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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우리의 쾌락은 소중합니다
2017년 03월 02일 (목) 15:50:57 정혜원 기자 gpdnjs9657@duksung.ac.kr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성(性), 특히 여성의 성에 폐쇄적인 특성을 띤다. 이러한 인식은 현대사회에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여성은 남성과 똑같이 성에 관한 호기심이 있고 또한 쾌락을 즐길 수 있는 존재이다. 이에 여성의 쾌락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성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평소 여성의 쾌락과 성(性)에 관한 질문을 받아, ‘배정원의성문화센터&행복한성’의 배정원 소장에게 질문의 답변을 들어봤다.



  자위를 하면 실제 성관계를 할 때 느낌이 덜하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여성들에게 자위는 매우 유용해요. 자위를 통해 스스로의 성감을 개발하고 스스로의 몸에 대해 알게 되면서 성적 쾌감을 훨씬 쉽고 강하게 느낄 수 있어요. 다만 자위행위를 너무 많이 해서 자위행위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타인과의 성관계에서 쾌락을 잘 못 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관계는 단순히 몸의 만남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친밀감, ‘하나가 된다’와 같은 느낌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감각만으로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클리토리스가 없을 수도 있나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자위를 통해서는 전혀 쾌락이 오질 않아요. 왜 이런 걸까요?
  클리토리스가 없는 사람은 없어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자위를 통해 쾌락이 오지 않는다는 건 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일 수 있어요. 그리고 사실 꼭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야만 오르가슴이 오는 것도 아니에요. 클리토리스 밑에는 ‘섹스 존(sex zone)’ 혹은 ‘에로틱 존(erotic zone)’이라고 불리는 부위가 있는데 이곳을 자극하는 자위를 통해 쾌감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일단 쾌감을 느끼려면 스스로가 좋아하는 방식의 압박감이나 방법을 터득하고 더 개발해야 해요.

  오르가슴이 뭔지 모르겠어요. 오르가슴은 도대체 뭔가요?
  오르가슴은 느낌이 아니고 실제 있는 현상이에요. 오르가슴을 느끼면 동공이 확대되고, 질쪽에 경련이 일어나고, 몸속에서 자궁이 서기도하고, 치골미골근이 수축하는 현상이 일어나요.
  특히 오르가슴은 쾌락뿐만 아니라 생식에도 기여해요. 여성이 오르가슴을 느끼면 자궁이 서게 되고 질 입구가 넓어지는데 이때 남성이 사정하면 정자가 자궁으로 들어가는 게 수월해져 임신이 훨씬 쉬워요.

  첫 성관계는 언제 해야 할까요?
  가능하면 상대방을 충분히 알 때까지 미루라고 말하고 싶어요. 10년 뒤, 이렇게 길게 미루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나를 정말 사랑하는지를 충분히 알고 해도 늦지 않다는 거예요. 성급하게 섹스를 하다 보면 위험할 수 있어요. 평상시에는 멀쩡한 사람이 성관계를 할 때는 폭력적이게 변할 수도 있고, 성병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어요. 내가 나를 희생양으로 바칠 이유는 어디에도 없어요. 상대방을 많이 만나보고 난 후에 해도 늦지 않아요.

  남자친구와의 성관계를 거부하면 종일 삐져있어요. 이럴 땐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요?
  남자친구의 마음을 풀어줘야겠죠?(웃음) 하지만 내가 성관계를 거부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내가 커피를 마시고 싶지 않는데 계속해서 커피를 마시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사랑하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해요. 하지만 남자친구에게 무조건 ‘기다려라’, ‘참아라’라고만 해서도 안 돼요. 남성이 발기가 돼 있는 상태가 오래되면 고환 쪽에 통증을 느끼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성관계 할 생각이 없다면 남성을 계속 흥분 상태로 둬서는 안 돼요. 사랑에 빠져있을 때 남성은 여성을 보기만 해도 발기가 될 수 있는데 스킨십을 통해 남자친구가 흥분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안 하면 남성 입장에서는 그게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자위를 너무 많이 해요. 하루에 열 번도 넘게 할 때가 있어요. 제 스스로도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어떻게 해결하죠?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자위를 한다면 본인 스스로가 힘들어질 수 있어요. 일례로 전철을 타는 상황에서조차 흔들림으로 흥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분명히 영향을 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참아야 할 필요가 있어요. 야외활동이나 다른 취미생활을 하면 성욕을 참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성 에너지를 풀어내는 노력을 해야 해요.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할 때 신음을 내며 연기하는 것도 조금은 지쳐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기하면 절대 안 돼요. 이것을 ‘페이크 오르가슴(fake orgasm)’이라고 해요. 아무 느낌이 없다면 느낄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해요. 남자친구는 애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성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본인 스스로도 자위행위를 통해 어떤 신체부위를 만질 때 기분이 좋은지를 찾고 그 부분을 남자친구가 자극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해요.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는거죠. 특히 ‘페이크 오르가슴’이 계속되면 남자친구 스스로가 성관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해서는 안 돼요.

