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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위기가 곧 기회’라고?
2017년 09월 18일 (월) 14:15:30 최진형(국어국문학과) 교수 -
  현재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인구 절벽이 현실로 성큼 다가와 있고, 정원 미달, 재정 부족 등의 문제로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해진 사학이 늘고 있다. 그런데도 소위 사학의 ‘오너’들이 전횡을 휘두르거나 자신의 잇속만 채우려 비리를 저지르는 일은 줄지 않는다. 이른바 ‘교피아’ (교육부+마피아)라는 불명예스런 칭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적폐 세력은 위세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부정적 상황이 총집결해 있는 현재 상황은 여태까지 겪어본 적 없는 최대의 위기인지도 모른다.

 현 교육부 정책에서 가장 문제되는점은 대학의 평가 결과를 재정이나 정원과 연동하는 것이다. 인구 절벽에 따른 대학의 부실화를 막겠다는 의도와 함께 재정 자립도가 낮은 사학을 멋대로 좌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 상황은 규모가 작은 우리 덕성에 더욱 심각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전 정부의 반값 등록금 공약으로 인해 9년째 동결된 등록금은 재정 적자의 주된 요인이며, 교육부정책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원인이 되기도 하다. 이 와중에 법인의 전 이사장과 전 상임이사는 자금 유용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교육부의 경고를 받은 바 있다. 위기가 닥쳐왔는데 정작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할 인물들은 위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위기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의 안일함도 문제지만, 대학 본부의 대처능력을 보면 그 불안과 우려는 훨씬 증폭된다.

 매년 늘어나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대학이 교육기관이라는 대전제는 절대 훼손되거나무시해서는 안 된다. 대학 존재의 의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운영을 위한 철학이나 전망은 제시하지 못한 채 오로지 ‘재정 절감’과 ‘연명’에만매달리고 있는 현 대학본부를 바라보면 실망을 넘어 절망에 빠지게 된다.
 ‘남녀공학 전환’과 ‘여대 학군단 설치’라는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계획을 세우며 오락가락하더니, 힘겹게 만든 예술대 구조 전환과 본부 행정 조직 개편을 아무 설명 없이 포기해 버림으로써 구성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시간강사를 줄이기 위해 글쓰기 강좌를 없앤 교양과정 개편,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대학원생 조교 장학금을 없애려한 행태 등에서 최소한의 원칙과 철학조차 내팽개친 모습을 보며 분노를 넘어선 슬픔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오직 재정 절감에 초점을 맞춘 정책들이 대학 본연의 교육 기능을 망가뜨리고, 결국 그 모든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우리 모두 철저히 깨닫고 반성해야 한다.‘위기가 곧 기회’란 말은 낙담하는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해 준다. 위기(危機)란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위태로운 틀’, ‘위태롭지만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영어의 crisis 역시 다르지 않다. 최종적 위기, 분기점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되짚어 보더라도 ‘위기’란 말 속에는 이미 새로운 기회란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문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역량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 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속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구성원의 신뢰와 참여가 요구된다. 리더를 믿고 지지를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 할 일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른 수건 쥐어짜며 연명에 급급해하지 않고, 재정 위기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 하는 것이 지도자의 바람직한 모습이다. 지도자가 제대로 된 정책을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 부여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고통을 분담하고 서로 믿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파부침주(破釜沈舟)’란 말이 있다. 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이 밥솥을 깨고 타고 왔던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결연한 의지와 각오로 전투에 임한다는뜻이다. 우리 덕성학원의 창학 100주년인 2020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가 처한 위기 상황이 최악이라면, 그 반전의 기회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그러나 서둘러야 할 때다. 파부침주의 자세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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