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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나
2016년 09월 20일 (화) 20:00:03 김유빈 기자 sallykim6306@naver.com

  브렉시트란 ‘영국(Britain)’과 ‘탈출(exit)’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이하 EU) 탈퇴를 말한다. 지난 6월 23일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 찬반투표 결과 찬성 52%의 결과로 브렉시트가 확정돼 영국은 EU를 떠나게 됐다. 그렇다면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대학 김성진 교수(정치외교)를 만나 궁금점을 해소해봤다.



  영국이 EU 탈퇴를 주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영국은 처음부터 EU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적이 별로 없다. EU에는 어떠한 사안에 대해 모든나라가 합의하더라도 원하지 않는 국가는 합의하지 않을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제도가 있는데 영국은 주요 사안에 대해서 빈번하게 옵트아웃을 해왔다. 또 영국은 자국이 EU에 부담한 재정분담금을 회수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프랑스와 독일이 배려해 영국은 재정분담금을 다시 가져갈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 EU를 탈퇴하게 된 이유는 ‘난민 이주 문제’로 인해 자국 내 EU 잔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난민 문제가 불거진 배경은 무엇인가?
 
2000년에 신자유주의 경쟁이 팽배해지면서 프랑스, 독일, 스웨덴,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사회제도를 개편하기 시작했다. 이때 노동에 관한 제도들도 개편되면서 고용주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실업자가 늘어났고 국가들은 보완책으로 실업자들을 위한 제도 또한 많이 만들었다. 실제로 스웨덴은 실업자들에게 기업이 낸 실업자기금으로 월급의 80% 이상을 지급하며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마련했고, 프랑스와 독일도 실업자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그러나 영국은 실업수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영국에서는 ‘스스로 알아서 살아야 한다’는 발상이 기본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은 실업수당을 곧바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실업자가 어떻게 해서든 근로를 하고 그 소득을 신고하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나머지 금액을 채워주는 방향으로 복지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영국 내에서 일자리가 굉장히 중요해졌고 ‘일자리 폭탄’이라고 할 정도로 저임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났다. 단기고용을 허용하고 고용과 해고에 제약을 두지도 않았다.

  이런 저임금 일자리는 이주자들에게 아주 알맞은 일자리였다. 아무런 지식을 요구하지 않으며 심지어 영어를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단순 노동만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국의 구조는 다수의 난민을 비롯한 이주노동자가 유입될 수   있는 유인책이 되기도 했다. 또한 당시 집권당이던 노동당이 ‘이주노동자가 영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여론을 일으키며 영국으로의 이주를 대폭 허용했다. 그래서 당시 영국에는 외국인 거주민 수가 거의 500만 명에 달하게 됐다. 5년 새 20% 이상, 100만 명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작년 9월 영국의 각 도시에서는 난민 퇴거 정책에 반발하는 수백 명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출처/노동자연대 홈페이지


  이주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생긴 문제는 무엇인가?
  이주노동자가 잉글랜드 남쪽 지역에 특히 집중되자 그 지역에서 문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청년실업이 생기기도 하고 저임금 일자리에 경쟁이 붙어서 임금이 더 저렴해지는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앞서 말했다시피 영국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실업수당을 받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업자인 젊은 영국의 청년들이 힘들어졌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노동당 역시 2005년부터 이주노동자와 관련된 정책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10년에 보수당이 집권하면서 이주노동자를 막기 위한 정책이 강화됐다.

  영국 시민 중 대다수는 이주노동자를 반대한다. 그러나 적은 임금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어 불법 이주자를 고용하기도 했다. 그러자 영국 정부는 시민들이 불법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하지 못하게 규제책을 만들어냈다. 불법 이주 단속 경찰을 만들어 불시검문을 강화하고 신고가 들어온 가게에 급습해 불법 이주자들을 퇴거시켰다. 불법 이주자 고용에 대한 벌금 역시 대폭 인상했다. 또 정부가 나서서 ‘잡혀서 돌아갈래 자발적으로 돌아갈래’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광고를 실기 시작했다. 영국에 불법으로 들어왔다가 잡힐 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다. 어찌 보면 비인도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불법 이주자 중 가장 큰 문제대상은 유학생이다. 조사해본 결과, 이주노동자는 일정 기간 돈을 번 후 고국으로 돌아가곤 했지만 유학생은 퇴거 비율이 가장 낮았다. 영국 정부는 유학생을 줄이기 위해 유학생 비자를 발급하는 기관을 3천여 개나 없애고 무려 10년 동안 ‘영국은 유학생이 필요 없다’며 대놓고 주장한다. 물론 대학의 입장은 다르다.

  정치적인 시각에서는 이주자들을 어떻게 보나?
  현재 영국 내에서 노동당은 이주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인 통합을 중시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이주자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극우당은 이주자를 완전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극우당은 이주자들이 ‘영국다움(Britishness)’을 해칠 뿐만 아니라 실업 문제, 사회복지 문제, 주택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극우당은 브렉시트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보수당은 중간에 서서 EU 잔류는 해야 하지만 이주민들은 통제하겠다는 묘한 입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주자 문제가 브렉시트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가?
  현재 EU에는 난민에 대한 정책이 13개 정도 존재하는데 영국은 그 중 약 3개를 제외하고는 옵트아웃을 했다. 즉 영국은 실제로 EU에 속해 있어도 난민에 대한 EU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다만 EU 국가 간에는 자유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유럽 땅에 한번 발을 들이면 EU 시민과 난민을 일일이 조사하기 힘들다는 단점 때문에 영국으로 유입되는 난민을 막을 수가 없다.

  물론 EU가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EU 정부는 국민과 거리가 멀어서 실질적인 민주적 통치가 힘든 실정이며 EU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부패 문제도 있다. 또 EU 내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영국 시민의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여론에 반(反) 이주 정서를 끼워 넣어 마치 하나의 문제인 것처럼 결합해 브렉시트 여론이 나온 것이다. 시리아 난민 문제가 불러온 반 이주 정서도 브렉시트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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