  예전에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는데요. 이상하게 그 이후로 성에 눈을 뜨게 됐어요. 성폭행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닌 채 쾌락에 눈 뜬 제 모습을 볼 때마다 혼란스러워요. 이런 저는 비정상인가요?
  성폭행과 성 감각은 전혀 다른 얘기예요. 물론 성폭행을 당했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졌고 성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성을 통해 쾌감을 느끼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몸의 감각은 가려운 곳을 긁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혼란스러워할 필요가 없고 비정상도 아니에요. 성폭행은 폭행이고 사랑은 사랑이에요. 하지만 계속해서 성폭행 트라우마로 너무 힘들다면 전문 상담기관을 찾아가는 게 좋아요. 계속해서 죄책감과 쾌락, 이 두 가지의 마음이 상충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으로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와야 해요.

  남자친구와 권태기에 접어든 여성입니다. 최근 남자친구가 권태기를 극복하고자 성관계를 할 때 코스프레 옷이나 안대, 수갑 등의 소품을 사용하자고 하는데요. 저는 호기심이 들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해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안 하면 돼요. 묶는 시늉을 하거나 안대를 끼는 등 행복하고 즐겁게 놀이처럼 섹스를 할 수는 있어요. 그러나 지나친 SM 플레이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역할이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버릇처럼 해선 안 돼요.
  권태기일 때는 장소를 바꾸는 게 더 좋을 수 있어요. 여행을 간다거나 예전에 데이트했던 곳을 가는 등 낭만을 되찾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찾아가보는 게 좋아요. 그리고 나중에 상대방과의 성관계가 신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성관계를 할 수도 있고 굳이 SM 플레이를 통해 극복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남자친구가 SM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 단순한 호기심일 수 있지만 포르노를 보고 권하는 걸 수도 있어요. SM 플레이는 너무 자극적인 방법이잖아요. 자극이란 것은 강하면 강할수록 더 강한 자극을 바라지, 약한 자극이 오면 자극 같이 느껴지지 않아요. 그래서 더 신중하고 조심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덕성여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많이들 알겠지만 클럽 같은 곳에 갔을 때 뚜껑이 열려있는 음료를 누가 권한다면 절대 마시면 안 돼요. 몰래카메라나 각종 범죄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 해요.
  그리고 피임에 신경 쓰세요. 피임에 있어서만큼은 ‘네가 피임을 하지 않는다면 난 너와 성관계를 하지 않겠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건 굉장히 중요한 성적 자기결정권이에요. 또 주기적으로 섹스를 하는 사람들은 피임약을 먹고 콘돔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콘돔은 성병도 예방해주기 때문이죠. 피임약과 콘돔 외에도 피임 방법이 정말 많기 때문에 꼭 책을 사서 공부하는 걸 추천해요. 피임 방법을 모르면 성관계 할 자격이 없는 거예요. 특히나 여성의 쾌락에는 생식이 함께하잖아요. 학생 신분인 여러분이 덜컥 임신을 하게 된다면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어지겠죠. 성관계에 있어서만큼은 나 위주로, 나에게 유리하게 생각하세요. 사랑을 하면서 희생과 헌신을 할 때도 있지만 내가 불행해지면서까지 상대방에게 나를 희생할 필요는 없어요.



  배정원 보건학 박사, 성 전문가, 성 칼럼리스트, 애정생활코치
  ‘성(性)과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진 성학자(sexologist)로서 연구와 강의 및 상담,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1998년 ‘청소년을 위한 내일여성센터’ 상담부장과 교육팀장을 겸임했고, 경향신문 미디어칸 성문화센터 소장, 제주 ‘건강과 성’ 박물관 초대관장, ‘연세성건강센터’ 소장, ‘대한성학회’ 사무총장과 부회장, 국방부 및 육군 정책자문위원, ‘한국양성평등진흥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로 재직 중이며,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탁틴내일’ 자문위원이다.
  3-H Sex(Sexual Health, Sexual Harmony, sexual Happiness)를 바람직한 성의 방향으로 세우고 일간지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포털 사이트에서 성 상담자로 성 게시판을 오랫동안 운영해 왔으며, 현재 신문과 방송 등 다수의 언론매체를 통해 성 칼럼 및 성 전문 패널로서 활약하고 있다.
  저서 유쾌한 남자, 상쾌한 여자(2003, 가교) /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2011, 한언) / 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2014, 21세기 북스) / 니 몸, 네 맘 얼마나 아니?(2015, 팜파스) / 섹스 인 아트(2016, 한언)
  공역서 성상담의 이론과 실제(2013,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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