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언론은 힘이 세다
[기자석] 언론은 힘이 세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15.11.25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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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민중총궐기’란 이름으로 광화문에서 약 10만 명이 모인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이날 시위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쏴 농민한 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부상당한 농민은 안타깝지만 경찰의 행동은 정당방위였다는 입장과 시위대를 향해 최루액과 물대포를 뿌린 것은 과잉 진압이라는 입장으로 반응이 나뉘었다.

  그날 현장에 나간 사람이라면 경찰의 행동이 과잉 진압인지, 정당방위인지 스스로 판단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폭력시위냐 과잉 진압이냐를 두고 키보드로 싸우고 있다. 어떻게 이들은 시위에 참여하지도 않고 이러한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일까? 판단을 내리는 데에는 그들의 가치관이 적용됐을 수도 있겠지만 언론의 영향 역시 적지 않았다고 본다.

  언론은 힘이 세다. 사람들이 그 사실을 믿든 믿지 않든 그들이 접하는 언론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의 생각에 영향을 미친다. 이날 한 종편방송에서는 시위의 이유나 시위대의 요구안에 대해 일체 언급도 하지 않은 채 폭력시위, 도로 점거, 종북 등과 같은 자극적인 단어만을 언급했다. 이러한 언론을 접한 사람이라면 시위대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론은 어떠한 사건에 대한 개인의 입장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들의 가치관 자체에도 영향을 주며 여론을 형성하는 힘도 가진다. 현재 우리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일자리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이에 정부는 중장년층의 고용 보장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임금피크제’를 통해 해결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러한 문제를 보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세대갈등’이란 단어를 내뱉는다. 언론은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는 중장년층이 마치 자식 세대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처럼 표현하며 그 책임을 세대 문제로 돌리기 바쁘다. 이러한 언론을 접한 사람들은 정부가 해결해야 할 일자리 문제를 자신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해결된다고 생각하게 된다. 언론은 끊임없이 세대갈등을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언론이 객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흔히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기삿거리를 선택하는 그 첫단계에서부터 기자의 가치관이 개입되기에 언론이 객관성을 갖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 이처럼 언론이 완전히 객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언론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은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을 대신해 강자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의 많은 언론들은 강자의 편에서 그들을 두둔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성언론을 보며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우리는 과연 올바른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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