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 정혜원 기자, 공가은 기자
  • 승인 2015.11.27 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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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

  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우리 청춘들은 바쁘다. 아마 대부분의 청춘들이 학점관리, 스펙 쌓기, 아르바이트, 취업등에 허덕이며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 번뿐인 인생, 한 번뿐인 청춘을 반복되는일상 속에 가둬두기엔 너무 아깝다.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청춘의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은 청춘의 시기에 꼭 한번해봐야 할 일들을 선정해 청춘을 제대로 즐겨보려 한다.

높은 학비와 생활비를 대고나면 기부는 먼 나라 얘기가 된다. 어쩌면 대학생들에게 기부란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기부는 꼭 돈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돈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재능을 나누며 기부를 실천하는 방법도 있다. 기자들은 한 해를 보람차게 마무리하고자 재능기부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공가은 기자

의 재능기부 교육봉사>
 
교육봉사, 첫걸음을 내딛다
 
고등학교 시절, 기자는 교육봉사를 하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아이들을 좋아해 기자 역시 교육봉사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는 가르칠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실천하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후, 기자는 용기를 내서 고등학교 때 하지 못했던 교육봉사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인터넷에 중앙아동지원센터를 검색해 우리대학 근처 아동지원센터를 알아봤다.

  하지만 인근의 아동지원센터는 이미 봉사자 정원이 다 찬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서라벌 아카데미 아동지원센터(이하 서라벌센터)를 알게 돼 연락을 해봤다. 서라벌센터는 아이들에게 월·수엔 수학을, 화·목엔 영어를 가르친다고했다. 서라벌센터의 담당자 분께서 기자에게 원하는 과목과 시간이 있는지 물었고 기자는 매주 수요일 6시부터 8시까지 2시간 동안 수학을 가르치기로 결정했다. 꿈에 그리던 교육봉사를 실천할 수 있게 돼 기뻤고 밤새 아이들을 가르치는 상상을 해봤다.

 

  기자, 선생님이 되다
 
교육봉사 첫 날, 걱정이 물밀 듯이 밀려들었다. 버스를 타고 서라벌센터로 가는 내내 손톱을 물어뜯고 손을 떨었다. 버스에서 내린 후 기자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서라벌센터에 들어갔다. 서라벌센터 교무실에 들어가니 담당자분께서 “안녕하세요. 선생님”이라며 기자를 따뜻하게 반겨줬다. 순간 기자는 선생님이란 호칭에 당황했다. 하지만 곧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아이들 덕분에 그 말이 익숙해졌다. 간단한 이력서를 작성한 후 담당자 분은 기자에게 어떤 학생을 가르치고 싶은지 물었다. 기자는 교육봉사가 처음이어서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고 중학교 2학년 여학생 한 명을 가르치게 됐다.
 
  소심한 성격을 가진 기자가 처음 만난 그 학생에게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학생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줬다. 덕분에 초반보다 조금 풀어진 분위기로 수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처음 책을 펴자마자 난관에 봉착했다. 아는 문제였는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수학문제집을 그대로 읽다시피하며 가르쳤다. 학생이 문제를 풀 동안에는 미리 다른 부분을 공부했다. 처음에는 가르치는 방법을 잘 몰라 긴장했으나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식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감이 생겼다. 학생에게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종이에다가 설명해주며 4페이지나 풀었다. 기자는 오늘 나간 양에 뿌듯함을 느꼈고 학생과 사적인 얘기도 하면서 말을 놓고 친해졌다. 그렇게 첫 날의 교육봉사가 끝났다.

  기자는 일주일 후 봉사를 위해 다시 서라벌센터에 갔다. 저번 주에 친해진 학생이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도형을 가르치던 도중 기자는 학생이 방정식에서 헤매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른 선생님께 부탁해 중학교 1학년 문제집을 찾았고 그것을 학생에게 풀어보게 했다. 이 학생은 방정식에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그 문제집을 풀고 나서는 자신감을 찾은 것 같았다. 학생은 수학이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기자는 그 학생에게 수학이 처음에는 어렵지만 고생 끝에 문제를 풀고 나면 통쾌함이 있다고 말했다. 수학은 너무 어려운 과목이 아니니 같이 열심히 하면 수학이 쉬워질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그렇게 학생과 오순도순 얘기하며 두 번째 날의 봉사를 끝냈다.

