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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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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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의 명절이라는 추석(秋夕)이 다가왔다.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겨운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을 기대한다. 추석 명절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한국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가 처한 문제와 많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지난달 30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 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 위원과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이처럼 국제무대에서 북핵 문제는 민족의 명절과 상관없이 현재 진행형이다.

  전통적으로 국가의 역할 중 하나는 외교와 국방에 있었다. 모든 외교 문제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며 그 과정은 다분히 힘의 논리를 따른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외교성은 곧 탁월한 국제 정치 감각의 대리 변수이다. 다양한 국가 간 이해관계의 대립 중에서도 최근 남북한을 둘러싼 핵문제는 참으로 첨예한 주제다. 핵이 갖는 파괴력과 북한이라는 국가의 특색이 맞물려 이 문제에 개입하고 있는 여러 주체들의 관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김정은이라는 새로운 지도자를 세운 북한은 정권의 지속성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을 선택한 듯 보인다. 핵무기 확산에 부정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는 국제 사회 전체에 대한 일종의 도전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이 문제에 적극 개입을 표방하고 다양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도 이러한 도발에 대한 응징 성격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다른 국가와의 이해관계 발현에 있지 않다. 이 문제를 직시하는 당사자로서 한국 정부가 문제 해결 과정에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는 현실이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자국 정부의 지위와 안전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중국은 북한과 오랜 혈맹으로 한국과 이 문제를 직접 논의하는 데 소극적이다. 미국 역시 최근에는 자국 정부의 입장과 이익에 따라 한국 정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을 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를 대처하는 과정에 일관된 외교철학과 정책을 보여주지 못했다. 자국의 문제를 다른 국가가 정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에 우리는 역사적으로 좋지 못한 기억을 갖고 있다. 철저한 힘의 논리를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하는 강대국의 이해관계 안에서 한국 정부의 균형자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은 문제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북핵 문제를 극한의 대립국면에서 풀어낼 수 없는 처지다. 한국 정부는 협력과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하고 전통적 우방인 미국과의 외교적 파국을 불사하더라도 평화적 북핵 문제 해결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러나 이념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계승한다고 말하는 현 정부가 보이는 북핵 문제 조치는 다분히 직전 정권들이 보였던 대립의 태도와 차이가 없어 보인다.

  복잡한 외교 문제라 변수가 많을 수 있다. ‘오캄의 면도날(Occam's razor)’에서 진리는 단순하고 거짓은 복잡하다는 말이 있다. 북핵 문제를 대하는 한국 정부는 이처럼 평화적 해결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통해 겉으로만 복잡하지 실은 자국의 이익만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복잡한 거짓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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