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우리대학 교수들이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대학 25개 학과에서 41명의 교수가 성명에 참여한 가운데 이처럼 다양한 학과에서 교수의 실명으로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선언을 한 대학은 우리대학이 처음이다.
성명서에서 교수들은 △국정화 논자들이 내세우는 역사관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것으로 이는 국가의 기본법인 헌법을 부정한다는 점 △국정화 논자들의 역사관을 담은 교학사 교과서 ‘한국사’는 이미 2014년 교과서 시장에서 채택률 0%대를 기록했다는 점 △폭력적인 권위주의 체제에서나 가능했던 국정화로의 회귀는 교육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라는 점 △국정화는 독재국가와 후진국에서나 채택하는 낙후된 교과서 발행제도라는 점 등을 근거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우리대학 사학과 한상권 교수(이하 한 교수)는 “국정교과서가 사용된다면 교육의 다양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며 “교과서 국정화는 현 민주주의 이념에 맞지 않는 퇴행한 정책”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2일 서울대 교수 34명이 정부서울청사를 방문해 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필두로 부산대, 고려대, 동국대 등 여러 대학교수들이 잇따라 반대 성명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 23일에 예정돼 있던 국정교과서 시행 여부 발표를 이달 13일로 미뤘다. 한 교수는 “교수들의 시국 선언은 정부가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재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그러나 국정화 추진 시도가 저지될 지는 아직 확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