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실체에 대한 이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실체에 대한 이해
  • 김재홍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 승인 2017.04.13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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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작년 11월 16일부터 시작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의 발생이 4월 초순인 지금까지도 수그러질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3,800만 수에 이르는 가금류 살처분이 말해주듯 직접적인 방역 비용만 해도 1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과 피해액을 합하면 3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그만큼 고병원성 AI가 국가재난형 악성 전염병임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는 밀집사육 형태의 경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주로 살처분 방식을 이용해 대처한다. <캡처 / 채널A>

  세계적으로 볼 때 고병원성 AI 발생은 1959년부터 1997년 이전까지는 총 21건이 발생했으며, 2년에 한 번 정도로 드물게 지구상에 출현했다. 그러나 1997년 홍콩에서 그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H5N1 AI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당시 가금류가 집단 폐사한 것은 물론 18명의 사람에게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 이것이 세계를 경악시킨 ‘홍콩 조류독감’ 사건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수의 인체 사망을 일으킨 초유의 사건이다. 그 H5N1 바이러스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수없이 많은 변이 바이러스를 탄생
시켰고, 이제는 고병원성 AI의 발생건수를 헤아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H5N1 바이러스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최초로 발생한 이후 2017년까지 총 6차례의 발생이 있었고, 그때마다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가금산업에 재앙적 피해를 일으켜 왔다. 또한 항상 인체 감염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동반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란 무엇인가?
  고병원성 AI를 언론에서는 편의상 ‘조류독감(Bird Flu)’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AI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AI로 구분된다. AI 바이러스에는 다양한 혈청형이 있는데 바이러스 표면의 항원단백질 종류에 따라서 16종의 H형과 9종의 N형이 있어서 그 조합에 의해 144종의 혈청형이 존재할 수 있다. AI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심해 동일한 혈청형 내에서도 무수한 변종이 만들어지고 있다. 저병원성 AI는 국내에 상시적으로 발생하는데 H9N2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증상과 위험성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므로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고병원성 AI는 모두 H5형과 H7형에 속하는 AI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그 중 국내에 6차례 유입된 고병원성 AI는 모두 H5형에 속하는 것들(1~4차 H5N1, 5차 H5N8, 6차 H5N6)이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 유입된 H5N1 바이러스도 이름만 동일하지 실제로는 다른 유전자형(genotype)의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다.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피해는 중국에서 2014~2016년에 유행하고 있던 H5N6 바이러스가
유입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대규모 살처분 피해의
  원인과 대처방안은?
  이번 H5N6 AI로 인해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의 피해가 매우 컸다. 산란계농장은 계란 수집차량이 수시로 왕래하므로 방역에 허점이 많이 생기는데다 사육규모가 대형화 되면서 H5N6 AI가 발생할 시 대량 살처분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 따라서 계란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계란 값이 크게 오르고, 이를 간파한 중간상인이 미리 사재기를 한 탓에 계란 값이 더 올랐던 것으
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은 국가에서는 농장 간 격리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전염병 발생 시 농장 간 전파가 쉽게 일어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대규모 밀집사육 형태는 생산비용 면에서는 대단히 유리하지만 그만큼 피해가 증폭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대규모 밀집사육 형태에서 동물복지 개념에 입각한 인도적 사육형태로 전환하는 정책도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단, 동물복지 농장은 생산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기와 계란을 비싸게 사먹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살처분을 통한 조기근절 정책
  이밖에 다른 대안은 없는가?
  이론적으로는 고병원성 AI 최초 발생농장을 조기에 탐색해 없앤다면 추가 피해는 없을 것이다. 발생농장과 발생 위험성이 있는 농장을 미리 살처분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발생농장의 닭이나 오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바이러스를 만드는 제조공장 역할을 하므로 철저하게 이동통제를 하면서 빨리 없애는 것이 추가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살처분이 지연되면 그만큼 질병의 전파확산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살처분, 이동 통제 정책으로 근절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백신접종 등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중국이나 동남아국가에서는 살처분 박멸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만큼 AI가 장기간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어 백신접종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백신접종은 가금류의 피해를 확실히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지만,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닭이나 오리가 AI에 감염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히 농장주나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AI를 인지하기 어렵게 된다. 증상은 없어도 감염 후 소량의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박멸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부지중에 바이러스가 오염된 축산물이 유통과정에서 소비자 식탁까지 오를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쉽게 백신접종 정책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에서 최대한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조기 검색과 신속한 살처분 정책을 통한 조기근절에 치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될까?
  그렇다면 그 감염경로는?
  AI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경우 사람에게 위험한 것이며, 그 정도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인체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에서는 감염된 닭이나 오리를 만지거나 요리하는 과정에 해체하는 작업, 또는 살아있는 가금류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의 접촉 등을 통해 주로 감염이 일어난다. 닭고기나 계란을 먹어서 감염된 사례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위생관념이 높고, 감염농장과 위험농장을 이동통제하면서 살처분하는 국가에서는 인체 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조치가 약해지는 순간 그 위험성은 커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조류독감의 근본적 예방법
  사육 오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AI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오리 사육 규모의 90%에 육박하는 동남아시아 국가가 우리나라와 인접해 존재하는 한, AI 바이러스가 철새에 의해 그 국가들로부터 국내로 유입되는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국가적으로는 조기검색 및 조기근절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농장단계에서는 사람이나 차량의 출입을 최대한 통제하고, 소독 후 출입하며, 방역수칙을 우직하게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지름길은 없다. 이와 함께 유사시에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긴급백신 생산 시스템은 반드시 갖춰 둬야 할 것으로 본다.

