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밥 먹고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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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정아 기자
  • 승인 2017.03.28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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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식장애, 의심된다면 꼭 병원을 찾길

  지난해 유명 걸그룹 ‘오마이걸’의 멤버 진이가 거식증 증세를 보이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소속사에서는 진이가 컴백을 앞두고 다이어트 강박이 심해졌으며 현재 치료를 위해 활동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거식증을 비롯한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 ‘밥심’으로 살아오던 우리사회는 어쩌다 밥을 무서워하게 됐을까.


 

  ‘씹뱉’과 ‘폭토’를 아시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 1만 2468명이 섭식장애 진단을 받았다. 섭식장애 환자는 스스로 섭식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판단하기 어렵고 사회적으로는 정신과 상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아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들도 많다. 따라서 집계되지 않은 섭식장애 환자의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섭식장애란 무엇일까?

 섭식장애란 섭식 행동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정신장애로 신경성 식욕부진증(흔히 말하는 거식증)과 신경성 폭식증 등이 있다. 먼저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비만에 대해서 병적인 공포를 갖고 있는 상태로 먹는 양을 극도로 제한하는 증상을 보인다. 반대로 신경성 폭식증을 앓는 사람들은 대개 보통 사람이 한 번에 먹는 양의 몇 배를 한꺼번에 먹고 이를 후회해 일부러 구토를 하거나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섭식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씹뱉’이나 ‘폭토’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씹뱉’은 음식물을 씹다가 삼키지 않고 뱉는다는 뜻으로 거식증 환자들이 주로 보이는 증상이다. ‘폭토’는 식욕을 참지 못해 폭식을 한 뒤 구토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많은 사람이 섭식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어트가 최고의 성형?
  섭식장애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 지나치게 날씬한 몸매를 선호하고 외모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분위기가 가장 대표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이어트가 최고의 성형이다’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는 등 많은 사람이 미의 기준을 날씬한 몸매라고 정의하면서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있다. 또한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혹독한 다이어트 성공 사례를 접하고 자신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여대생 A씨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만족스러운 몸매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이후 몸매에 대한 집착이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질되며 밥을 먹지 않기 시작했고 47kg의 건강한 몸무게가 38kg까지 줄어 생명을 위협했다. ‘마음과 마음 식이장애 클리닉’ 김준기 원장(이하 김 원장)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거나 외모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많은 여성들이 섭식장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여성은 굉장히 말랐음에도 거울 속 자신을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처 / 헤럴드경제

  연예인 몸매가 되고 싶어요
  섭식장애는 10대와 2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고 섭식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점차 더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한 중학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3%가 저체중에 해당하는 키와 몸무게를 ‘이상적’이라고 답했고 특히 여학생의 경우 그 비율이 85%에 달했다. 닮고 싶은 몸매의 기준은 연예인이 가장 많았고 운동선수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여학생의 절반 이상이 다이어트를 시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는 ‘이상적인’ 외모에 집착하거나 연예인들을 보며 ‘나도 날씬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청소년들은 성장기에 영양을 제대로 섭취해야 하지만 다이어트를 한다는 이유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

  섭식장애, 방치하면 더 위험해
  섭식장애의 원인은 다이어트 외에도 가정적인 문제나 왕따, 성추행을 당했던 경험 등의 트라우마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린 아이가 섭식장애를 겪는 이유는 대체로 어렸을 때부터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학대를 당했던 경우가 많다. 또한 ‘네가 뚱뚱한 건 자기관리를 못해서야’와 같은 말로 무시를 당하는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섭식장애는 정신적인 병이기 때문에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다거나 구토를 한다고 해서 섭식장애인 것은 아니다”며 “먹는 것에 대한 불안이나 우울, 불면, 감정조절이 어려울 경우를 모두 섭식장애라고 한다”고 말했다.

  섭식장애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점점 체중이 줄어 저체온과 저혈압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그렇다면 섭식장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 원장은 “섭식장애를 겪으면서 불안이나 우울, 감정조절을 느끼는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며 “구토와 같은 증상이 심해도 이에 대한 정신적 고통이 적은 사람의 경우 자신이 섭식장애라는 것을 모르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트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고 이를 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섭식장애임을 선뜻 밝히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나를 사랑하자
  그렇다면 섭식장애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섭식장애 치료방법에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찾도록 도와주는 치료인 ‘인지행동 치료’가 있다. 우울이나 불안, 열등 등의 감정을 올바르지 못한 식사행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느끼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감정조절 치료’도 있다. 또한 가족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경우 가족이 함께 치료받는 ‘가족 치료’도 있고 ‘트라우마 치료’, ‘약물치료’등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다. 김 원장은 “자가진단법으로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아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이로 인해 행복한 삶을 살아갈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혼자 끙끙 앓으며 고통 받지 말고 식이장애 병원을 찾아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되찾아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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