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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의 변신은 무죄
일상 속 패션부터 사회적인 움직임까지
2017년 09월 04일 (월) 17:02:33 정예은 기자 ye31301995@duksung.ac.kr

최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배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배지는 크기가 작아 달고 다니는 데 부담이 없어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배지부터 사회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배지까지 다양한 종류의 배지들이 생산되고 있다. 배지 문화가 우리사회 속에서 어떤 모습들로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자.


 


  배지 춘추전국시대
  이전까지 배지는 사회적 권위와 직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됐다. 정치권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을 ‘금배지 단다’고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어기초사전에서는 배지를 ‘신분이나 소속을 알리거나 어떤 뜻을 나타내기 위해 웃옷이나 모자 등에 붙이는 작은 물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차 배지의 역할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본인의 취향과 개성에 맞게 배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뿐만 아니라 배지가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회 문제를 비판하는 배지들도 생겨났다.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과 전용일 교수(이하 전 교수)는 “배지는 비교적 작고 쉽게 착용할 수 있는 장신구의 일종으로 순수한 미적 표현보다 이니셜, 상징적 형태, 텍스트를 담아 메시지를 전하는 수단이다”고 말했다. 또 “배지는 개성을 표현할 수 있고 배지에 사회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되기도 해 집단적으로 연대할 때 의미를 갖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과거보다 다양한 종류의 배지가 만들어지고 착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지, ‘취향 존중’해주시죠
  온라인상에서 의사소통이 활발해지면서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배지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두 달 전 오목눈이 배지를 구입했다는 우리대학 졸업생 조은강 씨(이하 조 씨) 역시 트위터를 통해 처음 배지를 접했다.

  조 씨가 구매한 배지는 흰머리오목눈이를 소재로 만들어졌다. 흰머리오목눈이는 참새과 딱새목에 속하는 조류로, 온라인 매체 ‘써니스카이즈’가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새로 소개할 만큼 앙증맞은 외모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흰머리오목눈이는 일부 온라인 사이트 등지에서 인기가 많다. 조 씨는 “실용성을 따지는 편인데 오목눈이 배지는 여러 번 고민한 후 구매한데다 워낙 귀여워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소위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찾아보는 행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소설, 만화, 게임 등을 바탕으로 배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가상의 공 ‘골든 스니치’를 소재로 한 배지나 영화 ‘라라랜드’의 명장면을 구현한 배지도 있다. 조 씨는 “배지는 작고 가벼운데다 장신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많이 구매하는 것 같다”며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의 굿즈로도 사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는 사회의 거울
  배지가 개인의 취향과 개성만을 담아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참사, 미세먼지, 페미니즘, 유기동물, 동성애 등 각종 사회적 현안을 반영하는 배지들도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철원고·철원여고의 역사 동아리인 ‘집현전’과 ‘온고지신’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위안부 소녀 배지’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소규모로 판매할 예정이었던 이 배지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총 8천여 개가 팔렸다. 이에 900만 원의 수익금은 지난 5월 나눔의 집에 전액 기부됐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담긴 배지를 만든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 정승지 씨(이하 정 씨)는 배지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대학 수업의 일환으로 배지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며 “마침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성소수자 축제가 열려 자연스럽게 동성애를 소재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배지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각광받게 된 이유에 대해 “몸에 착용하는 장신구는 과거에도 자신의 미적 취향을 표현할 수 있었을뿐 아니라 ‘발언’의 도구로 다양하게 활용돼 왔다”고 설명 했다. 이어 “정치적·사회적 참여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현재의 한국사회에서 배지를 착용하는 것이 발언과 참여의 한 방식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잇 아이템, 배지
  배지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 중 하나는 편리성이다. 조 씨는 “고리형 장신구에 비해 배지는 이를 다는 장소의 구애도 덜 받는다”며 “필통이나 가방, 옷 등에 작은 포인트를 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배지는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친근하다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했다. 또한 배지가 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배지의 유행에 기여한다. 정 씨는 “배지를 다는 것도 옷을 입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예쁘고 멋있다는 이유로 배지를 다는 것보다 특정한 목적을 갖고 배지를 단다면 사회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지는 개인의 패션에 감초를 더해주는 ‘잇 아이템’ 역할도 수행한다. 전 교수는 “배지는 의사표현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장신구 본연의 특징인 동시대적 미감을 반영하는 패션 용품이다”며 “또한 제작자의 미적 표현과 착용자의 개성을 발현할 수 있게 미술 작품으로도 기능한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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