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네 번째 ‘S’
[학생칼럼] 네 번째 ‘S’
  • 강소현(정치외교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6.09.1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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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한국은 3S인 ‘Sex(섹스)·Screen(영화)·Sport(스포츠)’ 외에 또 하나의 S인 ‘Study(학업)’에 빠져 세상을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살아가고 있다. 3S 정책에 실패했던 전두환 정부 때와 달리 우리는 예고 없이 맞이한 네 번째 S에 완벽히 빠져들어 우리가 하는 행동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상실했다. 단지 당시와 차이가 있다면 우리가 그러한 S를 스스로 만들었는지, 무언가에 의해 유도된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분명한 건 우리는 이 S에 의해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는 것도 벅차, 그 외 것들, 가령 왜 내가 이것을 해야 하는지 혹은 어떤 것을 하는 게 나에게 좋을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생각하길 포기했다.

  지난 7월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매우 진부한 질문을 던졌었다. “너희 공부는 왜 하니?” 어쩌면 예상했던 그리고 강연을 진행하기 위해 꼭 필요했던 대답이 나왔다. “대학 가려고요.” 그리고 이어지는 말이 “그 이후의 일은 일단 대학을 가고 생각할 것이다”였다. 어쩌다 우리는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하게 됐을까. 주객이 전도된 이상한 상황에 관해 모두가 공부하며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었을 법한 질문이다. 그러나 수학 문제조차 생각하기 싫어 모든 유형을 암기해버리는 아이들에게 이 문제를 곱씹어볼 것이라 기대하긴 힘들다. 야간 자율학습을 금하고 모든 학원은 11시 전까지만 운영하게 하는 등 학업 과열 사태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들이 이뤄져왔다. 그럼에도 변화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면 이는 비단 정책의 문제뿐만이 아닌 이미 정책으로도 바꿀 수 없는 ‘고착화’된 교육환경의 문제라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육환경을 가진 한국에 미래는 없다. 암기만 하면 풀리던 문제들만 있는 학교와 달리 사회에는 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보다도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이에 많은 대학생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사회적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단체 ‘Creators coloring’, 청소년들이 꿈에 관해 생각해 볼 자리를 만들어주는 청년 기업 ‘담넘어’ 등 많은 대학생들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다.

  입시에서 막 벗어나 교육환경을 잘 알고 조금은 여유를 가지게 된 대학생만큼 대한민국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적절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고착화된 교육환경을 바꾸기엔 아직 부족하다. 그렇지만 분명 이 사회를 바꾸려는 한 명의 대학생으로부터 여러 청소년들이 잠시나마 학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들을 맛보고 있다. 청소년들의 언니, 오빠, 형, 누나로서 대학생이 이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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