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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이윤소 사무국장 인터뷰
2016년 12월 08일 (목) 11:24:52 박소영 기자, 정혜원 기자 thdud95512@duksung.ac.kr,gpdnjs9657@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요?
 크게 미디어정책 감시, 미디어 모니터링, 미디어교육을 하고 있어요. 미디어정책 감시의 경우 시청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정책이 만들어지는 상황을 감시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미디어 모니터링은 광고나 드라마 등 매체에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혹은 공정성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감시하고 문제 제기를 하는 활동이에요. 미디어교육은 말 그대로 미디어에 대한 교육, 미디어를 바르게 보는 방식이나 미디어 속에 나타나는 차별 등을 교육하고 있어요.

 앞서 말한 세 가지 활동 외에도 푸른미디어상 시상식과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 사업도 하고 있어요. 푸른미디어상 시상식은 연말에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중 좋은 방송 프로그램에 상을 주는 자리로 1998년도부터 이어온 사업이에요.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의 경우 탤런트 故 장자연 씨 사건을 계기로 해서 연예계의 관행으로 불리던 성 착취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활동이고요. 여성연예인들에게 빈번하게 발생 할 수 있는 성희롱이나 성범죄에 대한 상담을 상시로 받을 수 있는 센터라고 보시면 돼요.

  요즘 미디어운동본부가 가장 주력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미디어에서 나오는 여성혐오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최근에만 해도 현대자동차 i30 광고에서 자동차가 지나가면 여성의 치마가 들춰지면서 다리가 부각이 되거나, 자동차가 흔들리면 여성의 가슴이 출렁거리는 모습을 담아냈어요. 이런 광고를 찾아서 해당 회사에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요. 또 올해는 미디어 속 폭력과 차별이라고 해서 성폭력이나 여성 살해, 여성 스포츠 보도에서의 성차별 문제점을 지적하는 감시활동을 집중적으로 진행했어요.

  미디어가 조장하는 성차별(혹은 소수자 차별) 문제는 실제 사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요?
 사실 우리는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너무 당연시 여겨요. 한 연구의 사례를 들어볼게요. 어떤 섬이 있었는데 그 섬에는 TV가 없었어요. 그리고 원래 그 섬에 살던 사람들은 건강한 몸이 최고의 가치라고 여겼죠. 그런데 1990년대부터 TV가 도입되면서 그 섬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거식증 비율이 엄청나게 높아졌어요. 미디어가 사람의 신체에도 영향을 미치는 거죠. 이런 것과 유사하게 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에 남성이 훨씬 더 많이 출연하는 모습은 실제 현실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구글 영어 번역기에 ‘그 사람은 의사다’ 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He is doctor’라고 나온다더라고요. 이렇듯 직업에서도 성차별적인 인식이 사회 곳곳에 배어있는 거예요.
   

  현재 우리나라 미디어에 나타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요?
 가장 심각한 건 없고, 전부 다 심각해요. 우선 전반적으로 봤을 때, 올해 했던 모니터링 활동 중 TV 속 출연자들의 외형을 분석한 모니터링이 있어요. 결과를 보면 출연자 대부분이 저체중이에요. TV에서는 세상에 다양한 몸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 않아요. 또 장애인이 TV에 잘 출연하지 않는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출연하지 않는 것도 문제예요. 성차별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외모지상주의 문제도 들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이성 관계를 표현할 때 남녀의 관계나 역할에서 성차별이 발생하는 문제를 들 수 있어요. 무엇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변하지 않고 유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성차별이 반복된다는 거죠.

  미디어운동본부에서 진행하는 미디어교육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교육대상자는 보통 초·중학생들이 가장 많고, 성인의 경우 요청이 들어오면 적당한 주제를 정해 교육을 진행해요. 교육은 보통 TV 속 사례를 찾아 교육생들에게 보여주고 이에 관해 토론을 하는 형태로 진행해요. 예를 들어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남녀 주인공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서로 토론해보고 평등한 남녀 관계 맺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거죠. 그 외에도 방송 바로보기, 인터넷·모바일 바로 보기, 광고 바로 보기, 애니메이션 바로 보기 등 여러 방면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런 교육을 통해 교육생들은 미디어를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죠. 그리고 요즘 사람들은 유튜브 등에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등 단순한 미디어 이용자를 넘어서 직접 미디어를 생산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산자로서 필요한 자세나 지켜야 할 사항 역시 교육하고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이 있나요?
 안 좋은 기억이 많았던 것 같네요. 어떤 지역에서 ‘성 평등한 미디어’에 대한 주제로 교육을 하기 위해 강연을 나간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김연아 선수를 ‘요정’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성차별적이 표현이라고 설명을 드렸죠. 그런데 교육생분에게 ‘그게 왜 성차별이냐’, ‘예쁜 사람을 예쁘다고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됐냐’라며 오히려 제가 지적을 받은 적이 있어요. 또 최근에 나갔던 교육에서는 미디어 인권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했었어요. 그곳에서 남성분들에게 ‘군대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메갈리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공격성을 띤 질문을 받은 적도 있고요.

 좋았던 기억은 연초에 방송 관련 학과에 진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던 때가 떠오르네요. 미디어의 올바른 방향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했었는데 언론 쪽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다보니 이 주제가 마음에 와 닿았었나봐요. 강연이 끝난 후에도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후에도 줄곧 연락을 하며 도움을 주곤 했어요. 이렇듯 각 집단마다 강연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일 때 어떻게 하면 연령, 성별, 지역 등을 아우르면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을
까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푸른미디어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언어상, 어린이상, 청소년상, 가족상, 특별상 총 다섯 개 부문이 있어요. 푸른미디어상이 시작된 1998년 당시 케이블 유료 방송이 많아지면서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다수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일례로 <그 속이 알고 싶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자가 달리기를 할 때 가슴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더라고요. 케이블 채널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송을 구성했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케이블 방송과는 달리 지상파 방송은 선만 꽂으면 볼 수 있는 방송이잖아요. 장벽 없이 무료로 보
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만큼은 사회적인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내길 바라면서 만들어진 상이에요.
   
미디어운동본부에서는 1998년부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와 방송인에게 상을 주는 ‘푸른미디어상’을 매해 진행하고 있다. <출처/미디어뉴스>

  현재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운영이 잘 되고 있나요?
 아뇨. 실제로 운영이 잘 되고 있지는 않아요.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자신이 일하는 업계에서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제기하면 열악한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특히 여성연예인의 경우 업계에 다시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하기 때문에 상담을 받는 것조차 두려워하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은 운영방식을 고민 중이에요. 요새 ‘OO 내 성폭력’이 이슈가 되고 있잖아요. 문단 내 성폭력, 영화계 내 성폭력 같은 것들이요. 이런 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연예계에는 이런 일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연예인뿐만 아니라 여성 작가나 피디들에 대한 문제도 파헤쳐야 하지 않을까도 고민 중이고요. 내년에는 이런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해보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디어를 바르게 보기위해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체가 발달하고 다양한 미디어가 생겨나고 있어요. SNS를 하는 사람도 늘어났고 방송을 보고 의견 제시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상황이에요. 단순히 방송을 수용하는 입장에 놓여있으면 안 돼요. ‘나도 의견을 말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미디어를 접하고 그와 관련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해요. SNS에 올리는 것도 좋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미디어운동본부에 제보전화를 하는
것도 좋아요. i30 광고도 SNS에서 한바탕 난리가 난 걸 저희가 단체 명의로 현대자동차에 광고 중단 요청을 한 거예요. 광고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선정적인 노출 부분이 삭제됐죠. 문제 제기를 하면 조금씩의 변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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