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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돋보기] 여성은 ‘불안’하다
2016년 06월 07일 (화) 17:04:17 손정아 수습기자, 최정민 수습기자 sja5323@naver.com, chlwjdals98@
  “집에 들어가면 문자해”, “조심해서 들어가.” 여자들이 밤에 헤어질 때면 흔히 하는 말들이다. 여성들은 왜 이런 말을 하게 됐을까? 그동안 ‘여자가 밤길을 거닐면 위험하다’는 인식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 들여왔던 것은 아닐까?

  사실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감과 사회 속 여성을 향한 혐오적 시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여성에게 족쇄를 채운다. 남아선호사상부터 ○○녀, 맘충,김여사와 같은 단어들에는 아주 옛날부터 지속돼 온 여성에 대한 혐오가 여실히 담겨 있다. 또한 여성들은 사회에 나가서도 유리천장과 같은 방해물로 자아 실현의 기회를 박탈당하며 아무리 노력해도 남성을 넘을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하기도 한다.

  여성 혐오 논란에 본격적으로 불씨를 지핀 것은 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이다. 피해 여성은 강남역 인근 노래방 화장실에서 어깨와 가슴 등을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피의자 남성은 “사회생활을 하며 여성들이 자신을 무시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피의자가 아무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과 피해 여성이 나타나기 전에 마주쳤던 6명의 남성은 범행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을 봤을 때 이 사건은 단순히 묻지마 범죄라기보다는 여성 혐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시민들이 여성혐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일례로 많은 시민이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추모 포스트잇 붙이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피해자를 추모하고 여성 혐오에 물든 사회를 비판하기도 했다.
   
하얀 리본 달기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여성 혐오는 단순히 여성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여성 혐오에는 ‘여성은 이성적이지 못하고 감성적이라서 정치를 하면 안 된다’와 같이 여성에 대한 비논리적인 편견과 여성을 남성과 동일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 인식이 내포돼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시민 작가는 “여성들이 왜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에 대한 자발적이고 집단적인 분노를 표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이는 과거부터 적용돼 온 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성들이 여성으로 살면서 많은 차별과 억압을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사회에서 여성은 실로 많은 위험에 놓여 있다. 짧은 옷을 입으면 성희롱을 당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가면 몰래카메라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부터 한다. 심지어는 범죄의 원인이 여성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성폭행 범죄 피해 여성에게 ‘왜 짧은 옷을 입었냐’,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면 위험한 것을 모르느냐’며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객관적인 판단에서 이뤄지는 비판은 듣는 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지는 비난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다. 여성은 현재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현대 사회에 깊이 스며있던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는 그러한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적 통념이 그러하니 여자들이 조심해야 한다’처럼 우리가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생각이 혹시 여성 혐오적 인식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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