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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생리대 만드는 남자
딜럽 이지웅 대표 인터뷰
2017년 03월 14일 (화) 19:35:59 이수연 wowow77777@duksung.ac.kr

  생리대 가격이 부담돼 신발 깔창을 생리대로 사용했다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생리대 가격은 커다란 짐인 것이다. 그 짐을 덜어주고자 착한 생리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딜럽 이지웅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착한 생리대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재작년 10월, 편모가정 청소년들과의 상담을 통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물건 중 하나가 생리대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생리대와 그 가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생리대에 대해 알아보던 중, 생리대 제작과 유통과정에 거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 거품을 빼서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착한 생리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약 1년 6개월 동안 전 세계의 모든 생리대를 비교해봤어요. 여자 직원들뿐만 아니라 남자 직원들도 생리대를 직접 착용했죠. 전 세계의 생리대 샘플을 받는 데만 해도 몇 백만 원이 들었어요. 저는 일단 새로운 생리대를 발견하면 탑 시트(피부에
닿는 얇은 천)를 만져보고 흡수력과 역류테스트를 했어요. 그리고 물을 부어 직접 착용한 뒤, 쓸리는 정도를 비교하며 생리대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했어요. 지금까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안전하고 가성비가 좋은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남자가 생리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느꼈던 적은 없나요?
  처음에는 동네에서 생리대를 자주 사서 이웃들이 저를 변태로 오해하는 일도 종종 있었어요. 그리고 “해병대 출신 남자가 부끄럽게 생리대를 왜차냐?”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생리대를 차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이를 부끄럽게 여겨 결국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돼줄 수 없는 무능력한 어른이 부끄러운 거라고 말이에요.

  올해 안에 착한 생리대를 시판할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어느 정도 진행됐나요?
  현재 샘플은 준비가 됐고 디자인 패키지 최종작업과 생리대 물류창고를 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리고 오는 20일에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에요. 기업이 아닌 개인이 할 수 있는 투자로 3만 원부터 투자가 가능해요. 투자를 통해 총 1억 5천만 원을 모아 생리대의 본격적인 발주와 홈페이지 작업 등을 추진할 거예요. 그 후 생리대는 오는 6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사전 판매될 예정이에요.

  기존 생리대에 비해 가격을 현저히 낮출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인가요?
  우선 제조원가를 줄였어요. 사실 생리대의 제조원가는 별로 높지 않아요. 다만 우리나라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데는 높은 인건비가 들어가서 가격이 비싸지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인건비를 낮출 수 있으면서 안전성도 검증된 중국 공장을 찾았어요. 이 공장은 FDA(미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대형 공장으로 체계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청결하게 운영되고 있어요. 또한 연구 개발실 규모도 커요. 처음에는 거래가 성립될지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장문의 메일을 수차례 보내고 공장에 직접 찾아갈 정도의 열의를 보였어요. 그 결과 전세계로 수출되는 안전한 생리대를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었죠.
  그리고 유통 수수료를 없애 가격을 낮췄어요. 저희 회사에서는 인터넷으로 직접 생리대를 판매해 유통 수수료를 없애는 방법을 택했어요. 그 결과 생리대 가격을 낮춰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었죠.

  생리대의 비싼 가격이 소수 기업의 독점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대기업의 생리대가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한국의 생리대는 품질이 좋아요. 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유통부터 인건비까지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생리대의 가격이 이해가 돼요. 하지만 필요 이상의 마진이 많이 붙을 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럴 때는 소수 기업을 원망하기보다 더 많은 분들이 저희 생리대를 통해 현명하고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 바라죠. 그게 중소기업을 살리고 더 많은 착한 회사들이 사는 길이라 생각해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처럼 평범하고 운동만 했던 청년도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물론 그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제가 중간에 포기 하지 않고 생리대를 끝까지 만들었잖아요. 저의 그 모습에 영향 받아 많은 사람들이 저와 함께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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