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
[학생칼럼] ‘어떤’ 어른이 돼야 할까
  • 이지원(사학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5.12.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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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 흔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스무 살이 되면 법적인 성인이라고 인정을 받는다. 이는 더 이상 법적으로 보호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본인 스스로가 선택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선택에 대한 책임도 뒤따를 것이다. 이처럼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는 신체와 정신이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어느 정도의 성숙에 도달했고 법적으로까지 인정받은 성인이다. 하지만 부모님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에게 ‘어른’이라고 불리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어른이라고 말해도 전혀 어색할 것이 없지만 나는 우리가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어른이 되는지도 모른 채 이미 ‘어떤’ 어른이 돼버린 걸지도 모른다. 사회의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는 최근 몇 년 사이 ‘공감’과 ‘연대의식’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람들은 나의 일이 아니라고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사회에서 개인에 비해 공동체적 가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됐다. 세월호 참사가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는 것처럼 공감과 연대의식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공감과 연대의식이 힘을 잃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주의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공감과 연대의식은 우리 사회가 개인에게 크게 요구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진짜’ 어른이란 공감과 연대의식을 갖고 사회를 바라볼 수 있고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지켜나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20대가 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진짜 어른이 되는 입구에 서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 입구 앞에서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대한 아리송함과 함께 어떤 어른이 돼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잠기곤 한다. 우리사회가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확신했건만 오히려 사회는 어른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의 정답처럼 고정시켜버렸다. 번듯한 직업,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야하고 적당한 나이에 결혼을 해 자식을 잘 돌보며 자기만의 거주공간을 가진 사람이 아마도 사회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어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러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남들과 다른 것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어른을 꿈꾼다. 하지만 사회가 정한 바람직한 어른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일 것이다. 어른이 되는 입구 앞에 서 있는 여러분은 어떤 어른이 되고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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