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심리학
사랑의 심리학
  • 이고은 부산대학교 심리학 연구원
  • 승인 2017.02.2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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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사람을 사랑하게 될까?

  봄이다. 이제 곧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사방천지 들리겠다. 이뿐이면 좀 낫다. 이 무렵엔 의도한 것처럼 연애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비정한 그들을 보노라면 10cm의 ‘봄이 좋냐’가 입에서 절로 나온다. ‘몽땅 망해라…’

  속마음은 여기까지. 실제로 우리는 갓 연애를 시작한 커플에게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거나 많이 닮은 것 같다는 좋은 말을 해준다. 실제로 닮았다는 감탄이라기보다 만남과 사랑을 축복한다는 의미로 전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닮았다는 칭찬을 들은 커플은 실제로 무척 좋아한다. 마치 두 사람의 만남이 운명이란 뉘앙스를 전해들은 듯 그들은 진심으로 기뻐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닮았다는 말이 축복이듯 우리는 실제로 닮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일까? 아니면 사랑하다보니 닮아버린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 모든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일까?


 

  사랑하면 닮는다?
  닮은 사람을 선택하는 맞춤원리
  사랑을 연구하는 많은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 사람들 사이에는 실제로 비슷한 면모가 정말 많다고 한다. 연인이나 배우자를 고를 때 비슷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는 경향성을 심리학에서는 ‘맞춤원리(matching principle)’라고 한다. 외모는 물론이고 행동하는 방식, 의사결정이나 태도에서 비슷한 면이 많은 사람끼리 좋아하고 사랑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성격이나 종교, 타고난 기질, 심지어는 정신병과 같은 유사성을 변인으로 한 연구들도 있는데 이러한 연구들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연구들의 결론을 종합해보면,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비슷할수록 서로 간에 느끼는 친밀감이 크고 관계가 만족스럽다. 특히 오랜 시간 사랑의 관계를 유지한 커플일수록 외모가 많이 닮아있고, 성격이나 가치관이 비슷한 커플일수록 성격이 서로 다른 커플에 비해 행복한 연인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DNA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깊어지면서 외모, 성격이 닮아간다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다. 심리학자들이 이러한 신비로움을 탐험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사랑을 연구한 저명한 심리학자 파인스(Ayala M. Pines)는 성격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과 친해지면 자신의 성격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성격의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성격이 비슷하면 서로 간에 소통이 어렵지 않다. 말이 잘 통한다는 뜻이다. 성격과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그 밑바탕의 근본적인 유사성 때문일 것이며, 그 유사성이 바로 정서적 성숙도이다. 개인의 정서적 성숙도는 세상을 보는 마음의 눈이자 태도를 결정짓는다. 데일 카네기(Dale Carnegie)는 “상대방의 가슴에 감동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그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서로 수용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보물을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출처 / 한겨례

  반대가 끌리는 이유
  나와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상호보완
  나와 닮은 사람에게 끌려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때로 매우 다른 면모를 지닌 사람에게 걷잡을 수 없이 끌리기도 한다. 실제로 반대 성향에 끌려 사랑에 빠진 경우를 우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색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은 밝고 경쾌한 사람에게 끌린다. 순종적인 사람은 지배성향이 강한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키가 큰 사람 중에는 키가 작은 사람이 이상형이라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누구에게든 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을 가진 그 사람은 진심으로 매력적이다.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과 성향을 가진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것도 좋지만, 전혀 다른 가치관과 성향의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것은 그 보다 훨씬 멋지고 흥분되는 일일 수도 있다.

비슷한 사람이 끌린다는 맞춤원리가 강력하다지만, 사람들이 반대 성향에 끌린다는 믿음이 여전한 이유는 ‘상호보완’이라는 이유에서 찾을 수 있겠다. 반대성향이 끌리는 이유는 ‘차이’ 그 자체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 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나와는 다른 그 사람이 가진 성향은 사실 내가 필요로 했던 가치관과 기질이었던 것이다. 내가 없어서 있었으면 했던, 그래서 나를 더욱 성장시킬 면모를 그 사람이 가졌다는 사실이 더없는 축복으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심리적 불안에 대응하는 나의 주요 방어기제와 상반되는 방어기제를 가진 사람이 간절하게 필요할 것이다. 상대방에게 얻은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에 온전한 마음으로 굳건히 서고 싶은 것이다.

  ‘맞춤원리’와 ‘상호보완’이라는 대척점에 있는 이유가 모두 사랑의 모습이라니 사랑은 참 묘하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다만, 닮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든 다른 사람과 사랑에 빠지든 사랑을 향한 마음은 같다. 닮아서 사랑했거나 달라서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보니 그 사람은 닮은 사람이었거나 혹은 나와는 다른 점이 많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결국, 어떤 사람을 사랑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중한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쏟아야 할 서로의 노력에 있다.
출처 / pixabay.com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것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상대와 지속적으로 애착과 지원을 주고받는 당위를 제공한다. 관계에서 얻는 행복은 인간의 당연한 소망이고 그것이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사랑은 사람이 살아가는 조건에 절대 필요한 중요한 가치다. 사랑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한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됐는지는 불가사의인데, 그 사람 역시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를 선택해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을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나를 선택해준(혹은 내가 선택한) 사랑은 끝없이 보배롭고 소중하다. 이는 그 누구에게도 다름없다.

  심리학자 제이욘스(Robert Zajonc)는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한 오랜 시간과 세월이 서로를 닮아가게 했다고 주장한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다는 것은 함께하는 마음이 쌓여간다는 것이다. 함께하는 마음이 낳았을 동일한 정서가 같은 표정, 같은 태도를 만들어 결국에는 서로 닮은 외모를 만들어준 것이다. 오누이처럼 닮아있는 노부부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 온다. 그들이 여기까지 오면서 함께 넘었을 수많은 난관들, 함께 공유했을 수많은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연인들의 진정한 행복은 나눔과 공감이다. 사랑의 기쁨은 마음을 나누는 ‘공감’에서 온다. 함께 기뻐해 주고 함께 아파해 주는 사람과 함께이기에 삶이 비로소 행복한 것이다. 나 자신보다 소중한 사람. 그 사람의 마음이야말로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고 감사해야 할 그 어떤 것은 아닐까. 내 마음 같은 사람을 원한다면 내가 상대방에게 같은 마음이 돼주면 된다. 사랑은 좋은 상대방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좋은 상대방이 돼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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