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돋보기]뮤지컬과 아이돌의 불편한 공존
[이슈돋보기]뮤지컬과 아이돌의 불편한 공존
  • 정예은 기자
  • 승인 2017.05.10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월 JTBC에서 방영한 예능 프로그램 <잡스>에 출연한 뮤지컬 업계 종사자들은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에 관해 긍정적 인식을 내비췄다. 출연자들은 “아이돌도 뮤지컬 배우 못지 않게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많은 아이돌이 연기나 노래 등 다방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잡스>에 출연한 신영숙 뮤지컬 배우(이하 신 배우)는 아이돌과 함께 작업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이 업계 종사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와 더불어 뮤지컬에 아이돌이 등장하면서 나타나는 티켓 파워는 뮤지컬 산업을 부흥시킨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아이돌이 등장하는 뮤지컬 공연은 전석 매진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돌 그룹 JYJ에 소속된 김준수가 등장하는 뮤지컬 <데스노트>는 티켓팅이 시작되자마자 전석이 매진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돌로 인한 티켓 파워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데도 일조한다. 실제로 해외에서 뮤지컬에 출연하는 아이돌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적지않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2년 뮤지컬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2만 명에 달했고, 작년에는 257만 명에 달했다. 2014년 12월에 보도된 뉴스웨이 기사에 의하면 김준수가 등장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그 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티켓을 구매한 공연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해외에 미치는 아이돌 티켓 파워의 영향력이 막강함을 증명한 것이다.

▲ 아이돌 김준수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연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뮤지컬은 당시 외국인 관람객이 가장 많았던 공연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아이돌 티켓 파워에 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관객들은 인지도가 낮은 뮤지컬 배우가 등장하는 뮤지컬보다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이 등장하는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 배우를 섭외할 때 비슷한 실력을 가진 뮤지컬 배우와 아이돌 중 극단은 티켓 파워가 보장되는 아이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배역을 분배할 때 실력보다는 자본의 논리가 그 판단 기준이 되면서 뮤지컬 배우는 불평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또한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로 인해 뮤지컬 배우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기도 한다. 신 배우는 <잡스>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뮤지컬 배우들 입장에서는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로 업계 내에 설 수 있는 자리가 좁아져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뮤지컬에 많은 아이돌이 진출하게 되면서 다양한 시선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로 뮤지컬 산업이 융성하고 뮤지컬이 하나의 한류 문화로 자리잡게 된다는 긍정적 시선이 있는 반면, 아이돌의 뮤지컬 진출로 뮤지컬 배우들이 설 자리를 위협받거나 뮤지컬이라는 하나의 문화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부정적 인식도 공존한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겠지만, 스타의 인기가 언제까지 문화계의 진흥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2,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