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공포감, 공황장애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공황장애
  • 백종우 경희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7.10.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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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의 증상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숨을 너무 많이 쉬는 증상에
  죽지는 않는다는 얘길 너에게 들었어
  헉헉 숨이 가빠도 죽지는 않는다는 얘길 너에게 들었어
  죽을 것만 같은데 죽지는 않는다는 얘긴 너무 무서웠어
  네 덤덤한 표정 역시 무서웠어
  가을방학 - 호흡과다 中

  공황장애란
  갑자기 가슴이 쿵쾅쿵쾅 요동치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면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음에 응급실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곧 죽을 것만 같은 불안을 느끼는 사람에게 의사가 무덤덤하게 죽지 않는다고 대답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의사가 오진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 더 불안해질 것이다. 그러한 상황이 위 노래에 잘 표현돼 있다.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 경험을 드러내면서 공황장애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황장애란, 아무런 예고 없이 심한 불안 발작과 다양한 신체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으로 불안장애의 하나이다. 공황발작 상태에서는 호흡곤란, 가슴 부위의 통증, 두근거림 등이 발생해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런증상이 나타나면 큰 병이 생겼다고 여겨 응급실을 전전하지만 검사 상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

  불안은 꼭 필요한 감정
  불안한 기분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낭떠러지가 있는 산길을 걸어가면서도 불안하지 않다면, 우리는 크게 다칠지도 모른다. 이처럼 불안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데 꼭 필요한 감정이다.
<출처/세계일보>


  그러나 공황발작은 위험하지 않은 평상시의 상황에서 이유 없이 일어나는 심한 불안 반응이다. 흔히 이를 ‘위기경보시스템의 오작동’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불이 나지 않았는데 사이렌이 자꾸 울리는 것이나 자동차가 급발진하는 것에 비교되기도 한다. 이런 반응에 원인을 찾으려 하지만 적은 보이지 않고 불안만 더 커진다. 이것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여러 어려움을 초래한다.

  공황장애의 원인, 왜 그렇게 불안했을까?
  공황장애는 마음이 약하고 겁이 많은 것과는 무관하다. 공황장애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가진 뇌질환이며 유전병은 아니지만 유전적 소인은 있다. 과호흡과 관련된 물질, 카페인 등은 일부에서 공황발작과 같은 반응을 유발한다. 이러한 취약성을 가진 사람들은 위험이 없어도 뇌의 편도가 과활성화 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분비 돼 공황발작이 발생한다. 우리의 대뇌는 갑작스런 공황의 원인을 발견할 수 없다보니 더욱 공포스럽게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반응을 몇 번 겪다보면 사소한 스트레스나 모호한 신체 감각에도 지나치게 극단적 해석을 하게 돼 불안이 발생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당신이 사고를 당할 위험에 처한다면?
  길을 가다가 갑자기 차가 나를 향해 달려온다고 상상해보자. 심장이 빨리 뛰고, 눈동자가 커지고, 손발이 차가워지고, 숨이 턱 막힐 것이다. 또한 가슴이 쿵쾅거리고 머리카락도 쭈뼛 설 것이다. 사실 이런 반응은 그 상황에서 맞서거나 빨리 도망치기 위해 몸이 준비하는 것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율신경계의 반응이다.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호흡이 가빠지고 혈액을 공급하려고 심장이 빨리 뛴다. 큰 근육에 혈액을 보내기 위해 손발의 혈관이 수축한 것이고 잘 보기 위해 눈동자가 커진 것이다. 그러므로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신체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공황장애의 증상도 위와 같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일어나는 심리적·신체적 증상과 같다. 공황장애 진단기준을 하나씩 살펴보자.

  <공황장애 진단기준>
  ①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② 어지럽고 휘청하거나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③ 맥박이 빨라지거나 심장이 마구 뛴다.
  ④ 손발이나 몸이 떨린다.
  ⑤ 땀이 난다.
  ⑥ 누가 목을 조르는 듯 질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⑦ 메슥거리거나 토할 것 같다.
  ⑧ 딴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거나 자신이 내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든다.
  ⑨ 손발이 저릿저릿하거나 마비되는 느낌이 든다.
  ⑩ 화끈거리는 느낌이나 오한이 든다.
  ⑪ 가슴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낀다.
  ⑫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낀다.
  ⑬ 미쳐버릴 것 같거나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

  위의 증상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점점 심해져 10분 이내에 최고조에 달하는 것이 바로 공황발작이다.

  공황장애는 예기치 못한 공황발작이 반복돼 이에 대한 염려 때문에 행동에 뚜렷한 변화가 있을 때 진단된다. 단 갑상선기능항진증,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의 신체질환의 증상이 아니어야 한다. 공황장애를 진료할 때는 이러한 내과질환이 아닌지 검사로 확인하는 진료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황장애는 치료가 필요한가요?
  공황장애는 응급실이나 여러 의료기관을 수년간 헤매다 뒤늦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오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공황발작이 반복되다 보면 광장공포증이라는 증상이 생긴다. 광장공포증이 생기면 공황이 발생했을 때 이동할 수 없는 장소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 자체를 피하게 된다. 운전을 즐기던 사람이 운전대를 잡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지하철, 비행기 등을 이용하는 데에도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일상생활에 너무나 많은 제약이 생기게 된다. 그래서 공황장애는 ‘결코 죽는 병이 아니지만 죽을 만큼 괴로운 병이다’고 얘기할 수 있다.

  공황장애 치료 방법
  다행히도 공황장애는 잘 치료되는 편이다. 먼저 약물치료는 뇌내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에 작용해 공황발작을 감소시킨다. 이는 예기불안, 회피행동, 우울증 등 다른 공존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치료에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며, 12~24개월 정도의 유지치료 기간도 있어야 한다. 사실 약물치료만으로도 공황발작은 줄어들 수 있다. 1990년대부터 사용된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와 같은 공황장애 치료제들은 현재 이전보다 부작용도 현저히 줄고 의존성도 없어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재발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

  공황발작은 뇌의 변연계 등 안쪽 뇌에서 차량 급발진과 같이 갑작스럽게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과활성화 상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브레이크의 역할을 하는 것은 대뇌의 역할이다. 약물은 이런 반응 자체를 줄여준다. 급발진이 발생할 때 브레이크인 약물이 그 상황에서 잘 작동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인지행동치료이다. 환자와 치료자가 협력해 파국적 사고 등 불안에 의한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고 회피하려는 행동을 단계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다. 인지행동치료의 효과는 잘 알려져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시행되면 가장 효과적이며 공황장애의 재발율도 낮출 수 있다.

  공황장애와 구별할 불안장애
  흔히 면접이나 큰 시험, 경기를 할 때 너무 불안해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면 그것은 수행불안으로 분류된다. 상담 또는 소량의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남들 앞에 나서서 발표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시선을 피하고 싶다면 사회불안증이 아닌지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공황발작이 있지만 과거 트라우마가 원인이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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