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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피임법
본인에게 맞는 피임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
2016년 06월 07일 (화) 16:47:16 정주희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 -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일정 시기가 되면 자연스레 종족 보존을 위해 힘쓰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법의 규제와 사회적인 환경에 의해 통제되는 면이 없지 않다.

  어릴 적 받았던 성교육을 생각해보면 성문화는 ‘결혼하면 다 알게 되는’, ‘지금은 몰라도 되는’ 성스럽고 비밀스러운 이미지였다. 성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던 과거에 비한다면 지금 성교육은 개방적인 성문화 인식과 더불어 각종 콘텐츠를 활용해 구체화돼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식적인 면과 인식하고 실천하는 면에서 차이가 있어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제대로 알고 활용해 자신을 몸을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중 하나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인 피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성관계는 자연스런 일이겠지만 시기나 여러 이유로 임신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혹은 성범죄에 피해를 입어 본의 아니게 일어날 수 있는 임신을 예방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여성이 할 수 있는 적절한 피임법은 무엇이 있을까?

  호르몬 조절 원리를
  이해하면 피임할 수 있어
  임신은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수정이 되고 여성의 자궁에 착상이 되었을 때를 말하므로 피임은 이를 회피할 수 있으면 된다. 즉 남성과 여성이 할 수 있는 피임 방법이 각각 존재한다. 그런데 언론 매체들이 조사한 설문 결과들을 보면 콘돔과 질외사정을 통한 남성 위주의 피임 방법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피임 방법들을 보면 여성이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활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성은 다음 세대를 잉태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짐과 함께 이를 위해 호르몬이 복잡하게 조절되고 있다. 따라서 호르몬의 조절 원리를 이해하면 피임이 가능하다. 첫 번째로 자연피임법을 들 수 있다. 난자가 배출되는 시기(배란기)에 정자와의 만남을 피하게 하는 방법으로 본인의 월경 주기를 알고 있으면 가능하다. 특별한 피임 기구나 약의 복용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서 좋으나 월경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이라면 피임 성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정자의 수명은 평균 약 3일이고 난자의 수명은 평균 24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으므로 배란이 되기 5일 전부터 예정 배란일 후 2일까지가 임신 가능 시간으로 보고 성관계를 피해야 하는 기간은 다음 월경 예정일 전날부터 거꾸로 세어 12일-19일이 된다.

   


  경구피임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두 번째는 경구피임제이다. 경구피임제는 생리주기를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포함돼 있다. 경구피임제는 1960년 미국에서 처음 판매된 이후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성분과 함량이 변화를 거치면서 지금까지 개발된 종류에 따라 4세대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 주로 복용되는 것은 2, 3세대 피임약으로 약국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고 최근 개발된 4세대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처방전이 필요하다. 경구피임제는 하루에 한 알을 동일한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만일 잊었다면 12시간 이내에 1알을 복용하도록 한다. 일반적으로는 21일간 복용하고 7일간 쉬게 된다. 그 사이 생리가 있게 되고 생리가 끝나지 않았더라도 8일째가 되는 날부터 경구피임제를 다시 복용하기 시작하면 된다. 일부 경구피임제(야즈)의 경우는 28알이 들어있어 휴약 기간 없이 하루에 한 알씩 복용하는 상품도 있다.

  경구피임제 복용은 자연피임법에 비해 피임 성공률이 높은 방법이지만 약 복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사용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국가별 경구피임제의 사용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 설문 조사 결과(조사: 소셜데이팅 이음)에서는 남자친구가 피임약을 먹으라고 권한다면 ‘헤어지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같이 경구피임제에 대한 부정적 요인에는 지속적인 복용이 필요한 만큼 약물의 부작용과 장기 복용 이 후 임신이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주된 이유로 알려져 있다. 올바른 이해를 위해 설명을 하자면 메스꺼움, 두통 등 임신 초기 때와 비슷한 현상은 호르몬 변화에 대한 적응 과정 중에 나타나는 것으로 불편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으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복용 중 대부분 사라진다. 드물지만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유방통증, 출혈, 부종 등이 심하다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그 외에 주로 호소하는 증상이 위장장애인데 이 경우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에스트로겐 역할)의 성분 함량이 낮은 3세대 경구피임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3세대 경구피임제를 사용해도 위장장애가 있다거나 여드름이 심한 경우, 살이 찌는 경우라면 4세대 경구피임제 사용으로 이러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4세대 경구피임제의 한 종류인 드로스피레논 함유 제제의 경우는 월경전증후(premenstrualSyndrome, PMS)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월경 전 감정 변화(예민, 우울 등), 피로, 부종, 유방통, 집중력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장기 복용을 하면 임신이 안 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정보로 경구피임제의 복용 여부나 장기 사용에 따른 임신 확률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됐다.

   


  여성이 할 수 있는
  다양한 피임법들
  세 번째는 점착식 피임약으로 원리는 경구피임제와 동일하나 먹지 않고 패치 형태로 파스를 붙이듯 엉덩이나 배에 1주일에 1장씩 붙이고, 4주차는 쉬는 방법이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경구피임제에 비하면 편리하지만 샤워나 땀 흘림 등으로 부착한 패치제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네 번째는 질 삽입식 피임약(누바링)이다. 가는 링 모양으로 생겼으며 질 내에 3주간 삽입해 두면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어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다른 호르몬 제제와 마찬가지로 1주 동안 휴식기를 가지면 된다.

  다섯 번째는 피하이식용 피임약(임플라논)이다. 성냥개비 모양의 튜브로 상완부 안쪽 피부 아래에 이식하면 지속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돼 피임이 가능한 형태이다. 한 번 삽입으로 3년간 효과가 지속돼 매일 혹은 매주 챙겨야 하는 다른 종류의 피임약에 비해 편리하다. 단지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병원에 가서 이식과 제거를 할 필요가 있다.

  여섯 번째로는 자궁 내 장치이다. 2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미레나’와 ‘구리루프’로 구별된다. 미레나는 호르몬 함유하고 있어 자궁 내에 삽입하면 지속적으로 호르몬이 분비돼 피임이 가능한 형태이다. 한 번 삽입으로 최대 5년간 지속 효과를 볼 수 있다. 구리루프는 미레나와 달리 호르몬 조절 형태가 아닌 구리 장치에서 발생하는 금속이온으로 국소적 염증 반응을 일으켜 착상을 방해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도 3-5년간 피임효과를 지속할 수 있다. 두 형태 모두 T자 형이며 임플라논과 마찬가지로 병원에서의 시술이 필요하다. 또한 자궁 내에 삽입하므로 초기 이물감이나 불규칙한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로 분만 경험이 있는 여성이 사용한다.

  마지막으로 여성형 콘돔인 페미돔이 있다. 국내에서는 구매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그 외에 사후피임제로 긴급 대처가 필요한 경우에 사용되는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피임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며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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