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제자로부터 반가운 이메일이 도착했다. 연락이 한동안 되지 않아 궁금했는데 오랫동안 마음속에 있던 꿈을 부모님이 다시 권해서 준비했는데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고…

  꿈!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단어이다.

  과거 학창시절에는 시험을 잘 보고 최고 등수가 나오면 마음속에 생각하는 목표를 대체로 이루는 시기였다. 그러나 요새 학생들은 초등학교부터 자기소개서를 생각하고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이력을 생각하며 스펙을 위해 다소 관심이 없는 분야라도 해외 탐방, 봉사 활동 혹은 각종 체험을 해야 하니 그야말로 자기소개서가 아니라 자기소설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학생은 부모에게 미래의 본인의 직업을 추천해달라고 하고 부모는 학생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꿈을 이루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 돼 버렸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미래에 가장 관심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런데 그런 일이 여러 개일 경우는 냉철하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여러개의 선택 중 가장 하고 싶고 이 일을 하지 않았을 때 후회가 될 것 같은 것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혹시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이 너무 허황하다고 생각하면 많은 사람과 상담을 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다수가 반대하더라도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준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 하지만 가족이 극구 반대하는 경우라면 투철한 의지와 추진력이 밑바탕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나 힘든 도전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학생은 그래도 행복한 것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경우는 특별히 하고 싶은 일은 없지만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꿈이 없으면 목표의식이 생길 수가 없어서 계획도 세우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꿈이 없다고 좌절하면 안 된다. 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꿈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

  그렇다면 꿈은 어떻게 만드는가? 저절로 가슴 속에 하고 싶은 꿈이 생기는 사람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꿈이 필요한 사람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일의 정보를 찾고 직접 관련 기관에 방문해서 멘토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꿈이 생기면 50%는 완성을 한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제목이 결정되면 반은 완성한 것과 같다. 그런 다음 꿈을 토대로 갖추어야 할 조건들을 기재하고 그 자격을 먼저 달성해야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조건이나 자격을 알아보지 않아서 큰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지원서에 공인 영어 점수가 필요한데 영어 시험을 미리 보지 않았거나 추천서나 석사학위가 필요한데 준비를 하지 않으면 서류전형에서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대학생활의 방학은 최고의 휴식 기간이자 꿈을 탐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매 학기 방학을 이용해 평소 관심있었던 아르바이트와 인턴에 도전하고 미래의 꿈과 연결하는 것은 보람찬 일이다. 특히 거의 모든 직장에서 기본으로 평가하는 영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꿈은 바뀔 수 있고 의지에 따라 직장도 바뀔 수 있다. 그러니 지금 현실과 타협해 나의 진정한 꿈에 도전할 수 없는 상황이라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있을지라도 조금만 견뎌내 보자.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면 반드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 실력이 연마되고 생각지도 않았던 누군가가 나를 도와주게 될 테니 말이다.

  어떤 학생들은 잠시 꿈을 잃고 방황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으므로 꼭 다시 꿈을 찾아 멋진 삶을 계획하기를 바란다. 꿈이 있는 삶은 항상 설렌다. 그리고 꿈이 있는 삶은 지금 당장 조그마한 실패가 있더라도 더 큰 꿈이 있으므로 참을 수 있고 다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게 해 준다.

  비록 그 꿈이 이뤄지지 못한들 어떠하겠는가? 꿈 근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한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노력하는 동안 실력이 연마됐을 나 자신에게 어깨를 토닥여 주면 그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절실하게 바라면 꿈이 이뤄진다는 것을 믿길 바란다.

한은영 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