려동물 장례 업체들은 상조 보험을 만들며 장례식장을 운영한다. 더불어 반려동물이 떠난 후 그들을 추억하기 위해 반려동물의 살아생전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양모 인형 제작
역시 인기를 끌고있다.

출처/농협경제연구소


  여전히 고통 받고
  학대당하는 동물들
  지난 6일 동물농장에서는 불법 투견 경기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방송됐다. 투견들은 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목줄을 맨 채 30분 이상 러닝머신 위에서 억지로 달려야 했고 주인의 말에 복종하지 않을 시에는 가차 없이 폭행당했다. 이어 싸움에서 이긴 투견은 마취 없이 생살을 꿰맨 채 더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 또다시 지독한
훈련을 받아야 했다. 반대로 싸움에서 진 투견은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판단돼 보신탕 집으로 팔려갔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인간의 재미를 위해 희생되는 투견들을 보며 분노했고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암암리에 불법 투견이 이뤄지고 있다. 출처/SBS <TV동물농장>


  유기견 문제 역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길가에 버려진 개들은 발견되면 유기견 보호소에 들어가게 되지만 10일 안에 주인이 찾아오지 않거나 새로운 주인에게 분양되지 못하면 안락사를 면치 못한다. 그 외에도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불법종견장이 등장했다. 불법종견장의 주인들은 동물에게 발정유도제를 주입해 강제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게 한다. 이처럼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동물들에게 가혹 행위를 저지른다. 이에 대해 동물자유연대 김영환 선임간사(이하 김 간사)는 “동물을 폭행하거나 함부로 방치하지 않는 것은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이다”며 “사람들이 동물을하나의 생명으로 인식하길 진정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간사는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분양받아선 안 된다”며 “반려동물을 기르더라도 그의 새끼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반드시 중성화 수술을 해 유기견 또는 학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동물 학대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쳐
  동물학대 논란은 끊이지 않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은 미흡한 수준이다. 김 간사는 “우리나라는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다”며 “투견 경기를 시켜 개가 상처를 입으면 최대 징역 20년까지 선고받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처벌 수위는 매우 약하다”고 말했다. 학대의 기준 역시 모호해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 간사는 “반려동물을 방치하는 행위는 명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동물이 죽었을 경우에만 학대로 인정한다”며 “학대받는 동물은 주인과 격리시켜야 하지만 우리나라 법에 따라 동물은 재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인의 동의가 없으면 학대받는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져올 수 없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지만 그에 비해 사람들의 의식 수준은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 동물 학대 관련 법률도 미흡해 동물들은 언제 버려지고 학대당할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동물들 역시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런 동물들에게 우리가 조금 더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괴롭히고 학대할 자격이 있을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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