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물어 간다는 것. 당연한 자연의 순리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쉽게 여물지는 않습니다. 씨앗에 싹이 트고 그 싹이 큰 나무가 되기까지, 그 나무에 열매가 열려 탐스럽게 익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숨어있습니다. 때로는 비바람을 맞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기다림의 연속에 지치기도 합니다. 비록 그 끝에 달릴 열매가 탐스러울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열매가 열릴 때까지 나무는 꼿꼿하게 서 있습니다. 이렇게 여물어가는 과정 속 한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한다는 것은 분명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5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덕성여대신문사는 변함없이 그 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학우들의 눈과 귀가 돼주며 묵묵히 그리고 정직하게 걸어왔습니다. 덕성여대의 한 언론기관으로서 전달하는 소식은 항상 공정하고 객관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정직한 언론기관이 되기까지 신문사 기자들의 수많은 노고가 있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학업과 업무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는 기자들이 있기에 지금의 덕성여대신문사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여무는 것보다 여물어가는 과정이 모든 일에 있어서 중요합니다. 이 가을, 덕성여대신문사는 모든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빛나는 열매를 맺은 것 같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앞으로도 정직한 언론 기관이 되길 바랍니다. 거센 바람이 불 때는 바람을 재료 삼아 더 굳건한 신문사가 되길 바랍니다. 운현방송국도 같은 언론 기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덕성여대신문의 창간 5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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