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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사회, 성형중독
성형외과 의사의 칼보다 자신에 대한 만족 필요해
2015년 11월 24일 (화) 14:01:58 공가은 기자 ga417@naver.com

  대학 입학 기념으로 쌍꺼풀 수술, 졸업 기념으로 코 수술, 이직 기념으로 주름살 제거를 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보톡스 주사가 어버이날 인기 효도 선물이 됐다. 이처럼 우리사회에서 성형수술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형을 지나칠 정도로 반복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인들이 겪는 중독현상 중 하나인 ‘성형중독’에 대해 알아보자.


  "외모로 고민할 바에는
  성형수술을 하겠다”
  ‘자존감 향상 프로젝트’를 모토로 하는 tvN 프로그램 <렛미인>은 외모 콤플렉스로 자신감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료 성형수술 기회를 제공한다. 성형수술을 받게 된 출연자들은 수술 후 본인의 외모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전과는 달라진 삶을 사는 것으로 그려진다. 렛미인의 역대급 성공사례라 불리는 방미정 씨는 주걱턱으로 인해 유학시절 왕따를 당했다. 그녀는 새로운 삶을 찾고 싶다며 방송에 출연했고 턱 축소수술, 양악수술 등을 받았다. 현재 그녀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과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성형수술을 하는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요즘에는 수능이 끝난 후 쌍꺼풀 수술을 하는 학생이 한 반에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대학생 최지원(여·20) 씨는 “사람들에게 외모 비하를 당하거나 스스로 콤플렉스를 가질 바에 차라리 성형수술을 해서 예뻐지는 것이 낫다”며 “성형수술 전에는 작은 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수술하고 나니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얼굴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요즘 과거 부정적이었던 성형수술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면서 성형수술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1년 서울시의 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전 여성의 절반 이상이 성형수술을 했으며 15세 이상 여성의 31.5%가 “성형수술을 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성형수술이 하나의 미용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는 인구대 비 성형수술 건수가 세계 1위인 국가로 꼽혔다.
   
만화가 강인구(마인드C) 씨가 그린 '강남 언니'. 성형외과가 밀접한 강남 혹은 압구정 거리에서 이와 같은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캡쳐/조선일보

 

  강남언니, 인조미 찬양자
  적정선을 넘어서
  성형수술은 외모 콤플렉스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한 선에서 멈추지 못하고 끊임없이 성형수술을 하는, 그러다 결국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성형중독에 빠진 이들은 일명 ‘성괴(성형괴물)’ ‘강남언니’라는 이름으로 조롱을 받기도 한다. ‘강남언니’는 과도한 성형수술로 인공적인 외모를 갖게 된 여성들을 일컫는 말로 성형외과가 밀집한 강남 혹은 압구정 거리에서 이같은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점에서 유래한 말이다. 반면에 일부러 성형한 티를 내는 ‘인조미 찬양자’들도 있다. 이들은 의사들에게 일부러 좀 더 티가 나게 성형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강남언니’와 ‘인조미 찬양자’들은 부자연스러운 얼굴로 사람들의 차가운 눈초리를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형을 한다.
   
선풍기 아줌마의 과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모습. 이처럼 과도한 성형으로 인해 전보다 못한 삶을 살 수도 있다. 캡쳐/백일섭의 그때 그사람

 

  내 얼굴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았고 그때부터 성형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우리사회의 만연한 외모지상주의가 임 양이 성형을 선택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녀는 심지어 다시 태어나면 예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살 충동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성형중독자들이 처음부터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족으로 중독이 된 것은 아니다. 그들의 대부분은 외모에 대한 자존감을 낮추는 외부 요인 때문에 성형을 선택하게 되고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결국 성형 중독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자존감을 낮춘 원인 제공자에게 화를 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엉뚱하게 자신의 얼굴에다가 화풀이한다. 이지브레인 정신과의 이재명 의사(이하 이 의사)는 “사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데 그것을 외모 탓으로 돌리는 심리 때문에 성형중독에 빠진다”며 “자신의 외모를 변화시킴으로써 상처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원인은 외모가 아니므로 한 번 성형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성형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고 말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자신에 대한 발견

   
임소영 양은 좋아하던 남자로부터 대놓고 못생겪다는 말을 들었다. 대부분 이런 외모 비하로 인한 상처 때문에 성형을 선택한다. 캡쳐/SBS 동상이몽
  성형 후 자신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다가 성형 전보다 못한 삶은 사는 경우도 있다. 오래전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께 했던 ‘선풍기 아줌마’를 기억하는가. 그녀는 가수를 준비할 정도로 예쁜 얼굴을 가졌었지만 좀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에 성형수술을 거듭했다. 얼굴 내부에 주사기로 주입한 이물질이 쌓여 굳어지고 그러다 얼굴이 선풍기만큼 부풀어 올랐다. 이러한 성형부작용 때문에 그녀는 결국 일상생활마저 불가능하게 됐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성형으로 인한 부작용에 아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형수술 피해자 모임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성형반대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성형 후 자신의 삶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다가 성형 전보다 못한 삶은 사는 경우도 있다. 오래전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께 했던 ‘선풍기 아줌마’를 기억하는가. 그녀는 가수를 준비할 정도로 예쁜 얼굴을 가졌었지만 좀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에 성형수술을 거듭했다. 얼굴 내부에 주사기로 주입한 이물질이 쌓여 굳어지고 그러다 얼굴이 선풍기만큼 부풀어 올랐다. 이러한 성형부작용 때문에 그녀는 결국 일상생활마저 불가능하게 됐다.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성형으로 인한 부작용에 아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형수술 피해자 모임도 만들어지고 있으며 성형반대운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신의 외모만 중시하여 성형중독에 빠지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따라서 성형 이후에는 외모가 아닌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야한다. 이 의사는 “직업의 성취나 운동, 결혼생활 등 성형 후 작더라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며 “작은 성취들을 경험하지 못하면 자신에 대해 불만족으로 외모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성형에 대한 욕심이 떠나지 않는다면 정신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인에게 정서적인 문제나 과도한 집착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의사는 “어떤 노력을 해도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불만족을 느끼고 성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정신과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며 “정신과 치료로 약물치료, 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해결하는데 성형수술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성형수술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해친다. 아름다움이란 외양이 예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의 값어치를 아는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성형외과 의사의 칼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외면을 아무리 고쳐도 결국 자신이 만족하지 못하면 성형수술은 끝이 없게 된다. 성급히 성형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자신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한 번 더 찾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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