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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하면서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고?
기자의 생리컵 체험기
2017년 03월 13일 (월) 18:03:41 박소영 기자 thdud95512@duksung.ac.kr

  한 달에 한 번 여성들을 찾아오는 ‘마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생리’. 일회용 생리대, 삽입형 생리대(탐폰), 면생리대 그리고 생리컵 등은 생리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용품들이다. 그중 가장 많은 여성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일회용 생리대다. 최근 일회용 생리대의 단점을 보완해준다는 이유로 생리컵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생리컵을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피할 수 없는 생리, 그리고 생리대
  여성들은 2차 성징을 맞이하며 생리를 시작한다. 생리를 한다는 것은 여성이 임신이 가능한 몸이 됐다는 소리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주기적으로 분비된 호르몬에 의해 자궁내막이 배아의 착상을 준비한다. 이때 자궁에 있던 난자가 정자와 결합하지 못할 경우, 즉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이 저절로 탈락해 배출되는데 이것이 생리다. 이 주기는 일반적으로 26~35일 사이이며 평균 초경 연령은 13세, 폐경 연령은 50세 전후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약 40년 간 한 달에 한 번씩, 그러니까 평생을 살면서 약 480번 가량 생리를 하게 된다.

  탈락한 자궁내막은 피와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여성들은 한 달에 약 3~6일 정도는 흘러나오는 피를 처리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생리대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생리를 하기 때문에 여성들은 반드시 생리대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필수용품인 생리대의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일회용 생리대를 구입할만한 형편이 되지 못해 생리 기간에 학교에 결석하고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한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가장 접근성이 높은 일회용 생리대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생리통, 가려움 등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생리컵, 너 뭐니?
  이런 일회용 생리대의 대체품으로 생리컵이 주목받고 있다. 생리컵은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방식의 생리용품이다. 주로 고무나 실리콘 재질로 돼있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변색이나 손상이 없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기자는 평소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해왔는데, 생리대의 환경호르몬 때문인지 늘 피부에 가려움을 느꼈고 매번 생리통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생리양이 많은 날에는 앉았다 일어나거나 조금만 몸짓을 크게 하면 생리혈이 왈칵 쏟아져 나와 느껴지는 찝찝함에 기분까지 나빠지기 일쑤였다.

  일회용 생리대의 대체용품을 찾지 못하고 있던 기자에게 한 친구가 생리컵을 소개해줬다. 생리를 할 때마다 생리통을 달고 살던 친구는 생리컵을 사용한 뒤 생리통도 줄어들었고 생리대를 사는 돈도 절약하고 있다며 강력 추천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리컵은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가 금지된 상태다. 따라서 생리컵을 구하기 위해서는 해외 직구를 이용해야 한다. 기자는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생리컵 중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하고 말랑말랑한 편인 플뢰르 컵을 구입했다. 그러나 막상 생리컵을 마주한 기자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어떻게 넣지?’
   

  이런 느낌 처음이야
  우선 인터넷에 있는 동영상을 참고해서 생리컵 넣기를 시도해봤다. 삽입형 생리대인 탐폰조차 사용해본 적이 없는 기자는 생각보다 큰 생리컵을 어떻게 넣어야 할지, 혹시나 아프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마음에 점점 긴장하기 시작했다. 긴장할수록 온몸의 근육이 수축돼 생리컵을 넣기가 더 힘들었고 분명히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넣은 것 같은데 쑥 들어가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아, 이렇게 돈도 날아가고 기사도 날아가는 건가’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여러 동영상과 블로그들을 참고해 생리컵을 접는 방법, 자세 등을 다시 바로잡고 긴장을 푼 뒤에 생리컵 넣기를 다시 시도했다. 첫 시도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생리컵을 넣을 수 있었다. 삽입 성공 후, 처음 생리컵을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종류의 당황스러움이 찾아왔다. ‘아무 느낌이 없네?’ 그렇게 기자는 생리컵을 착용한 채로 잠자리에 들었다.
   

기자는 생리컵을 넣기 위해 이 그림과 인터넷의 동영상들을 참고했다. 생리컵을 넣기 전,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하며 생리컵을 접어 그림과 같이 밀어 넣는다. 생리컵을 접는 방법도 다양하다.

