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학내구성원들의 소망-김은희(인문과학연구소)
2003년 학내구성원들의 소망-김은희(인문과학연구소)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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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역설을 되돌아보는...

  삶의 역설을 되돌아보는…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선명하게 다가오는 녹색 나무들, 그리고 의연하게 지켜봐 주는 북한산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75년에 입학하여 가장 푸르른 시절을 보냈고, 97년에 선생이 되었으니,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여 있는, 모교이며 직장인 덕성, 후배이며 제자인 덕성의 학생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간절한 마음이 됩니다. 돌이켜 보면 절반이 투쟁으로 점철된 그 시간 동안 나는 한 때 그 투쟁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두려움과 흥분, 그리고 벅찬 감격을 느끼기도 했고, 이후의 한 때 대의를 앞세운 독선, 과정상의 부당함, 힘없는 소수를 향한 집단의 횡포를 목도하고 절망하기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동료들 사이가 인신 공격과 진실의 왜곡으로 황폐해져 가는 것 같아 마음 아팠습니다.

  그러나 여러 시행착오와 갈등 속에서도 우리 덕성이 서서히 평등과 자유를 확장하고,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고 있음을 볼 때, 힘들었던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생각합니다. 이제 덕성은 독선과 아집과 교만으로 가득 찬 언행들이 부끄러움이 되고, 신뢰와 배려 그리고 웃음과 사랑이 충만한 곳이 되기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사물의 다양한 측면들을 헤아리며, 공격과 비난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인정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색과 고뇌의 결실인 실천적 의견들이 진정 민주적으로 교환되는 터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하여 학교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구상하는데 합심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청사진에 의해, 실력을 갖춘 창의적 인물들을 사회에 두루 배출함으로써, 덕성이 민주화의 모델일 뿐 아니라, 민주화가 꽃 피워 낸 '성과'의 모델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것을 위해 지금 우리 덕성에 필요한 것은 이제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투지가 아니라 삶의 역설을 되돌아보고 타자를 포용하는 '관용'으로 어렵게 얻은 이 평화를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김은희 (인문과학연구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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