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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휴식의 공간을 넘어 재성의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홈퍼니싱
2016년 05월 23일 (월) 12:18:06 박소영 기자 thdud95512@duksung.ac.kr

  사람들이 자신의 삶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바로 ‘집’이다. 기존에 집은 휴식의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이제는 그 개념을 넘어서고 있다. 단순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집. 이렇게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며 개인이 직접 집을 꾸미는 것을 ‘홈퍼니싱’이라고 한다. 최근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홈퍼니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홈퍼니싱의 유행으로 나타난 다양한 문화 현상들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개성을 뽐내는 홈퍼니싱
  트랜드로 자리 잡다

  ‘홈퍼니싱’이란 ‘집’을 뜻하는 홈(home)과 ‘단장하는’이라는 뜻의 퍼니싱(furnishing)이 결합한 신조어이다. 이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간단한 가구를 통해 집을 꾸미는 소소한 인테리어부터 전문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벽지를 교체하거나 조명을 설치하는 등의 전문적인 인테리어까지 포함된다.

  홈퍼니싱은 사람들이 집 꾸미기에 대해 갖는 관심과 동경에 의해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예쁜 방, 혹은 SNS에 올라오는 사람들의 방을 보면서 ‘나도 저런 방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평소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다는 대학생 김혜민(여. 21) 씨(이하 김혜민 씨)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예쁘고 포근한 느낌의 집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다”며 “집 분위기에 따라 나의 생활 태도나 모습이 달라지는 것 같아서 내 로망에 가깝게 집을 꾸미는 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김 모(여. 22) 씨(이하 김 씨) 역시 “방에 너저분한 물건들이 늘어져 있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레고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채워져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내 공간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요리사도 플레이팅으로 평가받듯 내 공간이 깨끗하고 보기 좋으면 스스로 섬세하고 감각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만족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홈퍼니싱을 통해
  소중한 공간이 되는 집

  홈퍼니싱의 성장배경에는 1인 가구의 증가 역시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1인 가구로 독립한 사람들에게 개인적인 공간이 생기면서 그 공간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더 크게 나타나게 됐고 이에 따라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높은 집값에 부담을 느끼고 돈을 절약하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 본인의 집이 아닌 월셋집에 살고 있는 한 30대 부부 역시 이사를 하며 셀프 인테리어를 했다. 이들 부부는 “집값이 금값이라 자택을 갖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찮다”며 “현재 사는 집에서 얼마나 오래 살지 모르기 때문에 인테리어에 큰돈을 들이기엔 부담스러워 집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벽지와 전구 바닥 등을 스스로 갈았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돈을 아끼기 위해 셀프 인테리어를 하게 됐다”고 했지만 “막상 셀프 인테리어를 하고 나니 집이 우리 부부에게 더욱 소중한 공간인 것처럼 느껴져서 좋다”고 전했다.

  홈퍼니싱 유행으로 나타난
  우리사회의 새로운 모습

  이렇게 홈퍼니싱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쿡방(요리 방송)’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집방(집 꾸미기 방송)’이 새로운 방송 콘텐츠로 등장했다. 집방은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 하나인 집을 인테리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정보 전달과 재미 두 가지 요소를 충족시키는 예능방송이다.tvN의 <내방의 품격>, JTBC의 <헌집줄게 새집다오>가 대표적인 집방이다.
   
'집방'에서는 일반인들의 셀프 인테리어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tvN의 집방 <내방의 품격>에서는 반지하의 낡은 화장실을 멋지게 인테리어 한 사례가 소개됐다.
캡쳐/tvN <내방의 품격>

  <내방의 품격>의 경우 홈퍼니싱에 관심이 많거나 홈퍼니싱을 즐겨해온 일반인들이 출연해 자신의 집을 보여주고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팁을 전달하는 방송이다. <헌집줄게 새집다오>의 경우 인기 쿡방인 <냉장고를 부탁해>와 유사한 포맷으로 진행되며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의 집을 스튜디오에 재현해놓고 인테리어 대결을 펼친다. 이러한 방송은 대중들에게 인테리어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면서 홈퍼니싱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평소 홈퍼니싱에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정보가 부족했던 사람들에게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처럼 홈퍼니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가, 다양한 집방 예능의 탄생, 그리고 SNS에서의 다양한 홈퍼니싱 사례 공유는 많은 기업들이 홈퍼니싱 브랜드를 만들어 내도록 했다. 대표적인 SPA 브랜드 H&M과 자라는 2014년 말 국내에 홈퍼니싱 매장을 열었다. 또한 모던하우스, 자주, 이케아, 무지 등의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작년 홈퍼니싱 브랜드의 판매고는 12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주로 가구를 판매하는 기존의 인테리어 브랜드들과 달리 최근 등장한 홈퍼니싱 브랜드들은 작은 인테리어 소품부터 저렴한 조립식 가구를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홈퍼니싱 문화의 주축이라고 볼 수 있는 20대들이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김혜민 씨는 “홈퍼니싱에 관심이 많더라도 월세로 사는 20대들은 집주인의 허락을 받기 힘들어서 셀프 인테리어를 하기 어려운 현실이다”며 “못 하나를 박는 것도 눈치가 보이기 때문에 방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토했다. 김 씨 역시 “마음에는 가구나 소품이 있는 디자이너 편집숍은 너무 비싸다”며 “대학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자유롭게 홈퍼니싱을 하기에는 재정적인 문제가 걸린다”고 말했다. 또한 “내 맘대로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겨우 내 방뿐이다”며 “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 아직은 너무 작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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