출처 / Menstrual Cup Reviews


  쿨하지 못해 미안해
  생리컵을 착용했지만 혹시나 자다가 생리혈이 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일회용 생리대를 함께 착용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 아침에 일어나 생리대를 확인해보니 생리혈이 샌 흔적이 없었다. 평소 생리를 할 때는 매일 아침 일어나 찝찝한 기분을 느꼈었는데 생리컵을 사용하니 생리혈이 흐를 걱정이 없어서 좋았다.

  그러나 넣을 때만큼 힘든 과정이 기자에게 찾아 왔다. 바로 생리컵을 빼는 일. 생리컵 끝에 손잡이처럼 달린 꼬리를 찾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생리컵이 깊게 들어간 건지 꼬리를 찾아서 잡는 게 쉽지  않았다. ‘설마 이거 못 빼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건 아니겠지’ 하는 공포감까지 들었다. 기자는 문명의 이기를 적극 활용해 생리컵 빼는 법을 검색했고, 아랫배에 힘을 주면 생리컵의 꼬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렇게 꼬리를 찾아 잡아 당기자 진공상태로 내 몸속에 바짝 붙어있던 생리컵이 빠져 나왔다. 생각보다 깔끔한 느낌으로 빠지지는 않았다. 쿨하지 못한 생리컵이 준 고통에 이걸 다시 넣어야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전까지는 넣는 것만 잘 해결하면 정말 사용할 만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빼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뺄 때의 공포감 때문인지 다시 넣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다시 찾아보니 손가락으로 생리컵 벽면을 눌러 공기를 뺀 뒤 생리컵을 빼줘야 보다 수월하게 뺄 수 있다고 했다.

   아, 나 지금 생리 중이었구나!
  생리컵을 착용한 채로 첫 등교를 했다. 아침부터 수업이 있어 약 12시간가량을 밖에서 보내야 하다 보니 혹시나 샐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일회용 생리대를 함께 착용한 채 외출했다. 평소 생리 중에는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생리혈이 쏟아지는 듯한 불쾌함이 늘 있었는데 이날만큼은 생리 중이라는 것을 깜빡할 정도로 불쾌함과 찝찝함이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그러나 외출 10시간 만에 참사가 발생했다. 뭔가 새는 듯한 기분이 들어 화장실에 가보니 일회용 생리대에 피가 묻어나왔다. 일회용 생리대를 착용해서 다행히 큰 일이 나지는 않았지만 만약 생리대를 착용하지 않았다면 속옷에 피가 묻어 화장실에서 오도 가도 못할 아찔한 상황이었다. 집에서 만큼 청결한 상황이 아니라 생리컵을 빼고 다시 넣는 일이 쉽지 않아 우선은 생리컵을 다시 착용하지는 않고 잘 닦은 뒤 가방에 챙겼다. 실제로 양이 많은 날, 또는 벽면에 잘 밀착되도록 끼지 않은 경우에는 생리혈이 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고 했다.

  집에 돌아가 어머니와 일상이야기를 하던 중, 현재 생리컵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됐다. 어머니는 기자가 평소 가려움과 생리통으로 고생했던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생리컵이라는 생리용품이 기자에게 잘 맞아 다행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생리컵과 일회용 생리대를 같이 쓰면 생리컵을 쓰는 의미가 줄어든다며 일회용 생리대 대신 사용할 면생리대를 준비해주시기도 했다.

  기자는 이번 생리기간동안 사용한 생리컵에 상당히 만족했다. 넣고 빼는 일이 조금 어렵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생리 때도 생리컵을 사용할 의사가 있다. 평소 일회용 생리대 때문에 가려움과 생리통을 달고 살았던 사람이라면 한번 쯤 생리컵 착용에 도전해보는 걸 추천한다. 실제로 기자는 생리컵 사용 후 가려움과 생리통으로 고생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조금 번거롭긴 해도 생리컵과 면생리대 몇 개로 일회용 생리대를 대체한다면 매달 지출되던 일회용 생리대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사람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생리용품은 다를 수 있다는 걸 참고해주길. 한 달에 한 번 우리에게 찾아오는 마법에 새로운 방법으로 대처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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