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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의 순수했던 마음, 잃어버리지 않길 바라요
2016년 03월 28일 (월) 21:38:41 최한나 기자 hanna951108@duksung.ac.kr

   

“‘딸랑, 딸랑, 딸랑, 딸랑’ 뵈뵈의 방울소리에 소녀는 두 눈을 비볐어요. 두리번거리던 소녀는 그곳이 자신의 침대 위라는 걸 알았어요. 진짜 선물이 되었다 좋아하던 상자 속 선물들도, 호두까기 아저씨도, 선물을 배달하던 종이학도 보이지 않았어요. 모두 꿈이었을까요?…” 동화책 속 이야기일까? 아니다. 국내 최초로 스토리텔링 컬러링북을 시도한 송지혜 작가(이하 송 작가)의 세 번째 작품 <세상의 모든 선물> 속 이야기이다. 컬러링북을 통해 사람들에게 순수했던 동심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그녀를 만나봤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그리다
  송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화가를 꿈꿨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다른 무엇보다 딱 그림만 잘 그렸거든요(웃음). 당연히 화가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후 그녀는 대학에서 섬유예술과를 전공한다.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며 그림과 페인팅은 많이 접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좀 더 새로운 것을 배워보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섬유예술을 선택했죠. 작가로 활동하려면 자신만의 작품색깔이 뚜렷해야 하잖아요. 저는 섬유 분야를 그림과 접목해 저만의 색깔을 담고 싶었어요.” 이렇게 섬유예술을 공부한 그녀는 약 십 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나간다. “보통은 섬유예술과를 나와서 패션업계나 홈퍼니싱 회사를 많이 들어가요. 그렇지만 저는 작가를 꿈꿔왔기 때문에 작품 활동을 했죠.이때 섬유와 회화를 접목시킨 작품들을 만들었어요. 소재를 섬유로 사용한 것이지 어떻게 보면 하나의 그림이에요. 섬유와 회화를 통해 어른들의 동심을 살릴 수 있는 이미지를 그렸죠. 스스로도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그린다고 말했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송 작가는 그녀의 작품들이 컬러링과 잘 어울린다며 컬러링북을 내보라는 추천을 받는다. “제 작품 속의 동화적인 느낌들이 컬러링과 잘 맞을 것 같다고 보셨나 봐요. 또 책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잖아요. 근데 저는 작품 활동을 하며 그린 밑그림을 다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빠르게 컬러링북을 낼 수있는 상황이었죠. 이렇게 처음 컬러링북을 내게 됐는데 마침 이때가 한창 컬러링북이 유행할 때여서 첫 작품의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타이밍을 잘 맞춘 덕분인 것 같아요(웃음).”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살려
  컬러링북 유행에 대해 그녀는 “요즘 사람들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날로그적인 컬러링북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컬러링북은 향수를 느끼게 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살려주는 무언가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자기 손으로 직접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죠. 이미 만들어져 있는 도안에 색깔만 입히면 작품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해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만의 작품이잖아요.”

  이러한 열풍 속에서 단연 송 작가의 컬러링북은 최고 인기를 끈다. 작년에만 10만 부가 팔렸고 한국 출판 사상 해외 판권 수출 최고액을 경신하기도 했다. 송 작가의 컬러링북이 이토록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책은 단순 패턴이나 그림들로만 나열된 일반 컬러링북과는 다르게 동화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큰 의미
를 갖고 이야기가 있는 컬러링북을 만든 것은 아니었어요. 제가 컬러링북을 만들기 전에는 전시회를 열고 작품 활동을 하는 사람이었잖아요. 작품활동을 위해서는 저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 그림으로 그 이야기를 풀어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 컬러링 그림은 이야기가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어릴 적 기억들을 이야기로 만들었고 그걸
표출했던 작품들을 그대로 컬러링 북에 옮긴 거죠. 다른 컬러링북들과 다르게 이야기가 담겨있고 본인들이 그 이야기를 같이 완성해 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 것 같아요.”

  어릴 적의 상상, 컬러링북이 되다
  송 작가는 이러한 작품의 영감을 어디서 얻었을까.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어릴 적에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어요.” 이러한 성격 때문에 송 작가는 집에서 혼자 사물들을 관찰하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꾸며내곤 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 상상했던 것들이 지금 제 작품의 소재가 되는 거죠. 예를 들어 제 컬러링북 <시간의 정원>에는 뻐꾸기시계가 나오는데 어렸을 때 집에 진짜로 있었던 시계거든요. 어릴 적에 태엽을 감는 요정이 시계 속에 산다고 상상하곤 했죠. 그 때의 상상이 컬러링북으로 나오게 된 거예요. 내용은 유치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가벼운 이야기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이 때문인지 송 작가의 책에는 주로 소녀가 등장한다. “같은 풍경화라도 그냥 풍경화랑 소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풍경화는 느낌이 다르잖아요. 사람들이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어린아이의 눈으로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 했던 생각들이 어른이 된 후의 생각보다 결코 수준이 낮다고 보지 않거든요. 어른이 된 우리는 편견을 갖고 세상을 판단하지만 어릴 때는 편견도 없었고 백지의 상태에서 세상을 봤기 때문이죠. 어른들이 어릴 때의 순수한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고 계속 갖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런 것들을 그리게 됐어요. 또 어떻게 보면 컬러링북이 어릴 적에 했던 색칠공부와 같은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어른들의 마음에는 분명히 어릴 적에 대한 향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제 컬러링북 이야기를 온전히 제 이야기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누구나 그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그래서 사람들이 본인들의 이야기로 꾸밀 수 있도록 스토리를 열어놓고 싶어요.”

   
송지혜 작가는 컬러링북 <세상의 모든 선물>의 인세 전부를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송 작가는 “현재 2쇄 분의 인세를 모두 기부했고 곧 3쇄가 발행된다”고 전했다.

  컬러링북으로 하는 나눔과 축복
  송 작가는 현재 세 번째로 낸 컬러링북인 <세상의 모든 선물>의 인세 전부를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컬러링북 덕분에 처음으로 돈을 많이 벌면서 너무 많은 축복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걸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 ‘승일희망재단’과 인연이 닿아서 인세 전부를 기부할 목적으로 <세상의 모든 선
물>을 출간했어요.” 또한 그녀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컬러링 체험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출판사와 같이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경기도 구리마을 아이들에게 책을 선물하고 컬러링 수업도 진행했어요.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죠. 원래 미술을 시작할 때부터 재능이든 돈이든 사회에 나누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내 재능을 날 위해서가 아닌 세상을 위해서 써야 한다고 배웠고 저도 그걸 믿기 때문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편견에 맞서 꿈을 이루다
  그녀는 현재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아직은 컬러링북이 유행하고 있고 원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좀 더 컬러링 북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동화책을 내고 싶어요. 원래 해오던 작품 활동으로 돌아가서 좀 더 완성도 있는 동화책으로 독자들을 만날 생각이에요. 전시도 다시 하고 싶고 섬유 예술 활동을 계속할 계획도
있어요. 아직 젊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요(웃음).”

  마지막으로 송 작가는 덕성여대 학생들에게 “자신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취직해야 성공한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잖아요. 저 역시 막상 취직하지 않고 그림을 그려 먹고살려니 걱정이 됐었죠. 당장 내일부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부모님도 걱정을 하시니까 저 스스로도 많이 불안했어요. 혼자 활동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어려울 때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기 일을 해나가면 그 일을 할 수 있게끔 ‘우주가 돕는다’고 하나요? 정말로 그렇거든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하면 무조건 잘 될 거야’는 아니지만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른들의 틀에 자신을 맞추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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