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쉬한 채 마무리된 재정비리, 그 내막은?
쉬쉬한 채 마무리된 재정비리, 그 내막은?
  • 박소영 기자, 정혜원 기자
  • 승인 2016.03.03 2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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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측 “이미 사건 마무리돼 더 이상 문제될 것 없어”

  방학을 맞이하고 곧바로 터진 재정비리 사건은 우리대학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학내 구성원은 재단과 대학 측의 입장 표명을 적극 요구 했으나 재단과 대학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두 달여가 흐른 지금 학내 구성원의 목소리가 점차 잦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비리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덕성학원 상임이사
  교육부로부터 징계처분 받아 
  지난 12월 22일 언론보도를 통해 우리대학 재단인 학교법인 덕성학원(이하 재단)의 상임이사가 교육부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은 것이 드러났다. 교육부의 ‘학교법인 덕성학원 감사결과 처분서’에 따르면 상임이사는 지난해 5월 미국 동부지역 대학을 방문한다는 명목으로 출장비 1천 4백여만 원을 지급받아 미국에 거주하는 딸을 만나고 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월에도 상임이사는 출장 신청을 한 후 같은 금액의 출장비로 딸을 만난 바 있다. 또한 2013년 12월에는 ‘홍콩대학교 교육시스템 벤치마킹’ 등을 명목으로 홍콩 출장을 떠나 지인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재단은 출장 목적과 무관한 국외여행이었음에도 정확한 출장 목적 및 일정을 확인하지 않고 ㅂ 상임이 사에게 출장비를 지급했고 ㅂ 상임이사는 출장 업무를 수행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징계사유를 밝혔다. 또한 많은 학우들이 궁금해 했던 상임이사가 사용한 돈의 출처는 학생들의 등록금과 관련된 교비회계가 아닌 재단 내에서 관리하는 법인회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상임이사는 자신의 지인을 학교 부설 수익업체 관리직으로 추천해 채용시킨 후 그 직원의 임금을 규정의 2배(1억 원)로 지급하게 했으며 유류비와 업무추진비 역시 한도를 초과할 정도로 지급하게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대학원 등록금인 2천 4백만 원을 부당하게 지원받았다가 이와 관련된 민원이 들어오자 등록금 일부를 반납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재정비리 사건
  이미 재단 내에서 마무리 돼
  이번 재정비리 사건에 대해 재단의 전상범 법인사무국장(이하 전 사무국장)은 “상임이사는 실제로 출장을 다녀온 것이 맞다”며 “출장 도중 개인적인 일정을 보낸 것이 문제가 돼 교육부 징계를 받은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이는 상임이사가 출장을 다녀온 뒤 작성해야 하는 출장복명서에 출장 일정을 상세히 기록하지 않아 생긴 일이고 이 외에 다른 건은 문제될 것이 없는 일이다”며 “출장복명서 작성이 미흡했던 것에 대해서는 상임이사 역시 잘못을 인정하고 자진해서 4천 5백만 원을 반납했다”고 말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2016년도 제 1차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보고안건 5번 ‘징계처분에 관한 결과 보고’가 존재한다. 회의록에는 “교육부 민원 실태 조사 결과 처분에 대해 최병완 전 사무국장에게는 ‘견책’의 징계처분과 인사조치가 이행됐으며 덕성여자대학교 공석규 과장에게는 ‘견책’의 징계처분이 이행됐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확인 결과 이는 재정비리와 관련된 징계가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 사무국장은 “관련 책임자들에 대해서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경징계를 내렸으며 상임이사에게 따로 징계가 내려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재단 측은 문제가 된 4천 5백만 원을 모두 회수했고 관련자 징계가 이뤄졌기 때문에 사건이 마무리됐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침묵하는 재단과 대학
  답답해 하는 학내 구성원들
  재정비리에 대해 언론보도가 나간 지난 12월 22일 이후 여러 학우들은 우리대학 자유게시판을 통해 재단과 대학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단과 대학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학우들의 관심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의 한 익명의 학우는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사건이 터져 학우들의 관심이 한풀 꺾인 상황인 것 같다”며 “재단과 대학이 하루빨리 공식 입장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총학생회도 입장 표명에 그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다”며 “학생대표기구로서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우리대학 사학과 한상권 교수(이하 한 교수)는 “재정비리가 사실이 아니라면 반박을 하고, 사실이라면 시인 후 사과를 하는 게 도리이다”며 “재단과 대학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것은 교육기관이 취할 태도가 아니며 학내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교수는 “공개사과, 원상회복, 그리고 재발방지책 마련이 모두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다”며 재단과 대학의 입장 표명이 시급하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실 확인과 해결은 개인의 힘으로 이뤄지기 힘들다"며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모아 재단과 대학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천세희(스페인어 4) 총학생회장은 “재단은 이번 사태에 대해 ‘상임이사의 역할을 넓게 해석했다’, ‘다른 법인도 이렇게 한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비리를 저지른 상임이사와 솜방망이 처벌로 보호해주는 법인을 규탄한다”고 전했다.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재단에 문제 제기를 하거나 혹은 사학비리 문제가 불거진 타 대학과의 연대를 통해 교육부에 문제 제기를 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중이다”면서도 “학내에 다양한 사인이 문제가 되다보니 아직 구체적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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