 

  교육봉사는 머리가 아닌 마음가짐
 
기자는 학생이 문제를 풀다가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리면 함께 고민했고, 학생이 문제를 풀어내면 마치 내가 풀어낸 것마냥 통쾌함을 느꼈다. 기자는 학생과 일대일로 머리를 맞대며 마음도 하나로 통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든 일의 시작은 첫 마음가짐이다. 마음가짐을 제대로 한다면 이겨내지 못할 일은 없다. 교육봉사도 마찬가지다. 교육봉사를 위해서는 똑똑한 머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다가갈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이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준비만 됐다면 고민 말고 지금 당장 교육봉사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정혜원 기자의 재능기부>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재능
 
평소 기자는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할 만한 재능이 딱히 없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재능기부에 앞서 기자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를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대학 학생회관 로비를 지나던 중 우연히 국제구호 NGO인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봤다.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에서 체온조절이 필요한 신생아들에게 직접 모자를 떠서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기자는 예전에 뜨개질을 배워본 경험이 있으므로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캠페인 부스에 가서 빈곤아동 정기후원을 신청하고 뜨개질 재료를 받아왔다. 재료들을 보니 기자는 문득 뜨개질과 함께 배웠던 코 바느질이 생각났다. 코 바느질은 기자가 뜨개질보다 좀 더 좋아하고 자신 있어 했던 부분이었다. 또 하나의 잊고 있던 재능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뜨개질과 더불어서 코 바느질로 수세미를 만들어 나눔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겪다 
  집에 도착한 기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뜨개질과 코 바느질 재료를 꺼냈다. 그러나 설렘은 얼마 가지 않아 당혹스러움으로 바뀌었다. ‘몸으로 배운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라는 말은 기자에게는 유효하지 않은 듯했다. 실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조차 까마득했기 때문이다. 기자는 결국 인터넷에 뜨개질과 코 바느질 하는 방법을 검색해 동영상을 보고 따라해야 했다. 뜨개질의 첫 단계인 코 뜨기 과정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고 몇 번이나 다시 실을 풀고 뜨기를 반복했다. 기자는 예전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했지만 코가 예쁘게 떠질 때까지 끈기 있게 시도했다. 다행히 동영상을 보고 계속해서 따라하니 점점 예전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손놀림도 빨라졌다. 왠지 어린 시절이 생각나 자연스레 추억에 잠긴 기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심히 뜨개질과 코 바느질을 했다. 그 후에도 기자는 집과 학교를 오가며 틈틈이 시간을 내어 모자와 수세미를 완성해갔다. 어려운 부분은 동영상을 검색하거나 엄마의 도움을 받았다.

  모자는 약 3일, 수세미는 약 4일 만에 완성했다. 수세미는 비교적 완성도가 높았지만 모자는 안뜨기를 하는 도중 몇 차례 실수를 했는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그래도 완성된 모습을 보니 ‘내가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미흡한 실력이지만 기자가 손수 뜬 모자가 잠비아 혹은 타지키스탄에 있는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뿌듯했다. 직접 뜬 수세미는 필요한 사람과 나누기로 했다. 수세미를 선물받은 자취생 친구는 “수세미는 낱개로 잘 안 팔아서 한꺼번에 많이 사기도 부담됐는데 잘 됐다”며 기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기자는 쑥스러우면서도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도전하는 정신이 아름다운 재능기부
 
기자는 뜨개질과 코 바느질을 단순한 취미활동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이일이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는 당연하고 대수롭지 않은 재능이 타인에게는 큰 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능기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뭔가 대단한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만 같은 걱정에 사로잡혔지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은 오히려 나의 재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갖고 내가 진심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 노력한다면 누구나 재능기부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뿌듯한 일일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각자 배우고 익혀왔던 것들이 모두 다르다. 그렇기에 스스로 대단치 않다고 여기는 재능이 어쩌면 남들은 부러워할 만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소한 재능들로도 우리는 충분히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어쩌면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과 열정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재능을 기부하기에 충분한 사람들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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