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강, 왜 마음대로 못해?
재수강, 왜 마음대로 못해?
  • 이수연 기자
  • 승인 2017.09.04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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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강 제한에 학우들 불만 속출해

  대학을 다니며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아본 경험이 종종 있다. 이에 많은 학우는 그 과목을 재수강해 원하는 성적을 얻곤 했다. 하지만 17학번부터는 재수강을 하는 데 제한을 받는다. 또한 교수의 재량으로 특정 과목을 재수강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에서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과 고학년이 저학년 위주의 수업을 재수강하게 되면 저학년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대학에서는 재수강할 때 어떤 상황이 펼쳐지는지 살펴봤다.

  재수강 제도 격변에
  17학번, ‘마음껏 듣고 싶다’

  지난해 개정된 학칙시행세칙에 따라 17학번부터는 재수강에 제한을 받는다. 개정된 학칙시행세칙에 따르면 특정 과목의 성적이 C+이하여야 해당 과목을 재수강할 수 있다. 또한 각 과목을 재수강할 수 있는 횟수는 1회로 한정되며, 졸업할 때까지 총 8과목을 초과해 재수강할 수 없다. 그러나 개정된 학칙에 불만을 가진 학우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보통계학과 1학년 A 학우는 “1학년에게만 재수강에 제한을 두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재수강할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을 두려면 전 학년에게 이와 같은 제한을 두는 게 공평한데 1학년에게만 제한을 두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면 재수강할 수 있는 횟수가 제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대학에서 모든 학우는 자신
이 원하는 과목을 배울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무처는 “재수강에 제한이 없다 보니 어느새 재수강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처럼 돼버린 것 같아 이에 제한을 두게 됐다”며 “1학년때부터 학생이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대학에서 재수강을 제한하고 있고 우리대학에서도 학생들이 학업에 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며 “대학구조개혁평가에도 재수강과 관련된 문제가 포함돼 예전부터 재수강과 관련된 학칙을 재정비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양현지(화학 2) 학우는 “학교 측에서는 재수강에 제한을 둬 학생들이 강의를 처음 수강할 때부터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도인 것 같다”며 “하지만 개인 사정상 불가피하게 재수강할 수밖에 없는 학우들도 있기에 재수강에 제한이 있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17학번부터 재수강에 있어 제한을 둔 이유에 대해 교무처는 “고학년은 곧 사회로 나가야 하기에 학점을 개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재수강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하지만 저학년의 경우는 이 같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고려해 17학번부터 재수강에 제한을 두게 됐다”고 했다.


  교양과정 변화,
  재수강에도 영향 미쳐

  2008년에서 2013년 사이 우리대학에 입학한 학생은 핵심교양영역 7개 중에서 4개 영역에서 각 한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또한 2014년에서 2016년에 입학한 학생은 핵심교양영역 7개 중 5개 영역에서 각 한 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
나 2017년부터는 핵심교양이 학문의 융합으로 바뀌면서 영역별 해당되는 과목이 바뀌게 됐다. 또한 2017년 이후 학문의 융합 영역에 속한 특정 과목을 재수강한다면 변경된 영역을 이수한 과목으로 인정된다. 이에 16학번인 B 학우는 “교양과정이 개편되기 전 7영역이었던 과목이 4영역으로 바꼈는데 이미 4영역에 속한 과목을 들었기에 재수강하는 것을 포기했다”며 “어차피 영역만 바뀌고 결국 배우는 과목은 똑같은데 왜 교양과정을 개편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과목이 어떤 영역에 속해있는지 몰라 수강신청을 할 때 해당 과목 영역을 찾아봐야 해 번거롭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양학부는 “교양과정을 어떻게 개편해야 학우들에게 피해가 안갈 수 있을지 많은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며 “기존에 이수했던 영역은 인정하고 이전에 들었던 일반교양이 학문의 융합 영역으로 이수되도록 했을 때 학생들에게 가는 피해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재수강할 때 피해 보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에 있던 교양과정과 새롭게 개편된 교양과정을 공존하게 한다면 혼란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재수강으로 받는 피해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특정 과 재수강 제한에
  학생들 분통 터져

  학칙에 의하면 2017년 이전에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재수강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하지만 몇몇 과에서 재수강할 때 제한을 두면서 해당 과 학우들의 불만을 샀다. C 학우는 “우리 과에서는 재수강할 때 제재를 가하지는 않지만, 특정 교수님이 수업하는 강의를 재수강하는 데는 제한이 있었다”며 “해당 강의의 성적이 좋지 않아 재수강하려고 했지만, 그 교수님께서 고학년은 무조건 그 강의를 재수강할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교수님께 개인적으로 연락해봤지만 같은 대답만 들어 답답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보통계학과의 특정 과목은 성적이 C0 이하여야 해당 과목을 재수강할 수 있다. 이에 우리대학 정보통계학과에 재학 중인 C 학우는 “이렇게 재수강에 제한을 두는 것은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것이다”며 “특히 전공과목에서는 재수강하는 데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정보통계학과 경민정 교수는 “성적이 C0 이하인 학생들만 재수강할 수 있는 것은 학과 내에서 결정한 사안이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재수강 자체를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고학년이 저학년이 주로 듣는 과목을 재수강하면 저학년이 성적을 낮게 받을 수밖에 없고 그 저학년이 해당 과목을 재수강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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