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추석 명절, 누구를 위한 한가위인가
[학생칼럼] 추석 명절, 누구를 위한 한가위인가
  • 배예나(디지컬미디어 3)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6.09.26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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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대명절이라 불리는 ‘추석’이 낀 5일간의 황금연휴를 마치고 일상으로 회귀했다. 명절이란 사전적 의미로 ‘해마다 일정하게 지켜 즐기거나 기념하는 때’를 뜻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명절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중국에는 춘절(1월 1일)과 중추절(8월 15일)이 있고, 일본에는 오봉절(8월 15일)이 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을 보내고, 러시아에서는 한국의 추석과 유사한 성드미트리 토요일(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이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명절은 가까운 친척들끼리 모여 만찬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특별한 날이다. 우리나라의 명절은 혈족이지만 각자 살기 바빠 소홀했던 친인척이 모일 수 있는 유일한 만남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제사상 한껏 차려 놓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정을 나누는 날이기도 하며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공식적으로 지정된 휴일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명절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속속들이 늘어나고 있다. 언론에서도 명절 스트레스와 관련한 보도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인터넷 뉴스에서는 우중충한 기사들만 난무한다. SNS나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명절날 잔소리를 하고 싶을 시에 돈을 지불하고 하라는 ‘명절 잔소리 메뉴판’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사상을 차리는 건 항상 며느리의 몫, 더 나아가서 여자들의 몫이며 전통과 예를 중시하는 집안일수록 그 분위기를 거스르기 힘들어진다. ‘화목한 명절’은 옛말인 듯하다. 명절 때마다 듣게 되는 잔소리와 어른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파기까지 한다. ‘학교는 어디 갔니?’, ‘취업 준비는 잘 되고 있니?’, ‘결혼은 언제할 거니?’ 등의 사소한 질문조차도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그 때문에 ‘명절 스트레스’, ‘명절 증후군’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할머니를 뵙기 위해 고향에 내려가 핏줄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오순도순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도 먹고 근황도 나누고 이런 저런 얘기하며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못다 한 정을 나누던 따뜻한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언제부터 가족 간에도 이해타산을 따지며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본인 몫 챙기고 본인 인생 살기에 급급해 인간적인 면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만 주고받는 존재로 전락해 버렸을까. 도대체 누구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제사상을 차리는 등의 궂은일을 해야 하는 것이며 간신히 모인 자리에서 불쾌한 말들이 오가는 것일까. 우리는 명절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핏줄을 나눈 가족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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