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 있으면 소개시켜줘 - 서울 국제 대학영화제 VS 전주 국제 영화제
좋은 영화 있으면 소개시켜줘 - 서울 국제 대학영화제 VS 전주 국제 영화제
  • 김민정, 박선미 기자
  • 승인 2004.05.10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국제 대학영화제
 최다 관객 천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사랑은 그 열정이 대단한 편이다. 또한 부산 국제 영화제를 비롯한 국내 몇몇 영화제는 이미 명실공의 한 국제영화제로 발돋음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대학에 영화학과 수가 가장 많다고 하니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세계화나 거장 감독의 탄생은 그리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닌 듯하다. 이 열정을 밑바탕으로 지난 1일 또 하나의 국제 영화제가 탄생하였다. 바로 제 1회 서울국제대학영화제가 그것. 올해 처음 열린 서울-신촌 아트페스티벌의 부분으로 기획된 서울국제대학영화제는 미디어 아트 전시와 신촌거리 예술제, 국제 학술 심포지엄과 함께 1일부터 8일까지 7일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번 영화제는 여느 영화제와는 달리 화려한 레드카펫이나 국내외의 유명 스타, 감독들의 등장도 없었지만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열리는 대학인의 축제인 만큼 전체적으로 참신하고도 신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개막식의 축하 공연이었던 스페인 출신의 행위 예술가 마르셸 리의 디지털 퍼포먼스 ‘EPIZO, AFASIA’(에피조 아파지아)는 기계적 퍼포먼스와 로봇을 이용하면서 인간의 신체와 결합시켜 관객과의 상호작용성을 탐구하는 등 창의적 내용으로 영화제의 분위기를 한껏 복 돋았다. 개막작으로는 2004년 아카데미 영화제 단편부문 우수상 수상작인 애니메이션 ‘하비 크럼펫’과 세계 우수의 단편영화제에서 초청되었던 ‘호흡법 제 2장’이 상영되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공모된 8개국 대학생들의 167의 작품들 중 본선에 오른 31개의 작품이 연세대학교 위당관, 공학관을 비롯하여 씨네플러스 녹색과 창천교회에서 각각 주제별로 선보였다. 또한 로만플로스키 감독과 같은 거장들의 영화학교 시절작품들 및 세계우수 단편 영화들이 상영되기도 하였다.
 요즘 세대들은 영상 문화를 단순히 보고 즐기는데 그치기보다는 자신의 삶이나 일상과 연결시켜 직접 제작하는 생산자, 즉 문화의 주체가 되길 바란다. 어느새 우리사회에서 필수품이 되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의 열풍에서 보여지듯 미디어 세대로 규정지어지는 젊은 세대에게 영화·영상 산업은 가장 흥미롭고도 도전이 필요한, 개척하고 싶은 분야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영화제가 갖는 의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를 시발점으로 서울 국제대학영화제가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함은 물론 매년 참신하고도 알찬 내용과 기획으로 역량있는 젊은 대학생들의 꿈과 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되길 기대해 본다.
김민정 기자

 

 비주류 영화들의 새로운 가능성 제 5회 전주 국제 영화제
 주류영화를 비롯하여 독립영화, 단편영화, 애니매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까지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축제의 장인 ‘제 5회, 2004 전국국제영화제’가 4월 23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렸다. 이번 영화제는 ‘메인 프로그램’, ‘섹션 2004’, ‘필름 앤디지랩’, 세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었다. ‘메인 프로그램’에서는 독립영화의 정신이 반영된 인디 비전의 영화와 디지털 영화가 상영되었으며,’섹션 2004’에서는 한국영화를 포함하여 단편영화, 다큐멘터리, 쿠바영화, 이미지 꼴라주, 애니매이션 등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또한 ‘필름 앤 디지랩’에서는 영화보다 낯선, 디지털 삼인삼색, 디지털 필름 워크숍, 지프 마인드2004라는 주제로 총 79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특히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작품은 개막작인 민병국 감독의 ‘가능한 변화들’이었다. 30대 남자인 문호와 종규의 각기 다른 연애담을 그린 ‘가능한 변화들’은 민병국 감독의 첫 장편작품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스타의 등장이나 화려한 스케일이 없어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하지만 ‘변화를 말하기 보다는 그냥 그 가능성을 바라보고 싶었다’는 기획의도에서 엿볼수 있듯이 이 영화는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느끼게 해준다.
 이 영화는 오랜 친구사이인 문호와 종규가 자살바위로 함께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문호는 아내 외에 채팅으로 알게 된 여자가 있고, 종규는 대학시절 사랑했던 첫사랑이 있다. 이들의 각기 다른 연애담이 회상처럼 펼쳐지는 이 영화는 결혼과 불륜, 도덕과 부도덕, 쾌락과 불쾌, 삶과 죽음으로 딱히 경계 지어지지 않는 우리 삶의 모호함을 다루고 있다.
 이렇게 우리의 시선 밖에 놓여 있던 새로운 영화를 소개하는데 목적을 두었다는 전주국제영화제는 말 그대로 주류영화를 포함하여 단편, 다큐멘터리 등 비주류영화를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 그야말로 신선함에 물씬 취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영화 기획이나 선정, 섹션의 구성에 있어서는 완성도가 높았으나 영화제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침체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축제의 분위기로 흠뻑 젖어있을 줄로만 알았던 ‘영화의 거리’는 토요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거리’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영화에 대해 좀 더 알고, 느끼고, 생각 할 수 있는 기회가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번 영화제에서 거리마임, 인간조각 등과 같은 이벤트를 개최하긴 했지만 극히 일부 시간에만 국한된 이벤트였으며 사람들의 관심이나 호응도를 이끌어내기에 이벤트의 시간이나 내용면에 있어서 부족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개막작 ‘가능한 변화들’이라는 제목처럼 아직 변화의 가능성은 다분하다. 이번의 부족함을 발판삼아 ‘제 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볼거리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선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