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비주류를 찾아서, 대학신문
우리사회의 비주류를 찾아서, 대학신문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6.09.2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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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에 찾아온 위기

 



80년대 대학교 학과 사무실은 자신의 이름으로 발송된 대학신문을 찾으러 온 학생들로 붐볐다. 당시 학생들은 대학신문이 나오면 자신이 좋아하는 이성의 학교 학과 사무실로 대학신문과 함께 편지를 보내 마음을 표현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각 대학의 대학신문이 마음을 표현하는 일종의 연애편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대학신문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 대학신문은 대학사회에서 소외받게 됐을까? 이제는 비주류가 돼버린 대학신문의 현주소를 살펴보자.



  대학신문에 찾아온 위기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신문은 1912년 숭실대학교에서 창간한 <숭대시보>이며 1945년 8.15 광복 이후 대학신문이 본격적으로 창간되기 시작했다. 이후 민주화 운동 시기인 80년대는 대학신문의 전성기로 97개의 4년제 대학 중 무려 87개의 대학이 대학신문을 발행했다. 당시 사람들이 줄을 서서 신문을 받아가기도 할 만큼 대학신문은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대학신문은 위기를 겪고 있다. 신문 구독자는 대폭 줄고 영향력도 낮아졌다. 미디어의 발전은 대학신문에 위기가 찾아온 이유 중 하나다. 대중은 이제 종이신문이 아닌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매체를 통해 신문을 접하고 있다. 특히 주간 발행이나 격주간 발행이 대다수인 대학신문은 정보의 전달이 더 느리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또 재정적인 문제에 부딪혀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학신문도 있다. 대학신문 구독료가 자율일 경우 무관심이 재정적인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연세춘추의 최명훈 편집장(이하 최 편집장)은 “대학신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며 연세춘추의 학생 구독료 역시 등록금에 포함되지 않고 자율경비 납부금으로 바뀌었다”며 “바뀐 이후 대학본부의 재정 지원 또한 급격히 줄면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최 편집장은 “재정난이 찾아오며 취재의 질도 떨어지고 기자들에 대한 처우도 열악해져 신문 발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대학에도 찾아온
  피할 수 없는 위기
  지난 649호, 덕성여대신문사는 덕성여자대학교 학우 341명을 대상으로 덕성여대신문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한 학기에 3회부터 7회 정도로 꾸준히 덕성여대신문을 읽는 학우의 비율은 총 18%정도에 그쳤다. 또 덕성여대신문이 대학언론으로서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에 ‘잘 모르겠다’고 답한 학우는 78%에 달했다.

  이처럼 구독자의 수가 적은 덕성여대신문은 신문의 기능을 하기보다는 비가 올 때 우산으로 쓰이거나 정수기물 받침으로 쓰이는 경우가 잦다. 작년 5월 우리대학에서 열린 ‘낮잠자기대회’에서는 참가자가 덕성여대신문을 얼굴가리개로 쓴 것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덕성여대신문사 박소영 편집장(이하 박 편집장)은 “어느 날 배포대에 신문이 없어서 웬일인가 싶었는데 그 전날 비가 와서 없다는 걸 깨닫고 씁쓸해진 적이 있다”며 “신문 구독자가 적다보니 늘 신문이 남아서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를 너무나도 자주 본다”고 말했다.

▲ 신문이 발행된 지 2주가량 지났으나 덕성여대신문사의 배포대에는 여전히 많은 양의 신문이 남아있다. 사진/김유빈 기자


  신문을 읽지 않는 독자에
  악순환은 계속된다?
  신문 구독자가 줄어든 만큼 신문사 기자의 수도 줄어들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신문사는 인력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는 신문의 질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박 편집장은 “현재 덕성여대신문사도 인력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며 “기자 한 명당 써야하는 기사의 양이 많아 마감에 쫓겨 겨우 신문을 발행하는 일이 다반사다”며 신문사의 어려운 실정을 밝혔다.

  최근 대학신문의 기자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을 잃었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서울여대학보사 이슬기 편집장은 “대학신문사의 기자들 중 대학언론에 대한 고민과 기자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이 예전만큼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여건조차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자들을 탓할 수도 없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최 편집장은 “기자들이 써야하는 기사가 아닌 쓰고 싶은 기사만 쓰다보면 신문과 독자가 분리된다”며 “신문을 발행하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대학신문에 대한 반성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어 최 편집장은 “끝까지 독자와의 소통을 저버리지 않고 노력해야 대학언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잘 쓴 기사라면 어떻게든 읽히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

  변화가 필요한 우리
  어떻게 변해야 할까?
  많은 대학신문이 독자를 끌어 모으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덕성여대신문도 지난 학기까지 ‘덕기자가 묻는다’ 투표 판을 들고 교내를 돌아다니며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하고 홍보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다.

  색다른 변화를 추구하는 대학도 있다. 대학신문과 방송국이 합쳐진 성공회대학교 미디어센터는 읽기 편한 잡지 형태로 신문을 발행한다. 더불어 학내사안을 영상으로 만들어 내보낸다. 성공회대 미디어센터 송다혜 편집장은 “미디어센터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보도기사, 카드뉴스, 보도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식을 전하고 있다”며 “유튜브 등의 인터넷 매체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춘추는 2013년부터 기존의 연세춘추에 재미를 더하는 매거진인 ‘zip’을 창간했다. 최 편집장은 “매거진의 기사가 학우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사다 보니 반응이 좋은 편이다”며 “학우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직접 다루는 매체인 만큼 기존 신문과는 또 다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학기 신촌의 술집 ‘다모토리’를 다룬 기사의 카드뉴스는 페이스북 ‘좋아요’와 공유 500명 이상을 기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최 편집장은 “이번 학기부터는 매거진 이름을 ‘The Y’로 바꾸고 신촌의 연세로를 중심으로 한 지역 신문으로 발돋움하려고 한다”며 “연세춘추가 연세로의 사람들도 볼 수 있는 지역신문으로 만들려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대학신문의 역할은 학교 감시 및 견제, 학내 여론 조성, 학내 구성원 간의 소통 등 다양하다. 하지만 미디어의 발전과 대학신문의 한계가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대학신문이 그 위상을 다시 되찾고 언론으로서의 참 역할을 수행하려면 대학신문 내부의 개혁과 학내 구성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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