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대학생일까, 책 못 읽는 대학생일까?
책 안 읽는 대학생일까, 책 못 읽는 대학생일까?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6.03.29 0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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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쌓기 과열화와 IT기기의 발전이 대학생 독서량 낮춘다

  만약 대학생들에게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나요?”라는 질문을 하면 ‘내가 근래에 책을 읽긴 읽었나?’라고 생각할 대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챙기랴 취업 스펙 쌓으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의 발전은 대학생과 독서 사이의 간극을 초래했다. 전공 서적과는 가깝지만 그 외의 책과는 점점 멀어져가는 대학생들에 대해 알아봤다.  


  점점 감소하는 대학생 독서량 지난 7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2015년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1인당 평균 7.4권의 책을 빌렸다고 밝혔다. 전년도 평균인 7.8권보다 줄었을뿐 아니라 2011년 이후 계속해서 대출 권수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작년 3월부터 올 해 2월까지 학우들의 도서 대출 권수를 조사한 결 과 1인당 평균 14권의 책을 빌린 것으로 확인돼 전 국의 대학생들과 비교했을 때보다는 높은 대출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대학 도서 대출권수 역시 매년 줄어들고 있다. 또한 한국교육학술 정보원의 ‘2015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백서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202만 명 가운데 지난 해 도서관에서 단 한 권도 책을 빌린 적이 없는 학생의 비율이 4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 서 평균치만 보고 대학생들 모두가 책을 읽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게다가 우리대학 학우들의 도서대출 권수는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99,350권에 서 85,961권으로 약 1만 4천권가량 매우 줄어들어 독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대학생 1인당 연간 대출 도서 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출처/한국교육학술정보원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독서량이 줄어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9세 이상 성인 남녀 5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9%가 스스로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34.6%가 ‘일 또는 학업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서’, 23.2%가 ‘책 읽기가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를 이유로 꼽았다. 조사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대학생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 주요원인으로는 학업이나 취업 준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이 나 컴퓨터와 같이 매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독서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독서에의 관심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

 
독서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와중에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독서 증진을 위해 여러 제도를 내놓고 있다. 구미대학교에서는 2013년도부터 ‘교양독서 장학금 제도’를 운해왔다. 이 제도는 학과별 지도교수가 지정한 5권 이내의 책을 학생들이 읽은 후 독후감을 제출하면 심사를 거쳐 장학금을 수여하는 제도이다. ‘교양독서 장학금 제도’는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장학금을 받을 기회도 주어지기 때문에 구미대학교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대전대학교의 경우 ‘마일리지 장학금 제도’를 운  중이다. 이 제도를 통해 대전대학교는 교내 도서관 도서대출 권수와 열람실 이용 실적을 마일리 지로 적립해 높은 점수를 얻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제도를 도입한 후 대전대학 교 도서관 도서대출 비율이 90% 이상 증가했고 도서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증폭됐다. 현재 우리대학 역시 높은 도서대출 비율을 보인 학우들에 게 장학금을 주는 ‘도서관 리베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이 과연 학우들의 독서율을 높일지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대학 박정은(중어중문 2) 학우(이하 박 학우)는 “학생들의 독서 습관을 장려하고 도서관 이용률을 제고하려는 목적 자체는 좋은 것 같지만 그 취지에 맞게 작용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독서를 하지 않고 대출만 하는 등 독서 장학금 제도를 악용할 수도 있 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책을 읽게 하도록 노력하는 것 자체가 조금 씁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여가시간에서 조차
  책과 멀어진 대학생들

 
우리대학 열람과 김무식 주임(이하 김 주임)은 “어떤 도서관이든 도서대출 권수가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그 현상의 주원인으로 꼽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이다”고 말했다. 이어 김 주임은 “학생들이 공강시간이나 여가시간에 독서를 하던 습관이 이제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대체돼 도서대출 권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대학생들은 학업이나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 에 필요한 시간 외의 여가시간에도 책 읽기를 기피하고 있다. 박 학우는 “책 한 권을 모두 읽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몰입하거 나 흥미를 느끼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그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접근성이 높고 쉽게 오락거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여가시간에도 독서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카르트가 한 말이다. 데카르트 외에도 많은 위인이 독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것만 보더라도 독서에는 엄청난 힘이 있음이 자명하다. 반면 자신의 능력을 당장 사람들에게 증명할 수 있는 토익점수나 자격증 따위의 가시적인 것이 과연 우리 내면의 깊이를 더해줄지는 의문이다. 통학하는 시간에, 혹은 핸드폰 게임을 하는 시간에 잠깐이라도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아주 잠깐의 작은 노력일지언정 그것이 당신에게 득이 될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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