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술문예상 소설 희곡 부문에 응모한 세 편의 작품들은 우수작으로 선정하기에는 미흡했고 수준이 서로 비슷해서 하나만을 뽑기에는 많은 망설임이 있었다. 도시 빈민의 문제를 다룬 <사기그릇 속에 사는 남자>, 10여 년 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의 상처를 기억하는 <뫼비우스>, 환타지와 같은 꿈을 그린 <안녕 반딧불이>는 그 나름 특색을 지니고 있다. <뫼비우스>는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 때의 상처가 지금의 화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가 너무 생경하게 그려져 있고 <안녕 반딧불이>는 유하라는 인물의 죽음과 화자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불분명하고 화자의 의식 속에 유하의 존재가 너무 진부하게 그려져 있어서 어디선가 읽은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사기그릇 속에 사는 남자> 역시 이 남자가 어떤 사기그릇 속에 들어있는지, 이 남자가 정말 작아져서 그릇 속에 들어있는지 아니면 그릇 모양의 큰 용기에 들어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집이 없는 남자의 존재감이 그릇 속으로 들어갈 정도 작아져버린 것을 상징한다면 그 점을 좀 더 분명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많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가작으로 선정한 것은 지금 우리사회에서 예리하게 부각되는 빈부의 격차, 집 없이 떠도는 도시 빈민의 문제, 돈만을 쫓는 사회의 모습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세 작품 모두 나름대로 잠재력이 있다. 무엇보다 문예상에 작품을 투고한 학생들의 결기에 갈채를 보낸다. 이번에 응모한 학생들이 부디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계속 정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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