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올해 3월에 나온 기사 제목들이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이런 비슷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여성혐오와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사회 전반, 그중에서도 20대 젊은이들의 거처인 대학 캠퍼스의 성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성희롱’이라는 키워드도 떠오르고 있다.
2015년 서강대 경영학부는 새내기배움터에서 방 이름을 ‘작지만만져방’ ‘유방’ 등으로 지어 논란이 됐고 지난해에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여러 대학에서 남학생 단톡방의 성희롱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됐다. 최근에는 여성 외모를 비하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 사퇴했다.
이렇게 매년 반복되는 대학 내 각종 성폭력 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대학연합 ‘평등한 대학생을 위한 펭귄 프로젝트(일명 펭귄 프로젝트)’를 구성했다. 그리고 펭귄 프로젝트는 지난달 30일 서울 신촌 일대에서 수도권 12개 대학 20여 개 단체와 연대해 반(反) 성폭력 문화제인 ‘평등한 대학을 위한 3·30 펭귄들의 반란’을 개최했다. 펭귄 프로젝트는 ‘악어 프로젝트’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대학 내 성차별적 문화를 뜻하는 ‘악어’에 반(反) 성폭력 활동을 벌이는 학생(펭귄)이 맞선다는 의미를 담았다. 바다에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이 ‘용기’의 사례를 보여주고, 혹독한 겨울을 나려고 체온을 나누는 펭귄의 ‘허들링(huddling)’은 여성혐오 사회를 바꾸려는 사람들의 연대를 의미한다. 이 운동은 연합운동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파편적인 모습에서 나아가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 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데 있어 성폭력에 대한 징계와 처벌도 중요하지만 대학 구성원들, 사회 구성원들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성 평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배울 수 있도록 성 평등 분야를 교과, 시험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학 차원에서 성 평등 과목을 필수교양과목으로 지정하거나 성 평등 강연이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사회 속에서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사회적 변화를 이뤄내기 어려우므로 SNS나 인터넷 등을 이용해 각 개개인의 성 평등 의사를 직접 실천해야 한다. 펭귄 프로젝트는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모습으로 직접 실천해나가는 ‘용기’와 ‘연대’의 사회운동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에 펭귄 프로젝트가 대학 캠퍼스를 성 평등이 실현된 공간으로 바꾸고, 나아가 우리사회 전체를 성 평등 사회로 바꾸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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