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 가능할 것인가
박 대통령 탄핵, 가능할 것인가
  •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승인 2016.12.07 1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통령 탄핵의 절차, 요건, 기준과 박근혜 게이트에서의 전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민주공화국의 위기론이 팽배해 있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로 대통령 탄핵이 현안이 되고 있다. 이 글은 2004년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대통령 탄핵에 대한 법리를 정립한 것(헌재 2004. 5. 14. 2004헌 나1, 판례집 16-1, 609)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의 절차, 요건, 기준을 살펴보고 박근혜 게이트에서의 전망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출처 / 뉴시스

  탄핵제도의 의의와 성격
  헌법상 탄핵제도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침해로부터 헌법을 수호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핵제도는 순수하게 정치적 책임을 추궁하는 제도가 아니라 직무수행상 헌법이나 법률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탄핵절차의 구성요소와 사유
  탄핵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으로 구분되는데 탄핵소추는 국회의 권한이고 탄핵심판은 헌재가 맡는다. 헌법 제65조는 탄핵사유를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로 규정하고 있다. 이때 직무란 ‘법제상 소관 직무에 속하는 고유업무 및 통념상 이와 관련된 업무’를 말한다. 헌법과 법률의 위배에는 고의 외에도 과실에 의한 위배도 인정된다. 또한 위배의 인정을 위해 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될 필요도 없다.

  탄핵에 필요한 소추사유의 범위는 탄핵소추기관인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소추사유에 의해 구속을 받는다. 따라서 헌재는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되지 아니한 소추사유를 판단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 일단 제기된 탄핵소추의결서에 소추사유를 추가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탄핵소추와 같은 정족수를 충족하는 의결절차를 밟아야 한다.

  탄핵소추절차
  이번 사안의 경우 대통령을 대상으로 탄핵이 추진돼야 하는데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탄핵소추의 발의가 있는 때에는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의 조사절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의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 이 기간 내에 표결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탄핵소추안은 폐기된 것으로 본다. 소추가 의결된 경우 소추의결서가 피소추자에게 송달돼야 하고, 송달시점부터 피소추자의 권한행사는 정지된다.

  탄핵심판절차와 탄핵결정의 기준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국회를 대표해 국회 법사위원장이 탄핵소추위원이 돼 탄핵소추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탄핵심판에서 특기할 것은 탄핵결정을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6인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헌법재판관 정원이 9인이므로 이 정족수는 매우 엄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엄격한 정족수는 재판관의 임기만료 등으로 결원이 생기는 경우 그 결원은 탄핵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결과가 된다는 점에서 그 엄격성이 더욱 배가된다. 현재 2017년 1월 31일 박한철 헌재소장이, 2017년 3월 13일 이정미 재판관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이 기간이 지나면 탄핵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확률상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헌재는 탄핵소추사유에 더해 탄핵결정에는 단순한 법위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법위반의 중대성’을 탄핵결정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통령의 경우 ‘법위반의 중대성’은 두 가지 관점에서 평가된다. 우선 헌법의 수호에 기여하는 절차라는 관점에서 ‘헌법을 수호하고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 대통령의 법위반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 비로소 파면결정이 정당화된다고 한다. 한편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선거를 통해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은 대의기관이라는 관점에서는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위반행위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한해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유가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헌재는 대통령의 파면을 요청할 정도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이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를 구성하는 기본원칙에 대한 적극적인 위반행위를 뜻하는 것이라고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그 외의 행위 유형까지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행위 외에도, 예컨대, 뇌물수수, 부정부패, 국가의 이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가 그의 전형적인 예라고 봤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경우
  탄핵사유에 대한 전망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탄핵소추안을 준비 중에 있는 상황이어서 탄핵사유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재까지 언론의 보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로 핵심적인 탄핵소추사유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므로 일단 추정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는 전제하에 주로 법리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의 탄핵사유에 대한 주요 논거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우선 직무수행상 헌법위반의 사유를 검토해 본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 준수 및 수호의무(이하 헌법준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고 공적제도가 아닌 무자격의 비선실세에 국정수행을 의존해 국가과제를 결정하고 집행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대의제원리, 권력분립 원칙에서 요청하는 책임정부 및 공개정부 원칙을 적극적으로 위반한 의심을 피하기 힘들다. 민주공화국은 국민주권주의에 따라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가권력이 나오며, 그 국가권력은 국민의 대표로 구성돼 국민의 여론에 따라 국정을 수행해야 하고, 국민대표는 국민에게 책임을 부담해야 하므로(책임정부 원칙) 공개적으로 공적 제도를 이용해 국정을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다(공개정부 원칙).

  또한 박 대통령은 행정권을 가진 정부의 수반으로서 행정권 행사에 필요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위반한 혐의가 짙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 국무회의, 행정각부로 구성되는 정부라는 집단적 조직체에 행정권을 부여하고 있는 현행 헌법에서 행정권의 행사는 이들 행정부의 기관들에 의한 절차적 견제권과 직업공무원제도에 의한 법치행정 원칙에 따른 국정수행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비선실세를 통해 정해진 바를 ‘수첩회의’와 대면보고 없는 서면보고 및 지시의 방식을 중심으로 행정
권을 행사함으로써 법치행정의 기초를 무력화한 것이다.

  한편 검찰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근거로 보면 대통령이 헌법상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뇌물수수, 공금의 횡령 등 부정부패행위를 한 것으로 충분히 의심할 수 있다. 재벌총수 독대 등을 통한 모금과 경제민주화 공약 포기, 재벌총수 사면 등 재벌친화적 정책의 수립 및 집행, 미르재단/K-Sports 재단 모금활동 지시 및 독려, 기업에 대한 광고, 납품, 인사에 대한 청탁 의혹 등은 전직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수수의 혐의로 처벌받은 전례에 비춰 유죄의 가능성이 높다. 문체부 인사나 CJ 등 민간기업에 대한 인사에 개입한 사례 등도 대통령의 포괄적 지위에 기초해 국가조직을 이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로 탄핵사유로 삼을 수 있다.

  다음으로 직무상 법률위반혐의는 이미 검찰의 최순실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권남용 및 강요의 공범으로서의 혐의가 드러났고 특검이나 국정조사의 결과 제3자 뇌물수수의 혐의도 확인될 여지가 있어 탄핵사유로 삼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나재연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강수경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나재연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