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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덕후’입니다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집중력과 해박한 지식을 가진 그들
2016년 05월 10일 (화) 14:11:14 박소영 기자 thdud95512@duksung.ac.kr
  과거에 ‘오타쿠’ 혹은 ‘덕후’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뚱뚱한 외모를 가졌으며 이상한 말투를 쓰고 음지 문화를 즐기는 소심하고 음침한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는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해 그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사람’을 ‘덕후’라고 부른다. 더 이상 애니메이션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사회 여러 문화요소에 자리 잡은 ‘덕후’ 문화를 살펴보자.
  안경 쓴 뚱뚱한 외모
  오타쿠에 대한 고정관념

  ‘덕후’란 197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신조어 ‘오타 쿠(オタク)’의 한국식 발음인 ‘오덕후’를 줄여서 부 르는 말이다. 오타쿠라는 말은 어떤 분야에 마니 아 이상의 흥미를 갖고 있지만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서 처음 등장했다. 이후에도 덕후는 일본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사 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며 늘 그들을 야유하 거나 무시하는 듯한 어조를 갖고 있었다.

  실제로 만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 등장하는 덕후 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며 이상한 말투를 쓰 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이뿐만 아니라 덕후의 외모는 촌스러운 안경을 낀 뚱뚱한 사람으 로 묘사된다. 네이버 웹툰 <프리드로우>에 등장하 는 애니메이션 덕후 ‘동까(김동환)’ 역시 많은 사람 들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뚱뚱하고 안 경을 쓴 못생긴 외모로 묘사되며 일본 애니메이션 에 등장하는 말투를 따라하고 다른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네이버 웹툰 <프리드로우>에 나오는 ‘동까(김동환)’는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덕후의 표본이다. 안경을 쓰고 뚱뚱한 외모로 묘사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쓴다.

  사회 부적응 집단이 아닌
  뛰어난 지식을 가진 집단

  그러나 현재 덕후는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집 중력과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는 새로운 정 의를 가진다. 기존에 존재하던 덕후에 대한 부정 적이고 편협한 인식은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정의 가 등장하며 인식이 변화한 것이다. 인크루트에 서 9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인 중 자신이 덕후 기질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무려 84%에 이를 정도이다. 애니메이션 덕 후인 유봉현(남. 20) 씨(이하 애니 덕후 유 씨)는 “덕후들은 평소에 한 분야에 뛰어난 집중력을 보 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이 맡은 일에 집중을 잘 해서 일 처리가 빠른 경우가 많다”며 “사회성이 없 고 인간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고 말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자신의 덕질(자신이 좋아하 는 분야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 분야를 물어보는 질문에는 ‘만화, 애니메이션’이 2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영화, 드라마, 공연(17%)’, ‘게임(14%)’, ‘음악, 연 주(11%)’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 에 빠진 사람에게만 사용되던 ‘덕후’라는 말은 이 제 게임, 스포츠, 영화, 뮤지컬 등 대상을 한정하 지 않고 한 가지에 푹 빠진 사람을 일컫는 말로 사 용된다. 덕후들은 자신이 빠진 분야에 대한 사랑 이 넘쳐나며 자신이 가진 지식에 대해 큰 자부심 을 느낀다. 축구를 보기 위해 40일간 홀로 유럽여 행도 다녀올 정도로 축구를 사랑하는 우리대학 유 지연(여. 20) 학우(이하 축구 덕후 유 학우)는 “중 학생 때 우연히 보게 된 축구 경기에 등장한 전술 이 멋있어서 축구에 빠지게 됐다”며 “주변 사람들 이 축구에 관한 정보를 물어볼 때 덕후로서 큰 뿌 듯함이 든다”고 말했다.

  한 분야에 빠져 그 분야에 대해 최고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소개하는 MBC 예능프로그램 <능력 자들>에는 수많은 덕후들이 등장한다. 성우의 목 소리를 듣고 어떤 성우인지 척척 맞추는 성우 덕 후, 물건만 보고도 어떤 시장의 것인지 맞추는 시 장 덕후 등 이들 역시 자신이 가진 지식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덕후
  문화의 창조자가 되다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대인 들은 덕후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적 지식을 보유한 만큼 노력을 높이 산다’, ‘특정 분야의 소비 증진에 기여하는 만큼 경제적으로도 대우를 받아 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덕후들은 해당 분야에 있어서 전문적 지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와 관련된 직업을 가져 두드러진 활약을 보 이기도 한다. 실제로 드라마와 배우가 좋아 연예 부 기자가 된 사람도 있고 취미로 배운 요리로 프 렌치 펍을 차린 요리사도 있으며 커피를 덕질하다 커피 대회 심사위원이 된 사람도 있다.
   

  현대인들은 덕후를 새로운 소비문화를 탄생시 키는 주체로 보기도 한다. 스타벅스 덕후는 단순히 커피만 마시는 것이 아니라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물건들을 모으고 맥도날드의 어린이용 세 트메뉴인 ‘해피밀’ 장난감 덕후는 해피밀 세트를 먹으며 장난감을 모은다. 이처럼 기업들은 덕후들 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는 덕후들을 그 분야의 전문가로 여겨 그들로부터 얻은 아이디어로 다양 한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실제로 철도 덕후들은 철도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그 정보를 공유 하기 때문에 이들의 덕질을 바탕으로 철도 서비스 가 개선되기도 하며 때로는 철도 덕후들이 실제 철도회사의 직원으로 채용되기도 한다.

  덕후에 대한 경계 허물고
  서로의 취향 존중해야 해

  애니 덕후 유 씨는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이 덕 후라는 것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덕후 문화가 점차 양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 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예인 심형탁은 방송에서 자신이 도라에몽 덕후임을 밝히며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분야의 덕후 들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도움을 주 기도 하고 덕질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를 이끌어 나가기도 한다”며 덕후에 대한 시선이 좀 더 온화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인크루트 설문조사에서 ‘덕후들을 어떠한 시선 으로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1% 가 ‘취미도 본인이 좋아한다면 존중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답했다. 축구 덕후 유 학우는 “‘취존(취향 존중)’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 처럼 현대사회가 개개인의 덕질이 존중될 수 있는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와는 다 른 분위기를 보면 타인의 사생활을 존중하고자 하 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세 상 사람들 모두 자신이 좋아하고 열광하는 분야가 있는 ‘덕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덕후에 대한 편 견이 사라지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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