  세계적으로 볼 때 고병원성 AI 발생은 1959년부터 1997년 이전까지는 총 21건이 발생했으며, 2년에 한 번 정도로 드물게 지구상에 출현했다. 그러나 1997년 홍콩에서 그 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H5N1 AI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당시 가금류가 집단 폐사한 것은 물론 18명의 사람에게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 이것이 세계를 경악시킨 ‘홍콩 조류독감’ 사건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다수의 인체 사망을 일으킨 초유의 사건이다. 그 H5N1 바이러스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수없이 많은 변이 바이러스를 탄생시켰고, 이제는 고병원성 AI의 발생건수를 헤아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H5N1 바이러스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최초로 발생한 이후 2017년까지 총 6차례의 발생이 있었고, 그때마다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가금산업에 재앙적 피해를 일으켜 왔다. 또한 항상 인체 감염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동반했다.  고병원성 AI를 언론에서는 편의상 ‘조류독감(Bird Flu)’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AI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질병으로, 고병원성과 저병원성 AI로 구분된다. AI 바이러스에는 다양한 혈청형이 있는데 바이러스 표면의 항원단백질 종류에 따라서 16종의 H형과 9종의 N형이 있어서 그 조합에 의해 144종의 혈청형이 존재할 수 있다. AI 바이러스는 변이가 매우 심해 동일한 혈청형 내에서도 무수한 변종이 만들어지고 있다. 저병원성 AI는 국내에 상시적으로 발생하는데 H9N2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증상과 위험성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므로 여기서는 논의하지 않기로 한다.  고병원성 AI는 모두 H5형과 H7형에 속하는 AI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그 중 국내에 6차례 유입된 고병원성 AI는 모두 H5형에 속하는 것들(1~4차 H5N1, 5차 H5N8, 6차 H5N6)이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4차례 유입된 H5N1 바이러스도 이름만 동일하지 실제로는 다른 유전자형(genotype)의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다. 지금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AI 피해는 중국에서 2014~2016년에 유행하고 있던 H5N6 바이러스가유입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이번 H5N6 AI로 인해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의 피해가 매우 컸다. 산란계농장은 계란 수집차량이 수시로 왕래하므로 방역에 허점이 많이 생기는데다 사육규모가 대형화 되면서 H5N6 AI가 발생할 시 대량 살처분 피해가 발생하게 됐다. 따라서 계란 생산량이 전국적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계란 값이 크게 오르고, 이를 간파한 중간상인이 미리 사재기를 한 탓에 계란 값이 더 올랐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은 국가에서는 농장 간 격리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전염병 발생 시 농장 간 전파가 쉽게 일어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대규모 밀집사육 형태는 생산비용 면에서는 대단히 유리하지만 그만큼 피해가 증폭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대규모 밀집사육 형태에서 동물복지 개념에 입각한 인도적 사육형태로 전환하는 정책도 진지하게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 온 것 같다. 단, 동물복지 농장은 생산비용이 훨씬 많이 들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기와 계란을 비싸게 사먹을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고병원성 AI 최초 발생농장을 조기에 탐색해 없앤다면 추가 피해는 없을 것이다. 발생농장과 발생 위험성이 있는 농장을 미리 살처분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 발생농장의 닭이나 오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바이러스를 만드는 제조공장 역할을 하므로 철저하게 이동통제를 하면서 빨리 없애는 것이 추가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살처분이 지연되면 그만큼 질병의 전파확산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살처분, 이동 통제 정책으로 근절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백신접종 등 다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중국이나 동남아국가에서는 살처분 박멸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만큼 AI가 장기간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어 백신접종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백신접종은 가금류의 피해를 확실히 감소시킬 수 있는 대안이지만,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닭이나 오리가 AI에 감염돼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자연히 농장주나 방역당국이 고병원성 AI를 인지하기 어렵게 된다. 증상은 없어도 감염 후 소량의 바이러스가 체외로 배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박멸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부지중에 바이러스가 오염된 축산물이 유통과정에서 소비자 식탁까지 오를 수 있는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쉽게 백신접종 정책을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에서 최대한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조기 검색과 신속한 살처분 정책을 통한 조기근절에 치중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AI 바이러스는 인체 감염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경우 사람에게 위험한 것이며, 그 정도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인체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에서는 감염된 닭이나 오리를 만지거나 요리하는 과정에 해체하는 작업, 또는 살아있는 가금류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의 접촉 등을 통해 주로 감염이 일어난다. 닭고기나 계란을 먹어서 감염된 사례는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위생관념이 높고, 감염농장과 위험농장을 이동통제하면서 살처분하는 국가에서는 인체 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정부의 방역조치가 약해지는 순간 그 위험성은 커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사육 오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AI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오리 사육 규모의 90%에 육박하는 동남아시아 국가가 우리나라와 인접해 존재하는 한, AI 바이러스가 철새에 의해 그 국가들로부터 국내로 유입되는 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국가적으로는 조기검색 및 조기근절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농장단계에서는 사람이나 차량의 출입을 최대한 통제하고, 소독 후 출입하며, 방역수칙을 우직하게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지름길은 없다. 이와 함께 유사시에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긴급백신 생산 시스템은 반드시 갖춰 둬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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