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네이처, 자연으로 돌아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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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5.12.07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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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 제품의 인기, 당국의 친환경 인증도 강화돼야

화학물질과 방부제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현대인들은 방부제 무첨가·유기농 식료품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옷이나 화장품 등을 구매할 때도 자연 친화적 제품인지를 살핀다. 그러나 친환경 제품의 인기가 증가함에 따라 일부 기업들이 가짜 친환경 제품을 친환경 제품이라고 속여 시중에 유통하는 사례가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오늘날의 생활 속에 널리 자리잡고 있는 자연주의와 친환경 인증제의 허점을 알아봤다.


 

  먹거리에 불어온
  유기농 열풍
  2000년대 이후 현대인들의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면서 삶의 질을 추구하는 이른바 ‘웰빙(Well-Being)’ 열풍이 불고 있다. 더불어 MBC <불만제로>, KBS <소비자고발>, 채널A <먹거리 X파일> 등 다양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들이 식료품의 위생과 안전성에 관해 보도하면서 먹거리에 대한 현대인들의 불안이 급증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아졌고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들도 늘었다. 5년 동안 유기농 식품을 섭취해온 이시언(여. 20) 씨는 “시중에 파는 일반 식품들보다 유기농 제품이 더욱 건강하고 안전하다고 믿는다”며 “유기농 식품을 섭취한 후로 변비와 아토피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유기농 식품이 일반 식료품보다 좀 더 비싸더라도 건강을 위해 계속 구매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대한상공회의소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거주 여성 5백 명 중 52.8%가 제품안전성과 친환경 등의 이유로 ‘지역특산품이 수입농산물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한다’고 답했다.

19세 이상 남,녀 241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상품을 구매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건강'과 '미래 환경'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출처/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

  값비싸더라도 위생과 건강을 위해 유기농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친환경·유기농 전문 매장 역시 증가하고 있다.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인 ‘초록마을’은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업계 1위를 달성했다. 마찬가지로 ‘아이쿱 자연드림’은 지난해 4,83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178개의 매장을 개설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친환경 농산물 시장의 규모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출처/한국농촌경제연구원

  생활 속에 녹아든
  자연 친화적 소비
  이제 친환경·유기농 열풍은 식료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제품에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화장품을 들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제품명이나 포장, 광고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자연 친화적으로 꾸민다. 이는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두는 동시에 소비자들이 기업을 친환경 기업으로 인식하게 해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여성위생용품에서도 자연주의 바람이 불었다. 기존의 일반 흡수제를 사용한 생리대의 경우 생리혈 냄새와 피부 마찰이 크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은 독성 쇼크 증후군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안전상의 문제가 존재했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한 것이 바로 면 생리대이다. 면 생리대에는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아 여성의 위생과 건강에 무해하다. 또한 생리대를 생산하는 데 연간 여의도 면적만한 펄프가 쓰이는 것을 고려해보면 환경 보전에도 큰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 면 생리대의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생리대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면 생리대 브랜드 ‘한나패드’는 연간 매출이 2배씩 성장하고 있으며 시중에서 직접 면 생리대를 만들어 볼 수 있는 키트 역시 판매 중이다. 이처럼 기업의 자연 친화적인 제품들은 소비자들의 호감을 끌어 매출에 상당한 도움을 주며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도 효과적이다.

 
한편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거나 천연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의 판매율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샴푸 없이 머리를 감는 ‘노푸(No poo)’가 유행하면서 샴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베이킹 소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베이킹소다는 세제를 대신해 주방·화장실 청소, 장난감 세척부터 과일 씻기 등에 이용할 수 있어 판매율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조합한 EM원액을 쌀뜨물 등과 결합해 만든 ‘EM발효액’은 세제를 대신해 쓸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친환경 제품의 명확한 기준과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 필요해
  ‘친환경·유기농 제품’이 소비 트렌드의 주역이 된 후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몇몇 기업들은 화학물질과 방부제를 버젓이 사용하고는 ‘천연’이나 ‘친환경’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화장품의 경우 유기농 화장품과 어감이 비슷한 천연 화장품이라는 이름이 교묘하게 마케팅에 이용되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은 성분 함량 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그 이름을 달 수 있지만 ‘천연’이라는 표현에는 별다른 규정이 없어 많은 화장품 업체들이 ‘천연 화장품’이라는 이름으로 꼼수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따르면 2012년 2조 3천억 원이던 국내 천연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 7천억 원까지 성장했고 올해는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천연 화장품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천연’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생기지 않는다면 천연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는 물티슈에 사용할 수 있는 성분 함량에 대한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물티슈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친환경 위장 제품을 근절시키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을 감시하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위장 정보를 시정할 수 있도록 시장 분위기 조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지난 7월에는 농축산물 제조·유통·판매 업소 중 23개소가 친환경 인증을 받지 않은 농산물을 인증품으로 속이다가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해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여전히 위장 친환경 제품이 시장에 유통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친환경·유기농 제품의 수요 증가는 개인들의 건강과 위생을 지킬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기업들의 친환경 경영활동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아직까지 ‘천연·친환경 제품’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으며 화학제품과 방부제의 함량 표시 관련 법규 역시 미비한 상태다. 이에 소비자들은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맹신하기보다 제품의 안전성을 신중히 고려해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정직한 경영과 소비자의 똑똑한 안목이 있어야 더 안전하고 건강한 소비문화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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