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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소리] 가면 속 사람들
2017년 05월 25일 (목) 17:25:27 이다원 (일어일문 4) 독자소리 위원 -

  언제부턴가 ‘글’이란 게 좋아졌다. 책 읽는 것은 물론이고 글 쓰는 것은 고기 비계(나는 물렁물렁한 비계의 맛과 기름을 싫어한다)를 먹는 것만큼 싫어했던 나인데, 한번 쓰면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글이 좋아졌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내 모습과 사람들의 속마음을 알아버려서일까? 어쩌면 조금 슬프기도 한 것 같다.


  학술면의 <인간의 미각> 기사를 읽고, 내가 왜 술을 못 마시는지 드디어 알게 됐다. 나는 알코올의 냄새가 병원 냄새 같아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왜 술이 달다고 하는지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힘든 일이 있어도 나에게 술은 쓰다. 나는 분명 쓴맛에 매우 민감한 유전자를 갖고 있나 보다. 그래서 과일 소주를 마시며 술을 즐긴다. 그래도 요즘 같이 고민도 많고 지친 일상 속에서는 밤에 맥주 한잔이 생각나기도 한다. 또, 기사에서처럼 오이를 먹고 토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는 흰 우유를 먹고 토한 적이 있다. 원래는 싫어하지 않았는데 초등학교 때 우유 급식이 의무적으로 이뤄진 이후로 흰 우유 냄새조차 싫다. 특히 우유 당번인 날 우유 창고에 가서 우유를 꺼내 올 때 그 우유 냄새들이 잊히지가 않는다. 선생님께서 우유를 다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항상 검사하셨기 때문에 몰래 가방에 넣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꼬마아이가 참 고생이 많았다.

  기획면의 <힐링이 필요해> 기사를 읽고, ‘무기력, 무감각, 무감동의 삼무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이라는 문구가 내 눈을 커지게 했다. 사실 사람들은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내가 힘들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함일뿐더러, 사람들은 항상 강한 모습과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혼자 있으면 무기력해질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 혼자 우울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이제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나 노력이라는 말들이 진부
하게 느껴진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해도 내 키가 닿지 않는 장벽이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느낌이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도 나와 같은 생각일까? 어쩌면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나보다. 험난한 인생을 나 혼자 설계하고 헤쳐 나가야 한다는 생각보다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큰 걸 보면 말이다.

  사회면의 <알게 모르게 비일비재한 아동학대> 기사를 읽고,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동학대라는 것은 거의 없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끼리 조금 다투는 것이 전부였지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때리고 죽이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 아니었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외적인 모습과 커리어에 마음과 시간을 쏟지만 자기 자신에게 어떤 무서운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 아이들을 자신의 화를 풀기 위한 대상으로 삼아버린 괴물이 돼 있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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