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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T, 변화가 초래한 결과
약학대학 학제를 되돌아보다
2017년 06월 05일 (월) 12:26:21 이수연 기자 wowow77777@duksung.ac.kr
  최근 우리대학 시설 곳곳에서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이하 PEET) 관련 광고를 쉽사리 접할 수 있다. PEET에 관한 사교육 광고가 많아진 것은 PEET 관련 사교육 시장이 커졌다는 것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 도입된 PEET에 대한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금껏 시행된 ‘2+4 학제’ 개편의 문제점과 이를 개선해나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PEET,
  그 도입 과정은?
  지난 2006년 국민보건증진과 의약 분업에 따른 약사 직무의 변화를 대처하기 위해 ‘고등교육법시행령’이 개정됐다. 개정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에는 ‘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면 대학의 약학대학(한약학과를 제외한다) 수업연한을 6년으로 한다. 이 경우 다른 학과 또는 학부 등에서 이수하는 기초·소양 교육은 2년으로 하고, 전공교육은 4년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개정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2009년, 전적대에서 2년 동안 기초·소양 교육을 마친 학생들이 약학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시험인 PEET가 도입됐다. 2+4 학제로의 개편과 PEET의 도입으로 약사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실무실습 기간이 늘어나고 입시 열기 또한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폭됐다.

   
우리대학 곳곳에 PEET 학원 광고 포스터가 붙어있는 모습이다.   사진 / 이수연 기자

  입시 과열에
  잇따른 사회적 비용
  기대와는 달리 PEET를 도입한 후에도 입시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9일에 열린 <기초 과학 육성과 약대학제 발전방향 토론회(이하 토론회)>에서 이의경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교수(이하 이 교수)는 “PEET는 고교 입시경쟁을 완화하려는 목적을 가진 제도지만 오히려 2차 입시 경쟁이 유발됐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약학대학에 재학 중인 A(26. 여) 학우는 “PEET가 도입되면서 사교육이 발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약대에 진학하기 위해 PEET 점수뿐만 아니라 전적대 학점으로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PEET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에 PEET가 또 다른 입시의 연장
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약학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PEET를 치르기 위한 사교육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 학우는 “대학교 교육 과정만으로 PEET를 응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전공 수업과 PEET를 위한 수업이 아예 다르다”고 말했다. PEET를 준비하고 있는 B(22. 여) 씨 역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PEET에 응시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렇게 PEET를 준비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사교육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또한 토론회에서 김성진 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과학과 교수(이하 김 교수)는 “PEET 응시를 위해 사교육에 연간 1인 평균 1,000만 원을 소요한다”며 “현재 PEET로 인해 사교육 시장에 손실되는 사회적 비용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PEET 관련 사교육 외에도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경로는 다양하다. 이 교수는 “연간 1만 5천명의 재수생이 발생하면서 입시 낭인이 증가해 인력 낭비가 발생한다”며 “이뿐만 아니라 전적대에 3년 이상 다닌 학생들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대학 등록금을 지출하게 되는 점도 문제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하면 연간 약 2,500~4,600억 원의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출처 / 기초과학 육성과 약대학제 발전방향 토론회 이의경 교수 발표 자료

   
출처 / 종로학원하늘교육


  직업의 다양한 활용도
  제한되는 상황
  한편 약학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하기까지의 기간이 장기화 되면서 약학대학 졸업생의 연령이 높아진 점 역시 문제다. 이로 인해 대다수의 약학대학 졸업생들이 약사라는 직업으로 쏠려 다양한 직
업이 배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대학 약학대학 정우현 교수(이하 정 교수)는 “현행 입시제도와 길어진 수험생활로 약학대학 입학생의 평균 연령이 매우 높아졌다”며 “대다수의 약학대학 졸업생들이 약사의 길만을 걸으려는 편중된 진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줄어들어 제약 산업이나 고등교육기관을 위한 연구 인력이 부족해지고 국가기관과 연구소, 법률 특허, 환경, 보건산업 등을 발전시킬 다능적 인력이 창출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 교수 역시 “실제로 약학대학 졸업자의 40%가 30대다”며 “경력 없는 고령의 졸업자들이 취업에 난항을 겪게 돼 비교적 안정적인 약국으로의 취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2+4 학제,
  그 실효성은?
  한편에서는 오히려 2+4 학제가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정 교수는 “2+4 학제 도입 이후 4년제였던 기존의 학제일 때보다는 확실히 더 나은 교육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며 “학생들이 선수과목을 충분히 준비한 상태로 약학대학에 진학해 약학대학 전공과목 교육에 좀 더 쉽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A 학우 역시 “PEET를 공부할 때 배웠던 것들과 전적대에서 들었던 수업이 약학대학에서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2+4 학제가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는커녕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교수는 “약학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2년 동안 공부한 기초 교육과 약학 전공의 연계 단절로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또한 약학대학 입학 전에 어떤 학부에서 공부했는지에 따라 약학대학 전공 이수 능력에 편차가 큰 점도 문제다”고 밝혔다. 정 교수 역시 “약학대학에서 마지막 학년에는 실무실습 수행을 하기 때문에 이론과목 공부를 할 여력이 없다”며 “약학 전공과목 교육은 사실상 3년으로 줄어든 셈이다”고 했다.


  2+4 학제에 따른
  기초 과학의 붕괴
  2+4 학제는 기초 과학의 붕괴를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9년 수도권 대학의 화학과 자퇴율은 2.2%에 불과했으나 2+4 학제가 도입된 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화학과 자퇴율은 36.6%로 급등했다. 김 교수는 “기초 과학은 첨단 과학 기술의 출발점으로 미래 국가의 생존을 위해 우선적으로 지원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약대로 편입이 가능해지면서 기초 과학과의 교과 과정이 PEET 응시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전락됐다”며 현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대학 화학과 정해영 교수 역시 “기초 과학 계열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약학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아서 순수 학문 발전에 저해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며 “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약학대학에 진학하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약학대학으로의 진학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2+4 학제로 인한 문제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약학대학 학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정 교수는 “통합 6년제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6년 동안 약학대학에서 총괄적으로 교육받게 되면 1년의 임상 실무교육을 수행하면서도 나머지 5년 동안 교양교육과 기초 과학을 배울 수 있고 전공 약무지식도 교육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약학대학 졸업생들의 평균 나이도 대폭 줄어들게 되므로 향후 진로 결정에 있어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될 것이다”며 “다양한 직종에서 약학대학 졸업생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 역시 “2+4 학제에서 통합 6년제로 개편했을 시 기대되는 효과가 크다”며 “PEET로 인한 사교육 비용이 줄어들어 사회적 부담이 경감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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