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러) 속도는 고속, 만족도는 저속
(백미러) 속도는 고속, 만족도는 저속
  • 박선미 기자
  • 승인 2004.05.10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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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의 발, 무궁화호를 돌려내라’, ‘돈 뜯어내는 기차’, ‘서민들에겐 여전히 꿈일 수 밖에 없는 고속철도’ 얼마전 개통된 고속철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다. ‘시속 330km, 편안하고 안락한 꿈의 고속철도가 현실로 다가옵니다’라는 광고문구와는 대조적으로 여론은 비난의 끝을 치닫고 있다.
 옛말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시간이라 했던가?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한다는 교훈이 담겨있는 말이겠지만 고속철도로 인해 단축된 시간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에는 무척이나 억울할 따름이다. 고속철도의 요금이 무궁화호 요금보다 2배 이상이나 비싸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속철도 개통이후,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가 대폭 줄어서 사람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생긴다. 고향이 여수인 친구는 여수행 기차가 대폭 줄어버리는 바람에 고향에 내려갈 때 기차를 두 번 갈아타야만 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여수에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지 않기 때문에 개통전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돈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서민들의 교통수단이었던 ‘기차’는 이제 너무나도 비싸져 버렸다.
 요금면 뿐만 아니라 좌석 면에 있어서도 문제는 많다. 역좌석은 수동 조절이 되지 않아 여행내내 뒤로 가야만 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한 기차 한 칸에 들어가는 좌석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좌석과 좌석 사이의 공간이 비좁아졌다. 운이 나쁜 경우에는 창문과 창문사이의 벽옆에 좌석을 배정받아 여행 내내 창문 없이 답답한 벽만 보고 가야만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유인 즉슨, 보다 많은 수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정말이지 서민들의 주머니는 탈탈 털어가면서 부가적으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선 나몰라라 하는식이 아닐 수 없다. 승객의 편의는 고려하지도 않은 채 돈독만 한참 올랐다.
 ‘속도는 고속, 만족도는 저속’이라는 어떤 기사의 타이틀과 같이 고속철도의 현주소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거센 비난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잠재우고자 막대한 자금을 들어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가 들통난 사건이 있었다. 승객은 ‘봉’이 아니다. 여론 조작에 성공 했다고해도 승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 한 비난의 여론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뒷구멍으로 찔러 넣는 막대한 자금을 오히려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사용했더라면 어땠을까? 변하지 않는 한 비난은 계속된다. 하루빨리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투자하여 ‘속도도 고속, 만족도도 고속’인 고속철도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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